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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시장 분석 및 연재 전략 (남성향 기준)

by 테서스

1. 서론


앞에서 자주 말씀드렸듯이, 저는 웹소설 작가이긴 합니다만 아직 다른 분들께 조언을 할 만한 위치까지 올라간 건 아닙니다. 월평균 20만원 전후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걸 믿고 현실직업을 그만둘 수는 없죠. 그냥 취미활동으로 용돈벌이 하는 수준입니다.


그렇긴 한데, 나름 6년차 작가가 되고 또 나름 매니지먼트 계약도 해 보긴 했습니다. 히트작은 없지만 매일 꾸준히 쓰다 보니 총 16개 작품을 완결했고, 새로운 작품 하나를 공모전에 출품하여 '전체관람가 남성향 장르' 중에서는 나름 순위권에 들고 있기도 합니다. 신작 효과로 기존 완결작 조회수가 오르는 기쁨(!)을 누리고 있기도 하죠.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웹소설 시장을 분석하고 또 그에 따른 연재 전략을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다른 분석도 있을 것이고, 또 남성향 기준이어서 여성향 소설들과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안해서 봐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예전에 ㅈㅇㄹ 사이트에 '웹소설 쓰는 법'이라는 제목 하에 썼던 글과 겹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 이후 연재경험을 추가한 내용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감안해서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 사업자 명칭은 그냥 풀네임 그대로 쓰겠습니다. 어차피 다들 회사로 법인등기한 사업자들이니 실제 이름 써도 무방할 것 같네요.


대충 서술 순서는


(1) 3단계 시장 분류 : 거대기업 쌍두마차, 편당100원 중견시장, 월 정액제 시장

(2) 첫 시작 : 월 정액제 시장에서 초짜 작가로 등단

(3)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 중견시장 진출 모색. 문피아 or 매니지먼트

3-1) 문피아 : 본 작가는 잘 모름

3-2) 매니지먼트 : 의외로 연락 많이 오는데 복불복이 심한 편

(4) 거대기업 쌍두마차 진출 : 현재는 대부분 매니지먼트를 통해서 가는 것 같음

(5) 언젠가는 출판사 직계약도 가능... 하겠죠?


정도로 서술해 보겠습니다.



2. 본론


(1) 3단계 시장 분류 : 거대기업 쌍두마차, 편당100원 중견시장, 월 정액제 시장


현재 대한민국의 웹소설 시장은 크게 3단계로 분류됩니다. (무슨 카스트 제도 분류하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3단계 계층구조로 되어 있긴 해요. 일단 힘 없는 초짜~하꼬들은 현실 인정해야죠.



가장 높은 탑티어(Top-Tier)는 '거대기업 쌍두마차'입니다. 카카오 / 네이버. 명확하게 쌍두마차죠.


웹소설에서는 카카오 쪽이 좀 더 크긴 합니다. 웹툰은 네이버가 더 강하지만 웹소설은 카카오(정확하게는 카카오페이지) 쪽이 더 큽니다. 물론 신참작가 입장에서는 양쪽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올라가면 다행입니다만...


신참작가가 이 탑티어 시장에 바로 진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네이버 쪽은 도전(챌린지)-베스트도전을 거쳐 정식연재로 올라가는 내부 승격(?)이 있긴 합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비추'합니다. 챌린지리그가 헬린지리그로 불리는 이유를 알고 싶으시다면 도전하셔도 무방합니다만 안 하시는 게 스트레스 관리에 좋을 거예요;;



거대기업 쌍두마차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편당 100원'으로 동일한 요금체계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을 '중견시장'으로 퉁치겠습니다. 원스토리(아마 SK계열사일 겁니다), 밀리의 서재(KT가 인수했을 겁니다), 블라이스(KT가 운영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미스터블루, 리디북스, 무툰 등등이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도 초짜가 바로 진출할 수는 없습니다. 원고를 직접 투고해서 컨택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해 본 적이 없어요. 아래에 다시 설명할 '매니지먼트 방식'으로 진출했었습니다. 가끔 이 중견시장에서 대박 작품이 나오긴 하죠.



