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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서스 Sep 23. 2024

(뜬금없지만) 유선방송업의 역사 - 중

 (앞 챕터에 이어)


② 일부 문제점 발생 및 악화


 한 원양어선 선원이 시작한 유선방송사업이 전국 단위로 확대되고 대기업들이 M&A로 유선방송에 진출해 MSO로 자리잡던 때. 영업이익률 30~40%를 누리며 돈복사 치트 모드로 운영하던 유선방송에 서서히 ‘비용’ 문제가 생깁니다. ‘저작권료’ 문제죠.


 초기 유선방송은 저작권 따위 X구녕으로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냥 동네 비디오가게에 있는 19금 비디오테잎 가져다가 밤에 틀어 주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합니다. 나름 좋은시대(?)인가요...


 정식사업이 되면 이런 식으로 일할 수는 없습니다. 어엿한 방송사업이 되었으니, 저작권 정도는 챙겨 줘야죠.


 방송콘텐츠 제작자, 즉 PP(프로그램 프로바이더)와 SO(유선방송사업자) 간의 협상이 시작됩니다. 아주 초기에는 PP들이 SO들에게 소위 ‘입점료’라고 할 만한 채널사용료를 내는 입장이었으나, 방통위 주도 하에 사업체계가 잡히면서 PP들은 저작권료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SO들이 PP에 내는 방송프로그램 저작권료가 [PP 수익배분 구조]로 자리잡습니다. 즉, SO가 소비자로부터 월 2만원 요금을 받으면 이 중 20~25%를 PP들에게 나눠 줘야 하는 거죠. SO의 수익률은 급격히 하락합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지상파’가 있습니다. KBS, MBC, SBS. 원래는 케이블 연결 없이 국민에게 보편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시설투자를 별로 안 해서 난시청 조낸 심하던 지상파방송이 SO를 이용해 전 국민에게 깨끗한 화질로 다가가게 됩니다.


 지상파는 전 국민에게 ‘무료’로 송출되는 게 원칙입니다. 망할 KBS가 전기요금에 수신료 합쳐서 징수하는 (개)편법을 사용하긴 하지만, 그 TV수신료를 제외하면 무료죠. 게다가, TV수신료 받아처먹었으면 더더욱 콘텐츠 자체는 무료여야 합니다.


 그러나, 지상파는 ‘갑 오브 갑’입니다. 유선방송이 엄청나게 돈을 벌기 시작하자 지상파도 여기 숟가락을 얻습니다. ‘지상파 송출수수료’를 요구한 거죠.


 지상파와 유선방송 간 저작권료(송출수수료) 싸움은 거의 10년 가량 지속됩니다. 뭐, 저작권자가 갑이죠. 유선방송은 결국 지상파들에게 [1개 채널*유료가입자*280원]을 지급하게 됩니다. 이것도 유선방송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게 되죠.


 그리고 세 번째 문제점. 이건 SO간 M&A에서 처음 시작되는데, 바로 ‘저가 가입자 문제’입니다.


 아파트 들어가시면 가끔 ‘공시청’이라는 걸 보실 수 있는데요. 아파트 공동 방송통신망에 연결하면 지상파+홈쇼핑 해서 13개 채널 정도 나옵니다. 대부분 아파트 입주민 분들은 이걸 ‘무료’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관리비에 월 1천~2천원 정도 내는 겁니다. ‘공시청유지보수비’라는 명목으로요.


 SO들은 아파트/상가 등을 대상으로 [단체가입자]를 모집했습니다. 어차피 전체 공시청 설비에 선 하나만 연결하면 모두 다 쓸 수 있으니 가격이 떡락했죠. 공시청 망을 유지보수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긴 했지만 실제로는 1000원 가입자 내지 무료가입자였습니다.


 이렇게 저가 가입자를 모집한 이유가 M&A 때문이라고 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SO 스스로 자신의 수익성을 망가뜨리면서 저가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왜 이게 M&A에 도움이 될까? 라고 의문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이건 SO의 독특한 구조 때문에 그런 건데요. M&A를 ‘가입자 수 기준’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SO들은 조폭 간 땅따먹기 싸움 양상으로 확대되었고 그게 77개 권역으로 굳어졌습니다. 그게 서로 M&A로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각 사업자의 법률/재무 실사 따위는 아웃오브안중. 오로지 ‘가입자 수’로만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양상은 대기업들이 유선방송시장에 진출한 이후에도 한동안 유지되었습니다. 자본잠식 상태의 쓰레기 SO가 백억원 넘는 가격에 팔리는 일이 계속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유선방송업이 꺾인 2010년대 중반까지도 유선방송 M&A의 핵심은 ‘가입자 수’였습니다.


