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수요일 영혼맛집은 '안락사(조력사)'를 메뉴로 거는 날이죠.
어제 '책과 나무' 출판사를 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쓴 '예미녀(예수에 미친 여자)의 생각'을 책으로 내기 위해.
책과 나무 양옥매 대표와는 제가 한국에 다시 온 이래 5권의 책을 함께 내면서, 11년 째 친구입니다. 터 놓고 속 이야기를 하는 사이가 된 거지요. 제가 안락사를 찬성했더라면 작가로서의 위상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포함하여.^^ 모르긴 몰라도 지금보다 10배는 더 팔렸을 테니까.
<스위스 안락사 현장에 다녀왔습니다>가 처음에는 제법 팔렸습니다. 교보문고 판매 순위 17위까지 올랐으니까요. 안락사를 반대하는 내용이라는 것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얼마 후엔 별점테러와 불매운동까지 당하며 급진 추락했죠.
스위스에서 돌아가신 분이 저의 가난을 벗어나게 해 주려고, 현장을 글로 쓰는 것 외에도, 본인의 조력사 과정을 촬영하는 것까지 허용하셨지만 저는 차마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분은 제 글의 독자라는 정리( 情理)로 저를 많이 배려하셨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스위스 동행기로 제가 돈을 좀 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정으로 바라셨지요. 한국에서 이보다 더 독특한 글감이 있겠냐며.
지난 2년 간 판매 추이로 볼 때, 안락사 찬성 쪽으로 결론을 냈더라면 그 분의 예상과 의도가 적중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양대표와 제가 지금보다 책이 10배는 더 팔렸을 거라고 말한 것이 전혀 엉뚱한 소리는 아니라는 거죠.
만약 그랬더라면 저는 지금쯤 꽤 유명해지고, 지금까지와는 단위가 다른 인세를 받았을 테지요. 그런데 하필 그때 예수님을 만나는 바람에, 예수님처럼 마귀에게 시험을 받는 검증대에 올라간 모양새가 되고 말았지 뭡니까!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로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 마태복음 4장 2~4절
예수님의 배 주린 40일처럼, 40년을 무명작가로 배 주리다 급기야 '아다리'가 맞아서 돈을 좀 벌려는 찰나, "돈이 전부가 아니다, 사람은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죽비가 내려쳐졌으니!
그렇게 돈과 작가로서의 이름을 포기했더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다음 시간에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