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사 시행 법적 근거 6
어제 실린 독자 글에 공감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조력사는 찬성하지만 이른바 '한국형 조력사'는 위험 요소가 크며, 그 원인은 물질만능주의 때문이라는 내용이었죠. 즉, 안 죽을 사람이,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이 '돈 때문에' 조력사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염려 말씀이었습니다.
원치 않는 자살과, 자살을 가장한 타살(살인), 조력사가 합법화되면 이 두 가지 부작용이 우리 사회에 암암리에 스며들 거란 우려죠.
합법적으로 보호받고 도움 받으며 오직 본인의 의지와 선택에 의한 오롯한 자살, 그것이 조력사 본연의 의미입니다. 문제는 과연 환경적, 심정적 어떤 외압도 없는 '오롯한 본인 선택'일 수 있겠냐는 건데요, 이 지점이 우리가 함께 고심하고 풀어가야 할 매듭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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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독자 의견에 이어 오늘은 독자의 질문에 답합니다. 핵심 키워드를 물어오셨습니다.
*안락사와 조력사, 의미가 서로 많이 다릅니까? 조력사와 안락사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락사는 타살이고, 조력사는 자살입니다.
의미가 다른 정도가 아니라 반대말이죠. 그럼에도 조건은 같습니다. 죽든, 죽이든 같은 조건 하에 가능합니다. 어떤 조건? 극심한 통증 및 회생 불가능한 질병에 걸린 조건. 이 조건 하에서 조력사를 택하거나(자살), 안락사를 시행(타살)하거나 둘 중 하나를 할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고 있는 거지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회생 불가능한 질병'이란 이정표를 마주하는 순간, 동과 서, 남과 북으로 극명하게 길이 갈리 듯, 안락사(옵션 A)냐, 조력사(옵션 B)냐의 선택 기로를 마주하는 것이죠. 견디고 견디다 때가 되어 죽음을 맞는 사람은 예외로 하고요.
극심한 통증과 회생 불가능한 질병적 상황, 어느 날 이 조건이 나 자신이나 가족에게 찾아왔다고 칩시다.
이 조건에 처하는 순간, 의식이 있어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다면, 아니면 그 전에 연명의료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혀두었다면 그 자체로 조력사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조력사가 허용되고 있는 나라에 속합니다. 매우 협소한 의미의 허용이지만.
우리 독자 중에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두신 분들이 계시죠? 서류에 서명을 하고 등록증을 받은 것으로 이미 조력사를 택하신 거예요. 연명치료기구나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도움을 받아 사망에 이르는. 자살을 하는(assisted dying, 助力自殺).
문제는 현행의 협소한 조력사 선택지를 넓히자는 것이 쟁점인 거죠. 연명의료를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라 '죽음의 주사'나 '약물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구하는. 더불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죽음의 캡슐' 사용 등 보다 적극적 방법의 조력사에 대한 합법적 요구, 우리 국민 80%가 원하고 있는.
그렇다면 회생 불가능의 극한 질병 상황에서 조력사를 하겠다고 본인이 의사 표시를 미처 못한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내일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