마지막이 '월 정액제 시장'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뷔페식당과 유사하게 월 13000원 ~ 19000원 정도의 돈을 내면 무제한으로 소설을 읽을 수 있는 시장인데요. 공급자 입장에서는... 1편 당 4원 ~ 12원을 정산받습니다. 위 편당 100원 시장에 비해 1편 당 정산받는 금액이 현저히 낮죠.


(원래 다른 정산방식도 있었습니다만 2개 사업자 간에 경쟁을 하면서 현재는 월 정액제 시장도 '편당 고정액 정산'으로 정착되었습니다.)


그렇긴 한데, 거대기업 쌍두마차 / 편당100원 중견시장 모두 초짜들을 받아 주지 않으니... 초짜들은 일단 월 정액제 시장에서 시작하는 게 가장 무난합니다. 물론 '챌린지리그 베스트리그 다 씹어먹고 단숨에 네이버 정식연재작가 될끄얌'이라는 야심(!)으로 해당 루트를 진행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6년 전에 잠시 헬린지리그 깔짝거리다가 월 정액제 시장 쪽으로 전환했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월 정액제 시장부터 다뤄 보겠습니다.



(2) 첫 시작 : 월 정액제 시장에서 초짜 작가로 등단


초짜 작가가 웹소설에 도전할 때 가장 무난한 건 '월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사이트에 소설을 연재하는 것'입니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상업적 시도를 할 수 있고, 입문 제한도 거의 없다는 게 큰 장점이죠.


현재 대한민국의 월 정액제 시장은 '조아라'와 '노벨피아'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가끔 추가로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사업자가 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인구 및 웹소설 유료소비자의 잠재적 숫자가 정해져 있다 보니 추가진출은 어려운 것 같더군요.


(사실, 조아라와 노벨피아 2개 사업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 규모가 2개 사업자를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것 같아요. 원래는 조아라가 독점하고 있었다가 조아라 측이 장기간 삽질을 하는 바람에 노벨피아가 급격히 성장하긴 했습니다만... 언제까지 2개 사업자가 유지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과거 역사는 따질 필요 없고. 초짜 작가라면 조아라 / 노벨피아 중에 택1 하시면 됩니다. 각 사업자의 정산시스템 안내 및 주요 작품 성향을 보시고 본인에게 적합한 게 어느 쪽인지 고민하신 후 정하시면 좋겠죠.


저는 조아라 쪽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한때 노벨피아와 중복연재하기도 했습니다만 특정 사건 이후 (흔히 '작가 카스트 제도'라고 불리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노벨피아 쪽 중복연재분은 다 삭제하고 빠져나왔습니다. 그 특정 사건 이전에도 19금 작품 관련 표현의 자유 문제로 불편한 감정이 쌓여 있었는데 덜컥 카스트 제도를 도입하니 못 참겠더군요.


물론 다른 작가님들은 각자 알아서 판단하시면 됩니다. 노벨피아의 카스트 제도가 불편하긴 하지만 조아라도 그 이전에 만만치 않은 삽질을 했었고, 그걸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작가님들 마음입니다.


짧게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조아라

: '누구나' 웹소설을 등록할 수 있음. 각 등록 편이 10kb 이상 되고 유료회원이 30초 이상 열람하면 해당 조회수 1개 당 12원을 지급 (3.3% 기타소득세 떼고 줍니다.)


- 노벨피아

: 누구나 등록할 수 있는 건 동일하지만 유료전환하려면 15편까지 등록한 상태에서 사업자 측 승인을 받아야 함. 단, 승인 요건은 까다롭지 않음


(* 노벨피아의 승인 요건은 까다롭지 않지만 대신 헌법상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 따위는 똥구멍으로 씹어먹은 요상한 심사기준이 있습니다. 아마 노벨피아가 처음 생겼을 때 '이 회사 잘 키워서 상장시킬 거예욧 상장심사 통과하려면 깨끗하게맑게자신있게 건전윤리 준수해야 한다구욧 빼애애액!' 같은 어설픈 사고방식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아무튼 모 작가처럼 '19세 이하는 읽을 수 없는 성인 전용 작품에 글자로만 19세 안 된 소년소녀가 등장하는 건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하고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인 백년의 고독에 9세 소녀가 쌍둥이를 임신하는 장면이 나오는데도 버젓이 종이책으로 출간된 지 30년이 넘은 나라에서 10선비 뷔페미들의 발작 따위에 휘둘리는 멍청함을 드러낼 거면 웹소설 사업 따위 때려쳐라!'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 승인 통과 못합니다. 그 모 작가가 누군지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


