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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Jun 14. 2024

나는 그러면 안 되는 이유


'나는 그러면 안 된다. 세상 사람 다 그래도.'



제가 만든 이 문장 앞에 30분째 머뭅니다. 



왜 그러면 안 되냐면, 



예수 그리스도의 종 아연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까!



로마서 1장1절 말씀에 '바울'대신 제 이름 '아연'을 넣어봅니다. 언감생심을 넘어 언어도단일까요. 신아연의 과대망상이 유만부동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말씀은 바울의 신앙고백이며 저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니까요.



바울도 예수님의 12제자 중 한 명은 아니잖아요. 직계 제자는 커녕 예수님을 직접 본 적도 없잖아요. 바울도 복음을 전했듯이 저도 복음을 전하기 원하고, 바울이 선택받았듯이 저도 선택받았잖아요. 예수님이 바울에게 찾아가셨듯이 2021년 12월 16일에 제게도 예수님께서 친히 찾아와 주셨죠.  



무엇보다 죄 지은 걸로 말하면 바울과 제가 맞장을 뜨죠. 



바울은 살인자잖아요.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 죽인. 








아연도 살인자입니다. 몸만 죽이지 않았달 뿐 두 아들의 영혼을 질식시킨. 그 귀한 두 생명을 엄마로서 온전히 사랑하지 못했다는 걸 뒤늦게 알고는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아니 무슨 짓을 안 했나'로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 앓곤 합니다(했습니다).



분명히 바울도 그랬을 거예요. 로마서 8장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저만큼 바울을 공감하는 사람도 없을 걸요. 그 어마어마한 죄를 짓고, 그리고 예수님 만나 그 죄를 깨닫고 났을 때   



"그러나 내가 오늘의 나로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 덕분입니다. 내게 대한 그분의 은총이 헛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란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저도 그렇습니다. 자잘하게 몸이 아프듯 자잘한 죄야 날마다 짓지만, 큰병에 걸릴수록 의사가 더 고맙듯이 죄가 많을수록 은혜가 더 감사하죠. 



혼자된 이후 지갑에 11년 째 넣고 다니는 꼬깃꼬깃한 진원과 규원의 16, 15세 무렵 집나가기 직전 모습 속에서, 어린 것들이 밥도 굶고 노숙도 하며 세상과 맞부딪힐 때 얼마나 무서웠을까에 가슴 에이며, 그렇게 20년이 지나 내 품에 다시 돌아와 준 것만도 감지덕진데, 돌아와 이제는 되레 엄마를 위로하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총 덕분인 거지요. 기적 같은 은총입니다. 



그 은총을 생각할 때, 세상 사람 다 그래도 저는 그러면 안 되는 거지요. 엄청난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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