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재판일지(33)
아시다시피 저는 항상 제가 겪은 일을 가지고 글을 씁니다. 그러나 결코 저만의 일은 아니죠.
내가 겪었으되, 나만 겪지는 않은(않을) 사람살이에 관한 글, 대표적인 것이 목, 금요일에 쓰고 있는 재판일지라 할 수 있지요. 화, 수요일의 안락사(조력사) 합법화 소망 글도 범국민적 관심사라 하겠고요.
저는 꿈이 있습니다! 일평생 공회전하던 제 인생이 나이 60에 비로소 꿈의 바퀴를 돌리게 되었습니다! 여생의 목표를, 사명을 찾았습니다! 제 꿈은 5천 만 국민이 모두, 고루 잘 사는 일에 남은 생을 몽땅 털어넣는 것입니다! 죽으면 죽으리란 각오로!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가 가진 능력으로, 즉 글로 죽어라 써대는 것으로 5천 만 국민이 다 함께 잘 사는 열매를 맺어가겠단 결단입니다.
알았고, 접때도 말했고, 그러면 됐지 왠 생색이 그다지도 심하냐고요?
그 첫걸음이 5천 만 국민 모두가 법을 알아야 하는 거라서 그럽니다. 공기없이 살 수 없듯이 법 없이는 못 살아요. 그래서 재판일지를 쓰는 겁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된 이상, 단 한 순간도 법 없이는 살 수 없는 법이니, 법에 관해 쉽고, 재밌게, 일상 밀착적으로 풀어드리려는 거지, 재판 한 번 이겨 본 걸 에피소드나 헤프닝 삼아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니깐요.
제가 겪은 일을 통해 5천 만 국민들에게 법 안에서 편안히 살아가는 법을, 법을 누리는 법을, 나아가 법을 갖고 노는 법을 가르쳐 드리려는 겁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내가 법을 알아서 뭐하냐고 하시겠지요.
법을 모르면 눈 번히 뜨고도 코가 베어져 나가고, 앉은 밥상에서 내 밥그릇을 뺏기는 데도요? 법정에 서고, 소송에 휘말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병 걸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듯이.
몸에 병이 나듯, '관계의 병'에 안 걸릴 거라고 장담할 수 있나요?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언제 어떻게 걸릴지 알 게 뭡니까. 법은 관계의 병을 회복시켜주는 처방입니다.
왜 이렇게 강요하듯 열변을 토하냐, 평소 신아연답지 않게 하실 것 같네요.^^
제가 답답해서 그럽니다. 저를 격려, 응원, 지지하는 마음에서 그러시는 건 제가 백 번, 천 번도 잘 압니다만, 제가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과의 재판에서 이긴 것을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하는 건 대략 난감입니다.
저는 일개인이고, 그것도 힘 없는 무명작가이기에 저를 아끼는 독자들께서 마치 거인 골리앗 앞에 선 소년 다윗처럼 저를 여기셨던 것 같아요.
상대는 재단이고, 더구나 김원호 이사장은 대형 로펌의 창립자죠. 김 이사장의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이른바 맞장을 뜨는, 업계 1, 2위를 다투는 수 백명 법전문가 집단입니다. 그 대형 로펌이 재단의 재판을 뒤에서 떡하니 받치고 있었으니 가히 골리앗이라 할 만 하죠.
씨알재단 김원호 이사장
그런데 말입니다. 다윗과 골리앗은 하나님이 개입해서 싸웠던 거고, 저와 씨알재단은 '법리'로 싸웠던 겁니다.
오늘 말씀드리기로 한 '요건 - 효과'의 다툼이었단 말입니다.
그럼 '요건- 효과'가 뭐냐? '원인 - 결과'의 법적 언어입니다. 참 쉽죠잉~~^^
어떤 '효과'를 얻으려면 '요건'이 맞아야겠지요?
즉, 끓는 물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끓는 물을 결과, 효과라 할 때, 그것의 원인, 요건은 무엇이냔 거죠? 네, 100도로 가열되어야 한다는 거죠. 100도까지 열이 가해지는 것이 원인, 요건이죠.
제 아무리 대형 로펌을 뒷배로 가진 재단이라 해도 물을 끓이려면 100도로 온도를 높여야 한다는 상식을 몰랐던 거죠. 끓는 물을 얻으려면(재판에 이기는 '효과'를 얻으려면), 100도로 가열해야 한다는 사실(재판에 이길 '요건')에 무지했던 겁니다. 한 마디로 법을 잘 몰랐다는 겁니다.
반면, 영향력 없는 무명작가 신아연은 100도로 가열했기 때문에, 즉 정확한 '요건'을 알았기 때문에 끓는 물(효과)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한 마디로 법을 잘 알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저는 법리로 이긴 것일 뿐, 다윗처럼 돌팔매로 이긴 게 아닙니다.^^
그렇다면 제 재판은 어떤 요건 - 효과의 구조로 되어 있었던 걸까요?
다음 시간에 계속하겠습니다.
아, 잠깐만요, 요건 -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람을 예로 들어볼게요.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난 순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요건- 효과가 발생합니다. 즉, 사람 그 자체가 요건입니다.
사람이라는 '요건'이 주어지면
신체의 자유를 갖는 '효과'를 누립니다.
사람이라는 '요건'이 주어지면
표현의 자유를 갖는 '효과'를 누립니다.
사람이라는 '요건'이 주어지면
종교의 자유를 갖는 '효과'를 누립니다.
사람이라는 '요건'이 주어지면
등등등의 '효과'를 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