승인되었을 경우, (위 조아라와 유사한 조건 하에) 조회수 1개 당 4원 / 6원 / 8원 / 10원 / 14원 등을 차등 지급. 이 차등지급 카스트 제도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보시면 되고, 초짜작가는 대부분 카스트 제도 밑바닥인 4원 / 6원에서 시작할 거라는 점만 말씀드림. 참고로 4원은 중복연재할 때 조건이고 6원인가 8원은 노벨피아 독점연재 조건일 때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독점연재는 또 별도로 승인을 받아야 했던 것 같음.



다시 한 번 말씀드리는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작가님들 마음입니다. 현재로서는 조아라가 조금 더 열린 자세로 초짜 작가들을 환영하는 것 같지만 그것도 언제 바뀔지 몰라요. 각자 잘 선택하시고 본인의 선택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을 지도록 합시다.



(3)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 중견시장 진출 모색. 문피아 or 매니지먼트


월 정액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작가들은 '편당 100원 시장'을 노리게 됩니다. 물론 월 정액제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그 정산금만으로도 월 수천만원의 수익을 얻게 되어서 계속 월 정액제 시장에 머무르는 대형작가님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편당 100원 시장 쪽을 바라보게 되죠.


조아라/노벨피아 입장에서는 '등용문'으로 활용당하기만 하고 기껏 키워 준 작가를 빼앗기는 느낌이겠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사업자 측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고 작가가 고민해 줄 필요는 없어요. 각 개인 작가들은 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면 됩니다.


일단 '편당 100원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여기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문피아로 가거나 / 매니지먼트 계약을 이용하는 겁니다.



3-1) 문피아 : 본 작가는 잘 모름


제가 처음 웹소설 연재를 시작하던 시절에는 조아라-문피아가 경쟁 관계였습니다. 월정액 웹소설 시장은 조아라가 거의 독점하고 있었고, 문피아는 '초짜 작가가 스스로 유료전환해서 편당 100원 작품으로 만들 수 있는 구조'로 유명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조아라는 (여성향 작품 지원으로 기존 작가들과 마찰을 빚다가) 신생 노벨피아에게 남성향 상위작가 및 충성독자들을 대거 빼앗겼고, 문피아는 무려 '네이버'에 인수되면서 조금 더 잘 나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조아라-문피아 간 경쟁이 성립하지 않죠.


아무튼 문피아는 작가 스스로 유료전환해서 편당 100원 가능한 구조라고 합니다만... 저는 문피아 연재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한번쯤 시도해 볼 생각은 있었지만 그냥 아래 3-2)에서 말씀드릴 매니지먼트 쪽으로 넘어가 버렸어요. 이제 와서 굳이 문피아에 도전할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매니지먼트 관련 내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3-2) 매니지먼트 : 의외로 연락 많이 오는데 복불복이 심한 편


웹소설 시장에는 '매니지먼트'라는 사업 형태가 있습니다. 무슨 연예인 매니지먼트 하듯이 체계적인 훈련을 해 주는 건 아니고, 그냥 무명작가들을 선별해서 웹소설 사업자들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당연히 '수수료'를 받죠.


매니지먼트 측은 작가 정산분의 20~30%를 수수료로 떼 갑니다. 보통 25%로 하는 경우가 많고, 장기적으로 여러 편을 완결할 수 있는 작가이거나 / 조회수가 많은 작가일 것 같으면 20%로 낮춰 줍니다.


그리고, 이 수수료의 대가로 매니지먼트는 '웹소설 사업자들에게 해당 작품을 등록'해 줍니다. 그냥 단순 등록만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어지간하면 이벤트 한두 번 정도는 진행할 수 있게 해 주죠. 기다무(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할인 이벤트, 기타등등 웹소설 사이트 첫 화면에 작품이 뜰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면 조회수가 꽤 올라갑니다.


