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것들 다 똑같아. 좌 우 가릴 거 없이 다 쓰레기들이야."
자주 듣는 말입니다. '정치하는 것들', 즉 권력(權力)에 맛들인 인간들은 대충 하는 짓이 비슷해집니다. 딱히 이 헬조선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든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권력을 갖게 되면 뇌 구조가 변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다못해 직원 수십 명 수준의 중소기업에서도 갑질하는 사람이 생기는 걸 보면 정말로 뇌 구조가 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정치하는 것들'을 비판하는 일반인들도 막상 권력을 쥐게 되면 달라지겠죠. 아마 저도 그럴 겁니다. 서 있는 자리가 높아지면 경치가 달라진다는데 뭐 저라고 해서 다를 바 없을 겁니다.
특히, 저처럼 소시오패스인 사람들은 더 심할 겁니다. 갑질할 기회가 없는 민간인이어서 무난하게 살아갈 뿐, 권력을 쥐고 거기에 맛들이면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저 자신도 알 수 없어요.
그렇긴 한데...
저는 유독 진보(進步)라 외치는 정치잡것들의 비리.부정.부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전반적으로 더 그러한 편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 대부분 궁금해 하시지 않겠지만) 과거의 트라우마(?) 같은 것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1997년 한양대의 한총련 출범식에서 지나가던 민간인을 프락치로 몰아 학생회관에 감금하고 때려 죽인 날, 바로 그 학생회관 건물 옆에 서 있었던 학생 중 1인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나름 폭력투쟁에 참여한 1인으로서 '나의 폭력은 정당하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그 폭력이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 충격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뭐, 굳이 저 자신을 심리분석하려는 건 아니구요. 어쨌든 현재의 저는 소위 '진보'를 부르짖는 정치잡것들이 비리 행각을 드러내는 걸 무척 혐오합니다. 그들 중 몇명이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처럼, 진보를 부르짖으며 비리를 저지르는 잡것들을 '진보호소인'으로 지칭하고 경멸하려 합니다.
진보(進步).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캬, 말은 좋습니다. 어디 그럴듯한 말 만들어서 갖다붙이는 문과갬성이 아주 그냥 넘쳐나서 감동이 똥물칩니다.
그렇게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설득'이 필요합니다. 혓바닥 긴 쓰레기가 혀만 날름거리는 건 설득이 아니죠. [솔선수범]이 있어야 설득이 되고 진보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진보정치의 본질은 솔선수범입니다. 몇몇 혓바닥 긴 쓰레기들이 온갖 잡소리로 '메시지를 들어야지 메신저를 공격하지 말라구욧 빼애애액!'을 외치지만 그렇게 메시지만 들을 거면 조두순 고유정 이은해를 메신저로 세워도 다 설득되어야겠죠. 진보정치에서 조두순을 법무부장관으로 세우진 않잖아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진보정치인들 중 상당수는 '솔선수범의 가치'를 알고 있었어요.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작자도 '진보의 본질은 솔선수범이다. 진보는 도덕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진보정치가 부패하면 보수 쪽보다 훨씬 치명적이다.'라는 소리를 당당하게(!) 늘어놓은 적이 있었죠.
그리고. 그 솔선수범형 진보정치인 중 상당수는 세상을 떠났죠. 몇몇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제 남은 진보정치는... '진보호소인'이 대다수인 듯 합니다. 적어도 헬조선에서 펼쳐지는 현상들을 외형적으로 관찰하면 그렇게 보이네요.
뭐,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분명 '보수정치인들도 다 썩었잖아!'라고 얘기하시는 분들 있을 겁니다. 그 말도 맞아요.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양 쪽 다 썩었다고 해서 진보호소인들이 나대는 게 용서되는 건 아닙니다. 최소한 '솔선수범의 가치'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진보호소인들의 부정부패가 훨씬 더 눈에 거슬립니다. 아주 그냥 혓바닥을 뽑고 턱 위쪽을 썰어버리고 싶을 만큼 거슬립니다.
정치는 설득이고 설득은 '감정'을 움직여야 합니다. 혓바닥 긴 변설가들이 아무리 '메시지가 중요하니 메신저는 공격하지 마세욧 빼애애액!'을 외쳐대도 조두순을 아동보호위원으로 선임할 수는 없어요. 스티브 유(유승준)을 국군 홍보대사로 선정할 수도 없고, 고유정을 남성보호위원장으로 앉힐 수도 없습니다.
부패한 진보호소인은 더 심한 악취를 풍깁니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호소하는 인간들이 사실은 썩어 있다는 걸 확인할 때, 다수의 사람들은 더 격렬한 혐오를 느낍니다.
알아서 자체정화하면 좋겠지만... 권력의 속성상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더군요. 외부에서 충격을 주기 전까지는 안 바뀌더군요.
진보호소인들에게 어떤 충격을 주면 좋을까요? 어떤 식으로 경고를 주는 게 바람직할까요?
각자 알아서 판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