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의 첫 가족 장례식과 파리의 거리

Rue, avenue 그리고 boulevard

by janvieretmars

파리의 거리에 대해 소개하자면, 남편의 삼촌인 장피에가 생각이 난다. 장피에랑 나는 5년 전 파리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는 데, 남편과 결혼을 하길 결심한 그 해 2017년이다. 장피에는 지질학을 졸업하여 기업에서 다니시다가 은퇴하시고 파리 대학교들에서 강사로 강의를 하셨다. 한국의 첫 대통령, 이승만을 알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매일신문을 읽으시고 항상 세계 각국 이슈를 잘 아셨고,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 혼자 통계를 내서 당선을 예측해 보시기도 했다. 그와 함께 차를 마시고 걸은 파리는 색달랐다. 그는 예전의 파리 건물은 매연 때문에 온통 검은색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파리의 건물들 중에는 파리 터널에서 나온 라임스톤으로 지어진 빌딩들이 많다고 하며 여러 가지 파리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다.


그날 이후 2018년 한국과 프랑스의 결혼식에서 다시 뵈었다. 난 출산을 했고 코로나가 터졌고 2022년 파리에 이사 오고 오랜만에 점심 식사를 초대해서 만났다. 점심 식사는 오후 간식타임으로 이어졌고, 그날은 비가 많이 오는 날인데도 나가서 바람 쐬자고 해서 다 같이 집 주변을 30분가량 돌아다녔다. 그날도 우리에게 파리의 거리와 건물 양식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파리는 기본적으로 달팽이 모양으로 1구부터 20구까지 나누어지고, 각 구에 구청이 있다. 그리고 Rue xx라고 불리는 거리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좁은 파리의 도로이다. Avenue xx와 Boulevard xx는 보통 거리 양쪽에 큰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넓은 도로이다. Hausmann 시대에 Boulevard 도 재 건축되었는 데, 이때 Boulevard의 건물들은 크림 색의 라임스톤으로 지었다. Hausmann 이 시기에 소개한 것 중 가장 많이 보이는 게 도심에 광고들이 걸려있는 초록색 기둥”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설명이 끝날쯤 집으로 와 저녁을 먹었다. 저녁이 끝나고 장피에, 시아버님, 남편 그리고 루이 4명이서 사진을 찍고 택시를 불러 집으로 보내 드렸다. 일주일 뒤 장피에는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3 주 뒤에는 건강이 악화 되셔서 응급실로 가셨다. 시누이는 이게 마지막인지 알았는지 시아버님을 설득해 응급실에 계신 장피에를 만나러 왔고, 남편과 함께 그들은 병실에 갔다. 마지막 인사인 걸 아신 듯 간호사도 3명이 같이 병문안을 하는 걸 허락해 주었고, 장피에 그도 그걸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었는지 그들이 우리 집으로 돌아오고 난 3시간 뒤에 그는 숨을 거뒀다.


장례는 바로 치러지지 않았고, 일주일 뒤에 장례식이 행해졌다. 장피에는 그의 부모님과 같이 함께 하고 싶었기에 그의 부모님이 있으신 묘지로 모셨다. 옷은 다들 정장을 입으나 영화처럼 다들 검은색을 입진 않았다. 묘지에 꽃을 가져가는 것은 우리나라랑 똑같았다. 꽃을 들고 택시를 타고 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거기엔 장피에의 오랜 친구들이 있었다. 인사를 나누고 묘지 담당자가 관이 들어간 자동차가 여기 있다고 안내하고 다들 모였으니 시작한다고 했다. 자동차는 천천히 목적지까지 가고 그 뒤를 우리가 걸어갔다. 이 길을 걸으면서 장피에와 함께 한 순간순간이 지나갔다.


도착하고 나서는 관이 무덤옆으로 가고 사람들이 꽃을 하나씩 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Souvenir(기억)’에 대해서 한 마디씩 한다. 어떤 이는 그와 함께 한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주고, 시누이는 마지막 가는 길에 대한 시를 읊기도 하고, 시아버님은 본인의 형에 대한 사진을 같이 공유하면서 얘기를 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100% 이해할 순 없었지만 감정과 이해하는 몇 가지 단어들을 들으면서 눈물이 흘렀다. 장례식이 끝나고 레스토랑을 가도 되지만 편안하게 우리 집에서 드시고 싶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 점심을 코스요리로 준비해서 대접해 드렸다. 그렇게 장례식은 끝이 났지만 파리를 걷다가 라임스톤 건물들을 볼 때면 그가 생각 날 것 같다.


* 장례식 장 근처에 있는 꽃 가게는 법적으로 생화를 판매할 수 없기에 조화만 있습니다. 생화를 가져가고 싶으시다면 집 주변에서 미리 장만해서 가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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