그 외에 ISBN 넘버 발급 업무라든가 표지 제작 업무라든가 기타등등 추가 업무도 있습니다. 이걸 하는 데에 몇십만원씩 들어가니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도 나름 초기비용을 투입하는 것 같아요. 수수료 20~30%는 그리 과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웹소설 출판사 A에 작품 등록하면 조회수 1개 당 100원 지급

- 해당 웹소설 사업자 A가 수수료 30%를 떼 감. 작가 정산분 70원. (가끔 40% 떼 가는 사업자도 있습니다. 미스터블루라던가 미스터블루라던가 미스터블루라던가.)

- 작가 정산분 70원 중에 '매니지먼트 수수료'를 20~30% 가량 공제. 30% 공제시 작가 정산분은 49원.

- 최종적으로 작가는 49원에서 기타소득 3.3%를 공제하고 지급받음


(* 별도 직업이 있는 작가는 소설수익이 추가소득으로 인식되면서 5월 종합소득세 납부 때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소설수익이 연 300만원 간신히 넘었는데 세금폭탄 57만원 맞으면 뭐... 국가가 나한테 뭘 해 줬다고 쥐꼬리만한 소설 판매 수익에 이중과세를 하는 거냐!)



아무튼,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면 해당 매니지먼트 측이 편당 100원 사업자 여러 곳에 소설을 올려 줍니다. 매니지먼트에 따라서는 네이버 시리즈까지 올려 주는 곳도 있고, 무려 '카카오페이지'와 협의해서 기획연재를 추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다 잘 되는 건 아닙니다. 매니지먼트 사업자 상당수가 (영세) 개인사업자인 것 같고, 이들이 선택하는 작품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매니지먼트를 잘 해도 조회수가 안 나와서 망할 수도 있고 / 나름 잘 쓴 작품인데 매니지먼트가 개판쳐서 폭망할 수도 있습니다.


'매니지먼트를 잘 해 줬는데 조회수가 안 나와서 망하는 경우'에는 작가가 미안해 하는 게 맞겠죠.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소중한 매니지먼트 시간을 날려 버리게 했으니 작가도 미안한 감정을 가지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역으로 '작가는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매니지먼트가 개판쳐서 폭망하는 경우'라면... 작가가 분노폭발(!)해도 되겠죠?



저의 경우, 처음 거래한 매니지먼트 쪽에서 이런 사고를 쳤습니다. 그것도, 둘씩이나.


첫 번째 사고는 'PD 연락 두절'이었습니다. 매니지먼트 쪽이 개인사업자이긴 하지만 나름 PD 몇 분을 두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저랑 거래하던 PD 분이 연락 두절 상태가 되어 버렸죠. 아마 웹소설 매니지먼트를 그만두고 다른 일 하시게 된 듯 합니다.


뭐, 첫 번째 사고는 별 거 아니었어요. 단행본 출간이 안 됐고 기본 연재분도 1곳에만 연재되었으며 다른 웹소설 출판사 쪽으로는 추가 연재가 안 됐지만, 일단 원스토리 한 곳에는 기본 연재가 됐습니다. 후속 조치가 없었을 뿐이죠.



두 번째 사고가 좀 컸습니다. 나름 야심차게 '카카오페이지 기획 연재'를 진행했고 비축분 140화를 한 번에 올렸는데... 26화 및 108화 부분에 '내용 없이 제목만 등록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죠. 편당 100원 내고 26화를 읽으신 독자 분들은 제목 5~6글자만 읽고 돈 100원 날리게 된 겁니다.


당연히 조회수가 떡락했죠. 초기에 독자분들을 많이 모으려고 140화까지 한 번에 올렸는데 그 중 '내용 없이 제목만 있는 회차'가 있다면 그 회차에 돈 날린 독자분들은 미련없이 떠나실 테니까요.


이 사고를 수습한답시고 나름 뭔가 하긴 했지만, 그 뒤에도 계속 연재회차가 누락되더군요. 결국 매니지먼트 측에서도 수습하길 포기했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 해당 매니지먼트 사업자와 거래하기 어렵겠죠?



매니지먼트는 복불복이 심합니다. 개인사업자 중심의 영세 자영업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긴 해요. 물론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도 저희 초짜~하꼬작가들을 '복불복'으로 보겠지만 아무래도 저는 작가 입장이긴 하죠. 내가 잘 못 써서 조회수 안 나오는 건 최선을 다한 결과겠지만 니들 매니지먼트가 개판 치는 건 용납할 수 없어, 뭐 그런 마인드?


