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철학을, 철학에 일상을 41
어느 날 밖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동행이 말하기를 내가 코를 골면서 단잠을 자더라고 했다. 내가 알기로는 코 고는 사람 중에 자기가 코 고는 것을 순순히 인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 역시도 코를 골았다고 하니 그랬냐고 했지 도무지 그런 적이 없는 것만 같았다.
코골이를 묘사한 연암의 절묘한 글이 있다.
마치 토하는 듯도 하고, 휘파람을 부는 듯도 하고, 한탄하는 듯도 하고, 후후 불을 부는 듯도 하고, 솥에서 물이 끓는 듯도 하고, 빈 수레가 덜커덩거리며 구르는 듯도 하고, 들이쉴 땐 톱질하는 듯하고 내 뿜을 땐 씩씩대는 것이 마치 돼지 같았다고.
아마도 연암은 코 고는 사람 옆에서 밤새 뜬눈으로 관찰했던 모양이다. 코골이의 특징은 당사자는 모르고 남들만 아는 데 있다. 거꾸로, 나만 알고 남들은 모르는 것에는 이명이 있다. 흔히 기차 바퀴 소리가 난다는 귀 울림 현상은 다른 사람에게 들려줄래야 들려 줄 수가 없다.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납득할 수 없는 일(코골이)과, 남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오직 나만의 일(이명), 연암은 이 두 가지를 글쓰기에 비유한다. 즉, 내 글을 두고 남들이 하는 이런저런 비평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와, 딴에는 열심히 썼는데 아무도 자기 글을 몰라주는 경우로.
어찌 글쓰기뿐이랴. 코골이와 이명은 삶의 불가피한 두 조건이 아닌가. 우리 대부분은 이해할 수도, 이해받을 수도 없는 것 사이에서 번민한다. 언제 한 번이라도 속 시원히 내 마음을 토해 본 적이 있었으며, 그 마음 알아 준 사람이 있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