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출산은 재벌 사회 때문이다

한국 출산율 0.75

by 윤세윤

"모든 것은 본질적으로 돈의 문제였다"


대학교수로서 참석한 수많은 회의에서,

나는 늘 같은 본질에 도달했다.


어느 학과에 교수를 더 뽑을지?

어떤 학생에게 장학금을 줄지?

심지어 학생과의 진로 상담에서조차도.

결국, 모든 논의의 깊은 내면에는

'돈'의 문제가 있었다.

이 학생이 어떻게 돈을 벌고 자립할 것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피와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단순한 욕망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피는,

이상한 곳에서 정체되고 왜곡되어 흐르고 있다.


자본시장의 꽃, 주식시장을 보라.

그곳은 대주주만을 위한 놀이터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재벌'이라 부른다.

과거, 족벌 사회와 군벌 사회가 있었다.

우리는 그 시대를 진보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왜곡된 자본주의라는 탈을 쓴

'재벌 사회'는 어쩔 수 없다고, 당연하게 여긴다.


나는 반문했다.

"왜 당연해야 하죠?"

"피가 제대로 돌지 않으면,

어디선가 괴사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미국에선 창업자가 회사를 세웠다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가 상장되었다면,

누가 회사를 가장 잘 이끌어갈지.

주주들이 결정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직 대주주의 지분만이

힘을 갖는다.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 주식을 발행하고,

자식에게 대를 이어 물려준다.

마치 일본 전국시대의 다이묘처럼.


신뢰가 무너진 시장에 제대로 돈이 흐를 리 없다.

달러에 쓰여있는 'In God We Trust'

돈은 신뢰를 먹고 자란다.

결국 그 부작용은 터져 나왔다.

주식시장으로 가지 못한 돈은

젊은 창업가의 벤처 회사로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 급격히 1조 매출 달성하는

새로운 유니콘 기업은 한국에서 나오기 어렵다.


젊은 CEO가 이끄는 유니콘 기업.

그곳은 젊은이들의 희망이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

미래를 그리며 가정을 꾸린다.

유니콘 기업이 많으면

그 사회는 활기를 띠고,

변화에도 유연해진다.



결국 본질의 이유는 돈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재벌의 대를 이어주기 위해

작은 회사로 큰 회사를 집어삼키는

기이한 합병을 용인했다.

그렇게 시장의 신뢰는 부서졌다.

갈 곳 잃은 돈은 부동산으로 몰렸다.

아파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도, 집도 구할 수 없다.

미래를 꿈꿀 수 없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재벌이 망하면, 나라가 망해요."

나는 반박했다.

"소니가 무너졌다고 일본이 망했습니까?"

"재벌 때문에 망할 나라라면,

그건 언제든 망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진짜 마주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를 만든

이 왜곡된 한국의 자본주의를,

우리는 바로잡을 수 있을까? 없을까?

결국 한국에서 아무도 아이를 낳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바로 돈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