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부할 내용에서 《황제내경》의 저자는 양기가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사계절의 기후 특성, 즉 봄은 만물을 나게[生]하고, 여름은 자라게[長] 하며, 가을은 거두고[收], 겨울은 품는[藏], 계절마다의 특성에 순응하는 것이 양생을 잘하기 위한 바른 방법임을 말하고 있다. 양의 계절인 봄과 여름은 몸을 움직이고[動], 음의 계절인 가을과 겨울에는 움직임 없이 고요해야[靜] 한다. <상고천진론>에서 “허사적풍을 적절한 때에 맞춰 피하라.[虛邪賊風, 避之有時.]”라고 했는데, 이 단락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경우에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인간들 몸의> 양의 기운은 하늘과 해 같아서, 있어야 할 자리를 잃으면 수명이 줄고 <기운이> 밝게 빛나지 않는다.1 그러므로 하늘의 운행은 마땅히 햇빛으로 밝은 것이니, 이러므로 <사람은> 양의 기운이 올라가서, 밖을 지키는 것이다.2 <양의 기운이> 추위를 받으면3 마치 <뻑뻑한> 지도리를 돌리는 것 같아서,4 일상생활[起居]이 말이 놀라서 앞발을 들어올리는 것[驚] 같고, 신(神)과 기(氣)가 안으로 들뜬다.5 <양의 기운이> 더위를 먹으면 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을 헐떡거리고 목이 타게 되며,6 답답함이 가라앉으면 말이 많아지고, 몸이 숯을 불사르는 것 같다가, 땀이 나오면 <열이> 흩어진다. <양의 기운이> 습함을 받으면 머리가 마치 보자기로 싼 것 같아, 습기차고 무더움이 물러나지 않으며, 큰 힘줄은 짧게 쪼그라들고7 작은 힘줄은 길게 느슨해지는데, 짧게 쪼그라들면 움츠러들고,8 길게 느슨해지면 <오므라들지 않고> 마비된다.9 <양의 기운이> 바람10을 받으면 몸이 부으니,11 네 개 벼리12가 서로 갈마들면서 양의 기운이 바닥이 나게 된다.
1. 하늘은 여기서 자연을 가리킨다. 하늘과 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잃었다는 것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계절을 예를 들면, 봄은 만물을 나게[生] 하고, 여름은 자라게[長] 하며, 가을은 거두고[收], 겨울은 품는[藏] 계절인데, 그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우리의 몸에서 양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수명이 줄게 된다.
2. 양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고, 안에서 바깥으로 향한다. 중국의 저명한 중의학자 니하이샤(倪海夏)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섭취한 식물(食物)이 위에서 소화된 뒤 소장으로 들어오는데, 소장에는 화(火)가 많다. 소장은 심장과 상응하는데, 심장의 화기가 아래로 내려가 소장에 이른다. 식물의 찌꺼기는 물과 함께 대장에 이르러, 대장의 화기와 만나 기화(氣化)되어 증기로 변해 폐로 올라간다. 중의학의 관념에서 보면, 폐는 피모(皮毛)를 주관한다. 우리의 몸 전체 피부 안에 있는 진액은 폐에서 온 것이고, 폐의 진액은 대장에서 온 것이며, 대장의 진액에 들어 있는 물은 우리가 섭취한 식물에 포함되어 있던 물에서 온 것이다. 니하이샤는 ‘양의 기운이 올라가서, 밖을 지킨다’는 것은 이것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3. 원문 ‘인(因)’은 말미암다는 뜻이다. 직역하면 ‘<양의 기운이> 추위에 말미암게 되면’이 된다. 지금 말로 표현하면, ‘추위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이 된다. 몸안이 차가워지면, 특히 심장과 소장의 온도가 내려가면, 니하이샤는 이것을 ‘리한(裏寒)’이라고 하는데, 양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여 밖을 지킬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리한증은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손발이 차가워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4. 원문 ‘욕(欲)’을 ‘~하려 하다’의 뜻으로 이해했다.
5. 중의학에서는 이것을 ‘양기가 부월(浮越)한다’고 표현한다. ‘허양부월(虛陽浮越)’은 양기가 약해져서 인체의 상부나 체표로 열이 뜨는 병증이다.
6. 우리의 몸이 더위를 먹으면 진액이 손상되어 땀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이 차고 목이 타게 된다. 그러면 폐 안에 있는 진액이 부족하게 되고, 그러면 ‘양명(陽明)’의 자리인 위와 대장이 뜨거워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7. 원문은 쪼그라들 ‘연(緛)’ 자이다.
8. 원문은 잡을 ‘구(拘)’ 자이다. ‘구부리다’는 뜻이 있다.
9. 원문은 마비될 ‘위(痿)’ 자이다.
10. 석곡 선생을 비롯한 여러 역주자들이 원문 ‘기(氣)’를 ‘풍(風)’ 자의 오기로 보았다. 꽁푸의 생각은 원문 그대로 해석해도 무난하다고 본다. 무형의 기(氣)가 손상을 입으면 유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몸이 붓는다. 이것은 뒤의 ‘네 개의 벼리가 서로 갈마든다’는 것과 잘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