후쿠다무라 사건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모제 동행기 39

by 신아연


어제는 제가 아침글을 쓰기 시작한 지 꼬박 5년이 된 날이었네요. 오늘부터 6년째로 접어듭니다. 관동대학살 추모제 동행기까지 합치면 오늘 915번 째 글을 씁니다. 1000회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루틴은 나의 힘!


습관은 나의 삶!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는 것이 보약입니다. 자기를 돌아보는 데에는 글쓰기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마음을 정돈하고 내면의 힘을 기르는 일에 글쓰기는 아주 유용합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아침글 쓰기를 멈추지 않길 기도합니다. 신과 함께, 글과 함께 인생을 마치고 싶습니다.



몸에는 밥이 보약


맘에는 글이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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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이 터진 지 5일 째, 어느 보따리 장수 일행이 약을 팔러 한 시골 마을로 흘러들고, 이 사람들을 조선인으로 오해한 마을 사람들이 임신부와 유아를 포함해 9명을 살해합니다. 사투리를 쓰는 바람에 발음이 어눌했던 게 빌미였지요. 시골 사람들이라 평소 조선인을 본 적이 없었을 터라, 자기나라 사람의 사투리 발음만으로 조선인으로 착각하게 만들었고, 이에 보따리 장수들은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면서 자신들이 일본인임을 증명해 보이려고 발버둥쳤지만 마을 사람들은 거짓말이라며 기어코 집단 살해를 하고 맙니다.



100년 전 관동대학살을 주제로 한 일본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의 내용입니다.


"'후쿠다'라는 작은 마을(무라)에서 일어난 일(사건)"이란 뜻의 제목입니다. 마을 어귀에서 죽창을 들고 '쥬고엔 고쥬센(십오원 오십전)'을 말해보라 위협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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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100주기에 맞춰 올해 2023년 9월 1일에 개봉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소개되어 감독(모리 다쓰야)이 부산을 다녀갔지요. 씨알재단 초청으로 인터뷰를 할 수도 있었는데, 그 무렵 우리 일행은 추모제를 마치고 일본에서 막 돌아온 터라 감독과의 일정이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일입니다.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은 일본사회에 잔잔하지만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개봉 50일 만에 16만 관객이 들었고, 전국 100개 영화관에서 상영 중인 현재는, 평일 낮 시간에도 관람객이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유언비어를 만들어 7천 명에 육박하는 조선인을 학살한 일본의 치욕적인 역사를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젊은이들은 이 영화를 본 후 눈물을 흘리며 극장을 나선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제가 모리 다쓰야를 인터뷰하고 싶은 데는, 어떤 사안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되고 자기가 가진 것으로 드러내고 표현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인은 관동대학살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일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제가 가진 것으로 표현하는 방법인 거고요. 글 쓰는 사람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후쿠다무라 사건>, 내일 좀 더 이야기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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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다쓰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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