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by 예네

사랑.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세상 모든 것에 비유해 표현할 수 있는 것.

세상 모든 것.


내 방안의 물건들부터 모두 사랑과 같다. 내 방안 침대, 내 방안 책상, 내 방안 책꽂이, 내 방안 컴퓨터, 내 방안 쓰레기통, 내 방안 모든 것들.

사랑은 침대와 같이 안락하고 포근하며, 언제라도 안식처가 되어 준다.

사랑은 잘 정돈된 책상과 같이 무언가를 할 때에 편한 마음의 공간을 마련해 주며 어지럽혀진 책상은 한바탕 다투고 난 후에 복잡한 심경을 말해준다.

사랑은 책꽂이와 같이 우리의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장르 또한 다양하다. 로맨스부터 시작해서 드라마, 코미디, 에로티카까지 있다.

사랑은 컴퓨터와 같이 복잡하고 어렵지만 알고 보면 단순하다. 한번 고장이 나면 쉽게 고칠 수 없기도 하여 새로운 것으로 바꿔야 할 때도 오고는 한다.

사랑은 쓰레기통처럼 내 안의 더러운 것들을 모두 모아 깨끗이 버려준다. 가끔은 감정소비가 되어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모하고는 하지만 그 쏟아낸 에너지조차 재활용되어 이따금 새로운 감정으로 되돌아오고는 한다.


사랑은 가장 행복하고 여운 깊었던 여행이기도 하다. 어느 곳에서든 곁에서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고, 신선한 바람을 안겨주고, 따뜻한 공기로 순간들을 감싸주었던 시공간이었다.


처음으로 느꼈던 사랑은 곧 마지막 사랑이었다.

첫사랑, 그 자체의 느낌은 그때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함께 한 순간들 모두가 처음이자 마지막, 곧 영원이었다.

세상의 사람을 굳이 두 부류로 나눈다면 자신과 타인으로 나눌 수 있겠지만 사랑할 빠지면 나와 너로 나누게 된다. 둘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사랑을 비유할 수 없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無‘다.

마치 사랑의 반대말이 상처도 아닌 증오도 아닌 ‘無’인 것처럼 상처 역시 사랑의 반대가 아닌 사랑과 함께 공존하는 것. 슬픔을 모른다면 기쁨의 크기를 잴 수 없고, 아픔을 모른다면 치유의 의미를 모르듯 상처의 반대말도 사랑이나 치유가 아닌 ‘無‘라는 사실에 느껴지는 중력보다 무거운 무기력. 오히려 감사했던 상처들.

무기력, 무의미, 많은 ‘無’에 대한 저항이라도 하려면 상처라도 필요해.


“사랑은 free, 상처는 service, 치유는 self"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절인연은 대부분 끝이 좋지가 않다.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과 굳이 한 시절만을 잠깐 보내다 "good bye"할 필요가 있겠는가. 좋은 인연이라면 계속 이어나가려 하겠다.

누군가와 한 시절을 즐거이 보내다 훗날 되돌아보면 좋은 기억이 많겠지만 끝맺음은 썩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된다는 말은 인연은 만들어 가는 거야라는 말로 인해 퇴색된다.

지난 인연의 안부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내겐 당시의 추억과 그리움은 항상 잘 지내고 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04화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