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3 신아연의 영혼맛집
현충일 휴일이라 어제는 글을 쉬었더니, 어디가 아프냐며 걱정해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많이 고마웠습니다.
아침글이 천 회를 육박해 갑니다. 관동대학살 100주기 추도제 연재를 합치면 1043회로 이미 천 회를 훌쩍 넘겼지만 그건 별도로 하고, 저의 내면 단상만을 친다면 천 회가 가까워오는 거지요. 2018년에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6년 째입니다.
하재열 작가의 '심상'
'영혼의 혼밥'에서 시작하여 '영혼의 맛집'을 차리기까지 제 영혼은 성장해 왔고, 그 성장을 여러분들이 묵묵히 지켜봐 주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제가 '영혼'이란 말로 타이틀을 걸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저의 참 자아, True Self, 본래의 나, 기독교 버전으로는 거듭난 자아를 찾아가고자 하는 의미이자 여정이었습니다.
© waldemarbrandt67w, 출처 Unsplash
누구에게나, 그러나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기회가 있습니다. 로또 당첨 같은 게 해당되겠죠.
로또가 당첨되면 물질적 상태가 성큼 뛰어오르듯이, 정신적 성장의 관점에서 본다면 고난과 시련이 로또 당첨에 해당됩니다. 고통의 담금질을 통해 정신과 영혼이 훌쩍 자라게 되니까요. 참 자아, 본래의 나로 살 수 있는, 거듭난 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거죠.
사람에게는 영혼이란 본래의 씨알이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이라 할.
그 본질을 싹 틔우고 거름이 되게 하는 것이 고난이자 시련입니다. 그러면서 영혼이 성장하기 시작하는 거지요. 물론 아무나 고통을 영혼 성장의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통에 매몰되어 아예 파괴되기도 하니까요.
하재열
제게는 11년 전, 이혼의 고통이 영혼 성장의 씨를 뿌렸습니다. 그 씨가 잘 자라주어 제 영혼이, 제 본질이 그 전보다는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 시편 126: 5, 6
영혼이니, 본질이니 하는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아래의 글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에 얼음 한 덩이, 눈송이 하나, 수증기 한 줄기를 당신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합시다. 그대의 눈에 물이 보이오? 만약 그렇다고 말한다면 그대는 본질을 볼 수 있게 된 것이오. 더는 미망( 迷妄)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오.
문제는 영혼이오. 우리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오. 이 사람은 못 생겼고, 저 사람은 예쁘고, 이 사람은 가난하고, 저 사람은 부자고, 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고, 저 사람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고 등등... 그러나 형태만 다를 뿐, 그들 모두는 본질적인 자아, 즉 영혼을 가지고 있소.
/ 디펙초프라 <죽음 이후의 삶>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