 이렇게 PP수익배분, 지상파송출수수료, 저가가입자 문제가 겹치면서 유선방송의 수익률은 급격히 나빠집니다. 소비자들에게 돈 적게 받으면서 콘텐츠사업자에게 돈 나눠 줘야 되니 수익률 떡락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수익률 악화되는 유선방송 시장에 ‘기적의 명약’이 등장합니다. 모든 유선방송사업자들에 대량의 현금을 뿌려 주게 되는 기적의 명약. 유선방송 영업이익률을 다시 30%대로 회복시켜 준 기적의 명약.


 [홈쇼핑수수료]가 등장합니다.



③ 문제점들을 덮어버리는 최강 사업수단 : ‘홈쇼핑수수료’의 등장


 지상파와 PP들에게 채널을 나누어 주고 콘텐츠 수수료도 나눠 줘야 하는 유선방송사업자. 그런데, 이 PP중에 독특한 PP가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방송콘텐츠를 제작해서 파는 게 아니라 ‘상품팔이 광고’만 하는 PP가 있었던 거죠.


 홈쇼핑. 2020년대 이후에는 쿠팡을 필두로 한 인터넷 쇼핑에 밀렸지만, 2010년대까지는 홈쇼핑이 ‘킹 오브 킹’이었습니다. 엄청났죠. 아줌마들이 모이는 황금시간대에는 시청률이 폭증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홈쇼핑사업자들은 ‘채널 번호의 중요성’을 아주 빠르게 알아차립니다. 상위 채널을 받아야 하고 / 시청률 높은 방송사업자 사이에 끼어들어야 한다는 걸 곧바로 인식한 거죠.


 다들 아시겠지만, 지상파들은 대부분 전국 공통 채널번호를 받습니다. SBS 5번, KBS2는 7번, KBS1은 9번, MBC 11번, EBS 13번. 15번 이후는 종편들이 받죠.


 이 지상파 채널 중간의 6, 8, 10번과 앞/뒷자리인 4, 12, 14번. 이게 [황금채널]입니다. 황금채널 중에서도 6번과 8번이 가장 좋구요.


 이 황금채널 번호를 놓고 홈쇼핑사업자 간에 격전이 벌어집니다. 유선방송사업자들에게 거액의 돈을 갖다바치고 상위채널을 확보하려는 전쟁. ‘쩐의 전쟁’이 터지게 됩니다.


 유선방송사업자들 또한 이 황금채널의 가치를 알아차립니다. 이들은 홈쇼핑사업자들에게 황금채널을 비싸게 팔아먹으려고 여러모로 머리 굴리게 됩니다. 가입자를 더 늘리면 더 많은 홈쇼핑수수료를 땡겨먹을 수 있다는 것도 눈치채구요.


 홈쇼핑 측은 GS, CJ, 현대홈쇼핑, 롯데, (이후 공영홈쇼핑 등 일부 추가). 유선방송 측은 CJ, 태광, HCN, MBK사모펀드. 대기업 간에 한 치의 양보 없는 영업대작전이 전개됩니다. 홈쇼핑은 각 유선방송사업자들의 6,8번 채널을 노렸고, 유선방송은 홈쇼핑사업자들 간에 경쟁 붙여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아먹으려 합니다.


 보시면, 홈쇼핑과 유선방송 양 쪽 모두 갖고 있었던 대기업이 2곳 있습니다. CJ와 현대백화점그룹이 그 2곳인데요. CJ는 오쇼핑+헬로비전,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HCN 조합입니다. 둘 다 홈쇼핑이 유선방송사업자를 자회사로 거느린 형태였죠.


 아무튼, 이 홈쇼핑수수료는 유선방송사업자들에게 거대한 수익을 제공합니다. 처음에는 몇십억 단위로 시작했던 홈쇼핑수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죠. 나중에는 그 수익규모가 천억원 가볍게 넘어갔습니다.


 2015년 경, 당시 유선방송 1위 사업자였던 CJ헬로비전을 기준으로 할 때. (제 기억에 따르면) 당시 헬로비전의 홈쇼핑수수료가 2천억원 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헬로비전의 한 해 영업이익은 1천억원 대였죠. 즉, 홈쇼핑수수료 없으면 –1천억 적자인데 그걸 홈쇼핑수수료로 다 커버하고 1천억 남겨먹었다는 얘깁니다.


