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째
오늘도 엄마는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고
회사일은 하기 싫고
근데 엄마가 그래도 그런 회사가 어딨냐
누군 들어가고 싶어도 못들어가는 회사다라고 할거 같아서
엄마 생각해서 참고 해요.
언니처럼 자동 녹음이라도 해놓을걸
뭐 아무리 찾아도 21년 1분 녹음한거 외에는 없네
엄마 목소리 듣고 싶은데
혼자 퇴근하는게 자신이 없어요.
엄마랑 통화하며 집에 돌아오며 온갖 얘기하면서
그만 끊고 운전에 집중 하라는 엄마한테 운전은 손이하고
귀로 듣고 입만 열면 된다고
엄마랑 전화 끊으면 다른 사람한테 전화한다고
엄마 구슬려서 집에 가는길까지 시덥잖은 얘기하며 가던 퇴근길.
모퉁이 돌며 하던 얘기
신호 대기하며 하던 얘기
다리 지나며 하던 얘기
아파트 입구 들어오며 하던 얘기
그때 그공기가
왜 그리 생각나는지
아파트 입구 차단기 열릴 때
엄마 입원하기 직전
엄마가 그랬죠
이상하게 회복이 안된다 싹 안낫는다
이전하고 다르다
이러다 죽지 뭐
이만하면 잘 살았다
지금 죽어도 후회없다
나는
엄마
그런 쓸데없는 생각마요
엄마 우리 애들 아들딸 낳을 때까지 90넘도록 100살 되도록 살거라고
그런 생각하지 말라고 했지.
왜
이전과는 다르다는 말은 그냥 넘어갔을까
왜.
엄마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딸 때문에 속상했지
미안해요.
오늘은 엄마 목소리가 맴돌았어요.
어제는 엄마 모습이 맴돌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