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30조원 때문에 서울아파트는 3억원 오른다

by 윤세윤

오늘은 정부가 만약 30조 원을 풀어서

우리 통장에 돈을 직접 넣어준다면,

과연 우리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쉽고

현실적으로 한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내 통장에 돈이 꽂히는 건 물론 좋은 일이죠.

그런데 과연 이게 단지 몇십만 원 받고 끝나는 문제일까요?

돈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사실 훨씬 더 큰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단계: 30조가 444조가 되는 마법

자, 정부가 30조 원을 쏩니다. 이게 시작이에요.

근데 이 30조 원이 그냥 30조 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 돈이 우리 통장을 거쳐 은행으로 들어가면,

은행은 그 돈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겠죠?

그럼 그 대출받은 돈이 또 다른 은행에 예금되고…

이렇게 돈이 돈을 낳는 과정이 계속 반복돼요.

이걸 경제학에서는 '통화 팽창'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M2통화/본원통화 배수가 약 14배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30조 원이 시장에 풀리면,

실제로는 444조 원어치의 돈이 시중에 돌아다니는

효과가 생기는 겁니다. 엄청난 규모죠?


2단계: 돈의 첫 번째 목적지, 주식시장

그럼 이 444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은 다 어디로 갈까요?

물론 우리가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쇼핑도 하겠죠.

하지만 훨씬 더 큰 돈은 가장 먼저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시중에 돈이 많아졌으니까요.

그럼 코스피 지수가 어떻게 될까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약 2,211조 원

증가율: 444/2,211=20%

증가된 코스피 지수: 3200×1.2 = 3840

계산상으로는 이 돈의 힘만으로도

코스피가 4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마 뉴스에서는 ‘증시 활황이다’, ‘축제다’라고 하겠지만,

사실 이건 돈이 많아져서 오르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여기까지가 1차 파티입니다.


3단계: 파티가 끝난 뒤, 진짜 돈의 주인

자, 근데 진짜 중요한 건 이 파티가 끝나고 나서입니다.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아무래도 원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람들,

즉 자산가들이겠죠.

이렇게 짧은 기간에 돈이 소수에게 확 쏠리게 됩니다.

그럼 이 사람들은 갑자기 불어난 돈을 가지고 뭘 할까요?

‘이제 주식은 좀 과열된 것 같은데…?’ 하면서

더 안전하고 확실한 자산을 찾게 됩니다.

그게 바로 서울 아파트인 거죠. 왜냐고요?

서울 아파트는 더 짓고 싶어도 땅이 없잖아요.

공급이 딱 막혀 있으니까요.


서울 아파트값이 3억 오르는 이유

그래서 최종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주식시장에서 불어난 돈이

서울 아파트 시장으로 흘러 들어왔을 때,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1,732조 원

시가총액 증가율: 444/1,732 = 26%

서울 아파트 평균 증가 가격: 13억 원×0.26=3.3억 원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이 3억 원 이상 오르게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놀랍지 않나요?

정부가 나한테 몇십만 원 용돈을 줬는데,

결국 내가 나중에 사야 할 서울 아파트 가격은

3억 원 넘게 올라버리는 거예요.

결국 이런 정책은 돈이 흐르는 길,

즉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의도와는 다르게 자산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내 통장에 찍히는 숫자 너머에 있는

경제의 흐름을 유추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금요일 연재
이전 01화한국 저출산은 재벌 사회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