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청년 주거비 6]
어제가 새 학기 개강이었죠. 마침 한 학기 가르쳤던 건국대 제자를 만나 이런저런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립대학의 한 학기 대학 등록금이 5백만 원을 육박하고, 고시방이나 원룸 월세가 40~50만 원, 생활비(월, 약 100만 원)까지 합치면, 집에서 통학하지 못하는(지방에서 올라 온) 대학생 한 명당, 한 학기에만 거의 1천 5백만 원이 들어간단 계산입니다.
저는 일찌감치 호주로 이민을 갔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대학 학비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지만, 한국에서 학부모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겹고 시름겨울지 저조차 탄식이 나옵니다.
등록금은 우라지게 비싸지만 교육의 질은 점점 더 형편없어지고, 그 비싼 대학을 나와봤자 돈 고생한 만큼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니, 부모된 죄로 평생 등골이 휜다고 할밖에요.
이러니 제가 나서서 원룸 월세나마 낮춰보려고, 월세 올려받기 꼼수인 부당 관리비를 소송까지 한 건데, 1심에서 어이없이 패소하고, 한 달 후 항소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 재판은 한 임대인과 한 임차인의 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전체 임대인과 전체 임차인을 대표하는 재판입니다.
제 입장에선 관리비 7만원, 억울해도 계약 기간 2~4년 동안 그냥 내면 그만이고, 주인 입장에선 재수없이 세입자 잘 못 만나 똥 밟았다 치고, 그깟 7만원 최소 2년, 최장 4년 동안만 안 받으면 그만일 수 있지만, 이 문제가 개인 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제가 소송에서 이기면 대한민국 원룸 월세 구조 전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일단 제가 거주하는 원룸 65세대가 흔들릴테죠.
“내가 소송에서 이겼으니 너희들도 관리비 내지 말라”고 제가 집집마다 나발을 불고 다닐 테니까요. 집주인으로선 그게 두려운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