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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Aug 06. 2024

나는 야,  warrior princess

신아연의 맛깔난 영혼맛집 1020 / 예미녀의 신앙간증(2)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때 '개처럼 끌려온 것 같다'고. 



언뜻 비참하고 절망 가득한 한 인간의 실존적 운명이 그려지나요?  



그러나 그분 말씀은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개처럼 끌려오길 잘 했다는 뜻이었습니다.  자신의 60여 년 삶을 돌아볼 때 하나님이란 큰 손에 붙들려, 그 섭리 안에서 펼쳐진 지금 이 인생의 모습을 결국 거스를 수 없었다는 고백이었던 것이죠. 흔히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고 하듯.  







하재열 작가의 '심상'





주인과 함께 산책 나온 개를 유심히 볼 때가 있습니다. 주인과 보조를 맞춰 걷고, 주인이 서면 자연스레 함께 서면서 주인 곁에서 안정감과 자유와 자부심마저 느끼는 듯한 개의 표정을 볼 때가 있습니다. 감겨 있는 목줄과 끈이 구속이 아니라 '주인있음'의 표식이자 자랑이라는 것을 개의 분위기로 읽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개를 볼 때, 정녕 나도 저 개 같이 되고 싶다는 갈망을 느끼곤 했습니다. 비루 맞은 개처럼 지저분하고 꺼칠한 털, 불안으로 방황하는 삶을 이제 그만 끝내고 영양과 윤기 흐르는 털, 총명하고 안정된 눈길로 세상과 마주하고 싶다는 갈망.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돌아보면 '출호주' 후 제 삶은 그 갈망을 이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내 삶의 참주인을 찾는 광야 훈련의 시간.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미운오리새끼가 백조의 자화상을 되찾고, 뱀이 허물을 벗듯 옛사람이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고통과 인고의 시간.



지난 11년 간, 저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광야의 모세처럼 그간 삶이 걸치고 있었던 것을 다 벗고 기초생활은 고사하고 치부조차 가릴 방도가 없었던 것이죠. 



그랬던 제가 단 하루도 굶지 않았고, 아프거나 사고도 당하지 않고, 사람에게 치이거나 상처받지 않은 채 만기 제대 병사처럼 주어진 훈련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마치 11년을 군복무한 느낌입니다. 그랬기에 복무기간에 먹고 자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좌로 굴러, 우로 굴러 훈련만 잘 받으면 되었던 것이죠. 어제 글에 보셨잖아요, 제 돈으로 쌀 한 번 산 적 없다면 말 다 한 거죠.^^   



저와 전남편, 제 아이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호주의 기도 동역자께서 어제 저를 'warrior princess (전사공주)'라고 칭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잘 싸웠고, 잘 버텼고, 잘 순종했어요. 그래서 승리한 거예요. 대단한 일을 한 거예요." 라고 저를 신앙 안에서 칭찬했습니다. 



워리어 프린세스, 이제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11년 간 특수 훈련을 받은 하나님의 전사답게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 에베소서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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