 유선방송은 더 이상 가입자 요금으로 굴러가는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가입자 요금은 그저 거들 뿐. 아니, 거드는 것도 아니고 ‘0원’으로 무료가입자 유치해도 남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정도까지 되자, 아까 앞에 소개했던 ‘공시청가입자’ 내지 ‘저가가입자’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훌륭한 영업전략이 되었죠.


 무료가입자를 왕창 유치해서 가입자 총 숫자를 늘린 뒤 이 숫자를 기반으로 홈쇼핑사업자와 협상해 홈쇼핑수수료 몇천억 뜯어내는 것. 이게 유선방송사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건 M&A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초기에 조폭들 간 협상에서 가입자 수 기준으로 가격 정하던 게 이제 ‘홈쇼핑수수료 협상을 위해 가입자 수를 따지는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가입자 수는 최대 자산가치로 작용했습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유선방송 M&A 시장에서, 무료가입자를 버젓이 ‘회사 영업자산’으로 인정하고 M&A의 매물 가치평가를 [가입자 수 * 몇십만원] 으로 정하는 방식. 유선방송업을 모르는 M&A 전문가가 본다면 ‘이건 뭐야 병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이 시기 유선방송사업 M&A 계약은 다 가입자 수 기준이었습니다. 자본잠식인 회사들이 몇백억에 팔려 나가는 시절이었죠.


 이 거대한 홈쇼핑수수료의 혜택은 유선방송사업을 다시 한 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띄워 올렸지만, 역으로 기존 문제점들을 더욱 더 악화시키기도 했습니다.


 딱 봐도 나오지만 ‘저가가입자’ 문제가 더욱 악화되었죠.


 1000원짜리 공시청가입자뿐만 아니라 ‘무료가입자’를 유치해도 홈쇼핑수수료 협상으로 흑자를 낼 수 있게 되자, 유선방송사업자들은 아파트 중심으로 단체계약 따내는 데에만 치중할 뿐 제대로 된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허위가입자’도 많이 생겼구요.


 그러면서 지상파 및 PP와의 관계도 나빠졌습니다. 지상파는 자기들 채널 중간중간에 홈쇼핑 끼워서 몇천억 수익 땡겨먹는 것에 개빡쳤고, PP들은 자기들에게 나눠 줄 PP수수료가 가입자 요금 감소로 줄어들면서 홈쇼핑수수료는 나눠먹지 못하는 것에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저가가입자를 늘리면서 유선방송사업자 스스로 시설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대적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시기였는데, 디지털 통신망에 적합한 시설투자를 게을리한 채 1000원짜리 공시청가입자 모집에만 열을 올렸던 거죠.


 홈쇼핑수수료의 혜택을 잔뜩 누리지만 그걸로 미래를 준비할 생각은 못하고 그저 당장 눈 앞의 수익에만 열광하던 시대. 성장의 정점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시대.


 2000년대 초반 ~ 2015년 정도가 유선방송사업의 최대 성장기였던 동시에 전성기였습니다. ‘황금시대’였습니다. 유선방송사업 종사자 입장에서는 ‘벨르 에포크(Belle Epoque)’였죠.


 이 황금시대는 금방 기울어 버립니다. 지평선 너머에서 전쟁의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지만 유선방송 내부적으로 잔치에 빠져 그 북소리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지평선 너머에서 나타난 최강 현질러들. 그들은 바로……. [통신3사]였습니다.



(4) 쇠퇴기 : 최강 자본파워 ‘IPTV’의 등장


① 통신3사의 IPTV


 너무 빠르게 성장하고 너무 짧은 전성기를 누린 유선방송사업. 그들은 ‘홈쇼핑수수료’의 달콤함에 취해 변화를 거부했고, 디지털로 바뀌어 가며 통신과 융합하는 방송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그러했습니다.


 디지털 방송. 통신과 융합된 방송. 대한민국에서 그 흐름을 주도한 건 ‘통신3사’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주 잘 아는 ‘무선통신3사’, 즉 SK / KT / LG가 이 변화를 주도했죠.


 다들 아시다시피, SK와 LG는 대한민국 재계순위 3위와 4위에 랭크되는 거대 기업집단입니다. KT는 과거 ‘한국통신’으로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된 이후에도 그 공기업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는 회사구요. 이들 모두 유선통신 시장과 무선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잠시 딴 얘기를 하면…….


