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명쾌하고 개운하게 살아가게 하는 '법'

나의 재판일지(34)

by 신아연


제가 많이 바빠졌습니다.



5천만 국민을 돕겠다고 함께 뜻을 모은 사람들과 연일 머리를 맞대느라 전엔 많았던 시간이 이제는 없고, 괜찮았던 건강도 점점 닳아가고, 원래 없었던 돈은 더 없고요.^^



그래서 죄송한 말씀 드리려고요. 제가 '집들이 번호표'를 나눠드렸는데 그거 다 '꽝'이 되게 생겼습니다. ㅜㅜ 이제는 글로 만나기로 해요, 우리. 아니면 제가 모임을 만들 때 그때 함께 해요. 집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EB%8B%A4%EC%9A%B4%EB%A1%9C%EB%93%9C_(5).jpg?type=w773




오늘은 재판일지를 쓰는 날, 요건과 효과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을 하는 날이죠.



'요건과 효과'는 '원인과 결과'라는 말의 법적 용어라고 전 시간에 말씀드렸죠. 법은 요건-효과가 전부입니다. 아주 간단하죠~잉.



요건- 효과를 잘 따질 수 있으면 살아가는 일이 아주 명쾌하고 개운해집니다. 요건- 효과가 불명확하거나 잘 안 따져지걸랑 재판을 하세요. 법정에서 가려 달라고 하세요. 법정에 가는 건 몸이 아파 병원가는 거랑 똑 같아요. 이 경우는 니꺼내꺼 '관계가 아픈 거'잖아요. 관계에 병이 난 거잖아요.



세상의 모든 것은 내꺼 아니면 니꺼로 나눠진다 했지요. 세분하자면 '니꺼, 내꺼, 나라 꺼' 이 세 가지 밖에 없습니다. 엄밀히는 나라 꺼도 니꺼에 속하니 결국 '니꺼, 아니면 내꺼'죠. 그리고 내꺼는 무진장 적죠. ㅜㅜ



자, 그렇다면 니꺼 내꺼를 어떻게 정하냐, 뭘 기준으로 니꺼, 내꺼를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가 생기겠지요.



니꺼, 내꺼가 결정된 것을 효과(결과)라고 합니다.


그 니꺼, 내꺼를 나누는 판단 기준, 근거를 요건(원인)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이해되셨지요?





?src=http%3A%2F%2Fblogfiles.naver.net%2FMjAyNDA1MTBfMTcg%2FMDAxNzE1MzEzMTA3NTcy.cAFndbluHTECoH-Zb053afW63LAYp-JFzhh65wu94eEg.k2rajN3EKE0M_4LncpHARWbzwoxLP42wLjtQKbEnRB0g.JPEG%2F7f20cc5d%25A3%25AD908d%25A3%25AD4c47%25A3%25ADa615%25A3%25ADb7af7c792a0c.jpg&type=a340




끓는 물을 얻기 위해서는 즉, 효과(결과)를 위해서는, 100도 가열이라는 요건(원인)이 전제되어야죠.



제가 지난 8월에 이긴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과의 재판은 저작권이 쟁점이었죠. 즉, 한 편의 글이 내꺼(신아연)냐, 니꺼(씨알재단)냐를 가리는 재판이었죠. 글에 대해 니꺼냐, 내꺼냐를 일러 '저작권'이라 하잖아요.





%EB%8B%A4%EC%9A%B4%EB%A1%9C%EB%93%9C_(4).jpg?type=w773




신아연 꺼냐, 씨알재단 꺼냐란 효과(결과)를 얻기 위해, 저 신아연과 씨알재단은 요건(원인, 그 이유)을 법정에 제시해야했던 거죠. 판사는 양측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요건 제시가 더 합리적인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거고요.



저는 문제가 된 그 글이 제 글이라는 걸 입증해야 하고, 즉 제 측의 요건을 제시해야 하고, 씨알재단은 재단대로 합리적 요건을 제시해야 하는 싸움에서 재단이 왜 참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아래와 같은 이유입니다.



즉, 씨알재단이 제시한 '요건'은,




*신아연은 가난뱅이 무명작가다.


*신아연은 멍청하기 때문에 혼자 글을 쓸 수 없는 무능력자다.


*신아연은 10년을 고시방에 살면서 열등감에 쩐 여자다.


*신아연은 돈이 없기 때문에 염치도, 자존심도 없는 사람이다.


*신아연은 25년 간 남편한테 처 맞고 살아서 정신이 분열된 정신이상자다.



이런 개쓰레기 같은 소리였단 말이죠. 그러니 그 글이 자기네 재단 꺼라는 '효과'를 얻지 못할 밖에요.



물이 끓으려면(효과) 100도의 열이 가해져야(요건) 한다는 것 외엔 다른 답이 없음에도 엉뚱한 짓만 해 대는 것과 같았던 거죠.



듣다 못한 판사가 재단 사무국장 이창희를 한심히 여기며 이렇게 짜증을 냈습니다.



"이 글이 피고 신아연 꺼가 아니라는 걸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로는 입증할 수 없고, 이 글에서 신아연이 남의 글을 베낀 문장이 한 줄이라도 있다면 그거라도 제시하세요. 원고 이창희가 마련할 요건은 그거 하나밖에 없어요."



듣는 제가 다 쪽팔렸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째서 이겼을까요? 그 글이 내 꺼라는 효과를 얻기 위한 요건은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쓴 글이라는 그 자체가 요건이었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선(효과) 인간이란 이유 그 자체가 요건이듯이.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요건)로 인해 존엄한 가치(효과)를 지닌다. 인간이 존엄한 존재(효과)임을 입증하기 위해 다른 요건은 필요없다. 세상에 태어났다는 게 요건이다. 끝!





SE-6773bc4b-0982-45d0-8206-b172a6b5d051.jpg?type=w773




인간이라는 '요건'만으로


신체의 자유라는 '효과'를 갖게 된다.



인간이라는 '요건'만으로


표현의 자유라는 '효과'를 갖게 된다.



인간이라는 '요건'만으로


종교의 자유라는 '효과'를 갖게 된다.






%EB%8B%A4%EC%9A%B4%EB%A1%9C%EB%93%9C.jpg?type=w773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포기할 용기, 열어갈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