이렇게 복불복이긴 한데, 의외로 매니지먼트 측 연락은 쉽게 오는 편입니다. 요즘은 잘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그랬어요. [초짜 작가가 1년 내내 꾸준히 연재하고 있다]는 정도만 확인되면 매니지먼트 연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연재 시작하고 2년 정도 되었을 때 처음으로 매니지먼트 연락을 받았던 것 같아요. 위에서 언급한 '매니지먼트 PD 그만두고 다른 직업 구한 것 같은 분'께 연락을 받았는데, 당시에는 나름 월 50만원 가량의 수익을 올렸었습니다. 그 다음~다다음~다다다음 소설이 잘 안 팔려서 좀 실망하긴 했지만... 아무튼 처음에는 괜츈했어요. 편당 100원 사업자 여러 곳에 제 소설이 연재되면서 뿌듯하기도 했구요.



카카오페이지 기획연재는 일단 실패로 끝났지만, 그래도 저는 매주 7편 이상씩 소설을 쓰고 있고 기회만 된다면 또 도전할 겁니다. 그 때는 아마 다른 매니지먼트를 통해 도전하게 되겠죠. 새로운 매니지먼트를 통한 도전도 실패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상관없습니다. 저는 항상 매주 7편 이상 쓰고 있을 테니까요.



(4) 거대기업 쌍두마차 진출 : 현재는 대부분 매니지먼트를 통해서 가는 것 같음


여기서부터는 제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영역입니다. 카카오페이지 기획연재로 깔짝거리다가 실패한 게 전부이니 제대로 알 수가 없죠. 감안해서 봐 주시기 바랍니다.


초창기 네이버-카카오는 상위 작가들에게 '고정 수입을 지급하는 전속계약'을 직접 제안했던 것 같습니다. 월 200만원을 지급해 주되 해당 월의 소설판매 수익에서 차감하는 방식이었다고 하더군요. 작가 입장에서는 월 최저생계비를 보장받으니 좋고, 네이버-카카오는 상위 작가들을 전속으로 묶어 둘 수 있으니 좋고. 나름 윈-윈이었던 듯 합니다.


이 계약 형식이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보통 거대사업자가 더 거대해지면 이들에게 상품(용역)을 공급하는 하위 사업자들은 혜택이 줄어들죠. '대기업의 이기심'이 발동하는 겁니다.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요즘 네이버시리즈-카카오페이지에 신규 등록되는 작품은 대부분 '매니지먼트'를 통해서 발굴~유통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주 우수한 작품들은 직접 계약하기도 하겠지만 저 같은 하꼬 레벨에서 거기까지 알아보긴 어렵겠죠.


일단은 매니지먼트를 통해서 가는 게 무난합니다. 직접 투고해서 연재 시작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지만 저는 그런 시도는 안 해 봤어요. 앞으로도 매니지먼트를 통하는 방식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5) 언젠가는 출판사 직계약도 가능... 하겠죠?


제 소설이 아주아주 유명해져서 네이버/카카오가 서로 모셔 가려고 하는 레벨까지 올라간다면... 뭐 그때는 매니지먼트를 거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거대기업 웹소설 출판사들과 직접 협상할 수도 있겠죠.


물론 그런 날이 금방 오지는 않을 겁니다. 영원히 안 올 수도 있겠죠. 확률로 따진다면 영원히 안 올 확률이 훨씬 더 높긴 합니다.


뭐 어떻습니까. 그런 날 안 와도 상관없습니다. 그저 오늘 하루도 1편의 소설을 써 낼 뿐입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이 즐겁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우면 그만입니다.



오늘도 저는 1편 썼습니다. 내일도 1편 쓸 겁니다. 가끔 주말에는 쉬어야겠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로 1주일에 7~8편은 쓰고 있고, 그걸 6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80살까지 쓴다면 완결작 100개에 총 편수가 2만 편은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출판사 직계약을 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럼 좀 더 즐겁고 행복해지겠죠.


제가 좋아하는 영화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명작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후반부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나는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잘 알아. 계속 숨을 쉬어야지(Keep breathing). 내일 파도에 뭐가 떠밀려 올지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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