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자수성가?

조력사(안락사), 이래서 하면 안됩니다

by 신아연


조력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거기에 '존엄사'라는 말을 붙입니다. 존엄사란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photo-1588131012272-821617bf265b.jpg?type=w773



© thelowedown, 출처 Unsplash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어쨌거나 자살을 존엄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력사를 조력자살이라고 했을 때 말이죠. 영어로도 'assisted suicide'라는 말로 '도움을 받아 하는 자살'이라고 했지 그 말에 '존엄'이란 의미는 없습니다.



'존엄사'란 말은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존엄한 죽음은 좋은 죽음, 따라서 조력사는 좋은 죽음', 이런 등식이 마음에, 생각에 새겨져 있는 거지요.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언어는 공동체의 의식을 먹고 자라면서 번창하다가 때론 소멸합니다. 한 때 '헬조선'이란 말이 극성으로 번지다가 요즘은 사라졌듯이. '존엄사'란 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잡초처럼 지금 한창 번성 중이죠.






ad4_949_i1.jpg?type=w773




말씀드렸듯이 제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둘 다 이른바 '자수성가'를 했습니다.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두 아들이며, 지구상에 살아있을 마지막 사람도 제 두 아들일 것입니다. 생의 의지가 강하고 자율적이며 주도적입니다.



제게 '자수성가'란 두 아들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슬픈 가족사를 반영하는 말입니다. 오늘은 마침 식목일에 세상에 온 붕어빵 둘째 아들의 33번째 생일이라 마음이 더 아립니다.



조력사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왠 아들타령이냐고요? 이유가 있지요.



조력사란 '죽음의 자수성가'란 해괴한 궤변을 늘어놓은 사람이 있어서 그럽니다. 2016년, 캐나다에서 조력자살을 처음 시행한 스테파니 그린이란 의사가 한 말입니다.



강한 의지와 확신으로 자수성가형 삶을 이뤄가는 고귀한 사람들이 있듯이, 죽음 또한 자신의 의지적 선택인 조력사로 완성한다면 남달리 멋진 일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부르고 싶다네요. 참 어이가 없어서...



그 의사에게 "네가 자수성가를 아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그럼 너는 아느냐고 제게 되묻는다면, "나는 자수성가한 아들이 둘이나 있는 사람이다. 어디 붙일 데가 없어서 도움 받아 자살하는 일에 자수성가란 말을 붙이냐!"고 쏘아붙이고 싶습니다.





photo-1620204756407-7a70e85b78e9.jpg?type=w773



© jannerboy62, 출처 Unsplash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안락사와 조력사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