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중 시간에 대한 의식을 가장 많이 하는 때, 2023년이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따라 우리 모두는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주어진 365일을 모두 소비하고 2024 열차로 갈아탈 준비를 합니다.
2023열차에서 여러분은 어떤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셨는지요? 아무려면 오징어 다리나 씹으며 반쯤 졸면서 오지는 않았겠지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똑 같은 열차를 타고 와도(카이로스) 무엇을 하면서 왔냐에 따라(크로노스) 그 시간은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또 내 옆자리에 누가 앉는가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지죠. 2023열차에서 여러분의 옆자리에는 누가 앉았나요? 누가 앉든 모른 척하고 일부러 자는 척 했을지도 모르죠. 말을 트는 순간 내내 말을 시킬까 봐서. 그러면 내 시간이 방해를 받으니까, 귀찮아지니까.
제 옆자리에는 누가 앉았을까요? 짐작가시죠? 네, 예수님이 앉으셨지요. 예수님 손 꼭 잡고 한 해를 동행했지요.
제게 올 한해는 생애 가장 가슴 벅찬, 슬퍼서 울고, 기뻐서도 운, 기가 막히게 절망하고, 뒤이어 가슴 터질 듯한 감격과 감사로 너무 좋아도 사람이 죽을 수 있겠구나를 오히려 걱정해야 했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드라마틱한 한 해였습니다.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마치 여름 소나기처럼 카이로스의 축복이 쏟아졌던 것이죠.
2023 열차 속에서 맞은 환갑이 달리 환갑이 아니어서, 반환점 돌아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려니 지금까지와는 시야가 완전히 바뀌고, 삶의 목적과 의미가 달라지고, 전에는 좋았던 것이 이제는 시들해지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져 이 일을 다 이루기 위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합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네, 세상에 그런 일이 제게 펼쳐졌더라고요.
2023년 카이로스 시간 속에서,
옆자리 예수님과의 동행 속에서!
애벌레와 나비가 볼 수 있는 세상 차이처럼,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세상은 혼자 힘으로 살아보겠다고 꼬무락거리던 애벌레 차원의 삶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했습니다.
카이로스의 애벌레가 크로노스의 나비가 되어 이제 날아오릅니다. 저의 새해 2024년은 그분과 함께 그렇게 날아오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