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는가?
AI는 제2의 석유라는 말처럼, 인공지능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다. 미국과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은 이 거대한 규모 경쟁을 그대로 따라가기엔 시장 크기와 재정 크기가 한계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비슷한 경제 규모를 지닌 대만, 일본의 사례를 교훈 삼되, 한국만의 강점을 살린 ‘작지만 단단한 자체적인 AI 생태계’구축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대만은 TSMC와 같은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들과 더불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빅테크들과도 손잡아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 센터를 추진중이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에서 발표한 고품질 공학 인재 부분에서 늘 아시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인재를 배출해내고 있다. 일본 또한 외국 인재 및 Open AI와 같은 해외 기업 유치를 통해 AI 산업을 키우고 있다. AI와 관련된 규제를 줄이고, 외국인 창업자를 지원하고, 1조엔에 달하는 예산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장기비전, 과감한 재정 투입, 해외 협력, 인재양성이라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한국은 ‘칩-데이터센터-보델-서비스’ 전 과정을 국내 기업만으로 구축할 수 있는 드문 국가다. 삼성과 SK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주요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플랫폼을 보유하며, IT 대기업들이 AI사업에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는 점은 대만과 일본이 부러워할 만한 자급형 통합 구조다. 이러한 강점만으로도, 두 국가에 결코 뒤쳐지지 않을 만한 인프라를 갖췄다. 하지만 두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을 보고 배워야 할 점도 분명하다. AI 인재 양성부터 울산 SK-AWS 데이터센터 같은 해외 기업과의 협력의 확대,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장기 계획의 수립까지 우리가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이처럼 기술 전쟁이 본격화되며 우리나라의 AI산업에 대한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많은 미디어와 국민들이 AI 패권을 얻지 못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IT 강국으로서 지난 세월 쌓아온 기술이 있고 인프라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절대 불리한 위치가 아니다. 앞서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대만과 일본도 미국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과 자체적인 생태계를 형성할 하드웨어적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무엇보다, 두 국가 모두 이제 첫 삽을 떴다는 점이 중요하다. 공격적인 정책과 계획도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새 정부가 자신감을 갖고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 차분하게 장기전에서 승리할 계획을 수립한다면, 분명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