 유선방송사업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유럽의 경우, 유선통신과 무선통신 사업자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망분리’라고 해서 정책적으로 이들을 나눈 경우도 있고, 처음부터 사업자 간 경쟁관계에서 이들이 분리된 경우도 있죠.


 미국은 유선방송사업자가 유선통신을 먹고 / 새로운 통신사업자가 무선통신을 먹는 방식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70년대부터 성장한 유선방송사업자가 방송케이블과 함께 통신케이블을 깔았던 게 고스란히 유선통신으로 이어졌고, 무선통신 쪽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온 거죠.


 그런데, 한국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갑니다. 기존에 유선전화망을 꽉 쥐고 있던 ‘한국통신’이 KT로 바뀌면서 무선통신 사업에 뛰어들었고, 정부 허가를 받은 SK와 LG가 무선통신부터 시작합니다. 그런 후 이들 통신3사가 유선통신 사업자들을 와구와구 쩝쩝 흡수해 버렸죠.


 즉, 한국은 (미국과 달리) 유선+무선 통신망이 3개 과점사업자 손에 들어가 있고, 유선방송은 이들과 별개로 존재했습니다. 물론 유선방송사업자 측도 뒤늦게 유선인터넷 사업을 병행했지만, 통신계의 공룡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었구요.


 이 상황에서, ‘디지털 세계에서 방송통신이 융합’되기 시작합니다. All IP, 즉 IPTV가 새로운 시대 흐름을 타고 한국에 상륙한 거죠. 대략 2007년부터 시작되었을 겁니다.


 유선방송사업자 측도 준비는 하고 있었고 나름 디지털화 노력을 하긴 했습니다만, 통신3사의 자본력과 경험을 따라가기에는 많이 미흡했습니다. 특히, 통신3사 측의 ‘상품결합’이 무시무시했죠. 핸드폰+인터넷+방송+집전화를 하나로 묶어 팔아버리는 강려크한 파워! 방송 하나 딸랑 들고 있는 유선방송 쪽은 후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가가입자 모집하면서 기존 아날로그 방송케이블을 그대로 유지했던 게 IPTV와의 경쟁에서는 완전히 마이너스였습니다. 뒤늦게 인터넷 결합상품 확대하려고 해도 결국 SK나 KT의 유선통신망에 사용료 내고 들어오는 수준이었습니다.


 누구나 핸드폰 들고 다니고 그 핸드폰이 금새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시대에, 일반 소비자들은 통신요금 마일리지로 IPTV 가입해 버렸죠. 알뜰폰으로 메꿔 보려 했지만 통신3사가 알뜰폰 자회사 만들어 버리면서 이것도 새됐고. 유선방송은 급격히 밀려났습니다.


 다만, 몇 달 만에 훅 무너진 건 아닙니다. 방송요금이 월 1만5천원이냐 1만8천원이냐 하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우와 우리 요금이 20%나 싸요!’라고 난리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우깡 3봉지 수준이거든요.


 유선방송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서서히 서서히 가입자를 빼앗겼습니다. 통신3사 측은 5년 이상 IPTV 영역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 서서히 서서히 가입자를 늘려 갔구요. 그 격차는 점점 더 줄어들었고 2016년 경에는 역전되었습니다만, 일단 초반전에서는 유선방송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초기 단계에서는 유선방송 쪽에 ‘홈쇼핑수수료의 힘!’이 있었습니다. IPTV가 홈쇼핑수수료 쪽에 우월적 협상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동안, 유선방송 세력은 홈쇼핑수수료 쫙쫙 빨아먹었고 그 힘으로 버텨냈습니다.


 이렇게 버티는 동안, 유선방송 측은 다양한 전략을 시도합니다. 그 전략 중 [우리 유선방송도 하나로 뭉쳐 덩치를 키우자!]라는 전략도 있었죠. 즉, 유선방송 시장에서 새로운 M&A 붐이 일어나게 됩니다.


 외부의 통신3사에게 야금야금 시장 빼앗기면서 내부적으로 유선방송사업자 전체를 돈으로 통합하려는 시도. 이게 2010년 초~중반기 유선방송 시장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은 당시 유선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주도했죠.


 CJ헬로비전의 전략과 그 결말에 대해서는 다음 챕터에서 서술해야겠네요. (진짜 극소수 몇 명 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역대급 반전(反轉), 거기에 또 추가되는 반전까지 함께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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