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파리 육아 현장, 파리 16구만의 특이한 풍경인가?
독일과 프랑스는 비슷할 줄 알았다. 하지만 생각과 너무 다른 풍경들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제일 충격적인 것은 바로 육아, 아기를 키우는 방법이나 키우는 것에 대한 사고가 너무 달랐다.
독일은 프랑스보다 출산율이 약간 적은 편이나 출산 및 육아 휴직 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독일이 이런 제도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사람들의 태도 때문이다. 독일은 아기가 태어나면 출산휴가를 포함하지 않은 육아휴직을 최대 3년 동안 쓸 수 있다. 그중 6개월 이후는 무급휴직이 된다. 하지만 아기가 8세 미만이 될 때까지 부모가 번갈아 가면서 3년을 사용할 수 있다. 프랑스도 비슷하게 1명일 때 1년, 2번 연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육아 휴직 수당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독일은 육아 휴직 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직장 상사도 육아 휴직을 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언제든지 준비가 되면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해준다. 참고로 내 직장 동료는 최대 3년 육아 휴직을 쓰고 그 안에 둘째를 가져 당분간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하는 말로는 짧게는 3개월 혹은 6개월 안에 다들 직장으로 복귀한다고 한다. 이런 면은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분명 독일 소아과 선생님이 자기가 파리에 살아봐서 아는 데 프랑스 사람들은 일찍 복귀하기 때문에 어린이집 수요가 많아서 어린이집들이 많아 구하는 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놀이터에서 알게 된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면 어린이집 구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웨이팅 리스트에 있어도 될까 말까 한다고 한다. 게다가 9월 전에는 들어가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힘든 것은 유모 구하기라고 한다.
하긴 아침에 놀이터를 나가면 부모와 함께 있는 아기는 10명 중에 1명이 될까 말까 하다. 그중에 조부모와 함께 하는 아기들도 10명 중에 1명 정도이다. 그러면 그 나머지 애들은 누가 돌봐주느냐? 바로 nanny, 유모이다. 파리 16구에서 본 유모들은 거의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 혹은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온 유모들이다. 이 분들은 특별한 자격증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분들이다. 또한 우리나라로 치면 거주하는 이모들을 둔 사람들도 많다. 전 편에 얘기했듯이 예전에는 메이드를 위한 공간이 지금은 그런 이모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나도 유모들을 고용해서 아기를 맡기면 되지만 내가 몇 개월 동안 본 유모들의 행태를 보면 별로 맡기도 싶지 않다. 아기들을 놀이터에 데려다 놓고 핸드폰을 계속 보거나 통화 중이다. 심지어 세일 기간에는 아기와 함께 쇼핑을 온 유모들을 더러 봤다. 무엇보다 공격적으로 아기를 다그치거나 아기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장면들을 많이 보았다 (예를 들어 너 왜 자꾸 울어? 우는 소리 짜증 나니깐 그만해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문화센터에 와도 아기와 함께 참여하려고 하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 유모들은 사진 찍느라 바쁘고 아기들의 사진을 인**그램에 올리기 바쁘다. 제일 웃긴 에피소드는 어느 아이의 아버지가 잠깐 들려 “우리 딸 잘한다.” 이러고 나가버렸다.
그래서인지 난 나갈 때마다 단정하게 하고 나가려고 한다. 초반에 한번 어떤 프랑스 유모가 나한테 베트남에서 왔냐고 물어서 충격받아서 나도 유모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잘 꾸미고 나가야지 싶다. 근데 내가 왜 그래야 되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기와 함께 다니는 아시아인을 유모라고 단정 짓는 이 보편화된 이미지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이 된다. 그 사람들 눈에는 저 여자 일 안 하고 뭐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난 일은 언젠가 다시 할 수 있지만, 아기와 함께하고 아기가 발달하는 제일 중요한 시기는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삶의 환경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쳐 나를 변화시키는 부분이 있겠지만, 육아만큼은 내 신념에 충실하고 싶다. 물론 경력 있고 잘하는 유모들도 많겠지만, 나 만큼 내 자식의 정서적 발달을 도와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육아하는 엄마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