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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미 Jul 04. 2022

누구 때문일까?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않기.


당신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지만, 생각했던 정도까지는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상황에 대한 영향력이 부분적임에도 전적으로 책임을 질 때가 있다. 반대로 자신이 영향력을 끼친 상황임에도 책임을 극구 부인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일자 샌드 -     


 많은 사람이 문제가 발생하면 남 탓을 한다. 문제 상황에 관해 이야기할 때도 자신의 잘못과 부족함은 가린 채 상대방의 잘못과 책임만을 부각해 말하고,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기에 십상이다.     


 또 다른 사람은 지나치게 자기를 탓한다. 자책하고 우울해하며 좌절과 무기력에 빠지기도 한다. 상대가 잘못한 것도 내가 더 잘했더라면 그 사람도 다르게 반응했을 거야, 내가 잘했다면 달랐을 거야라고만 생각하며,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여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다.     

 


 지나치게 자신을 탓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모든 것을 자신이 감당하려 한다. 정말 모든 것이 당신만의 책임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생각보다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다만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 

 


 타인의 영역은 타인에게 맡겨라.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라.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만 집중하면 고통의 크기는 줄어든다. 감정이 상하는 일도 줄어들고, 무거운 책임감에 짓눌리지 않게 된다.  

   


 실력을 키우고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면 결과는 맡겨버려라. 최선을 다한 노력에만 격려하고 칭찬하라. 그것이 최선이 아닌 작은 노력이라고 하더라도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내라. 부족했다고 진실로 판단되면 조금 더 보충하면 된다.     



 관계에 대한 문제라면 틀어졌을 때 화해를 제대로 못 했거나 화해를 했음에도 여전히 뭔가 어색하다면 그 공간을 시간이라는 제3의 영향력에 맡겨라. 무엇보다 마음으로 내어놓아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더 애쓸 필요도 없고, 더 많이 잘못했다고 믿는 상대가 용서를 구하기도 바라지도 마라. 다만, 좋은 날들을 위해 마음으로부터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고, 깨끗이 털어내라.

     

Photo by Baptiste on Unsplash


 성숙한 사람은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나치게 남 탓을 하지도 않으며, 자신을 탓하지도 않는다. 다만, 용기를 내어 고통의 문제에 직면한다. 자신의 잘못과 부족함, 상대의 잘못과 책임을 구분할 줄 안다. 



 더 나아가 모든 상황에 거부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책임의 분량만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모든 문제에는 불가항력적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이 사실을 아는 것은 내 뜻대로 안 되는 일에 대해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분노하는 일을 줄어들게 만든다. 

 


 세상일이 내 뜻대로 척척 잘 굴러간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면 조금 더 침착하고 겸손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비판 없이 바라볼 수 있고, 신께 감사할 수 있으며, 은연중에 바라는 애정과 인정을 얻기도 더 쉬워진다.      



 간혹 어떤 문제든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통제하려고 자신의 영향력이 허락되지 않은 영역까지 손을 대고 애쓰다가 더 상처받고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나아지는 것이 있다면 좋으련만, 그것은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이다. 또한, 그렇게 하면 어떤 형태로든 탓을 하게 되고 더 많이 다치게 된다.      



 열정이 많고 힘이 충분하며 자기애가 강하고, 진취적인 성향일수록 이렇게 하다가 자칫 감정이 깊이 상한다. 일은 더 심각하게 꼬이고, 관계어서는 더 깊은 틈을 낸다. 

 회피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그러한 경향의 사람이 화해를 자꾸 시도하면 더 멀리 도망가고 더 철저하게 피하고 무시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과신이다.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손 놓고 있는 것은 무능이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자기 효능감이 좋은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알고 적절한 시기를 아는 것은 지혜다. 어색하고 괴로운 순간에도 억지로 노력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마음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신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용기다.


      

 자신의 감정과 문제 상황을 직면하라. 자신의 영향력의 범위를 주의 깊게 헤아려 보라. 그 안에서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라.

 내 손에서 벗어난 부분에 대해 통제하려 하지 말고 맡겨버려라. 우리는 전능하지 않다. 스스로 신이 되려고 하지 말자. 

 

 더 좋은 날들을 위해 다만 깊이 감사하자.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로마서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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