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언어'. 인류의 오래전부터 꾸준히 발달하고 또 발달하여 현재까지 수 많은 모습으로 남아있는 '표현의 방식'들 중 하나. 내가 본 이 영화는 '언어'로 나타낼 수 있는 작은 진심들과, 약간의 환상, 또 아름다운 영상미와 빗소리가 선사할 수 있는 최선의 조합임에 확신한다. 이 영화의 제목은 '언어의 정원'이다.
제목을 따로 붙여야 되는데, '언어의 정원'이라는 영화의 제목이 딱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감성을 담고 있길래 제목을 굳이 따로 붙이지 않았다. 언어의 정원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비가 오는 장마철에 어느 공원 벤치에서 만난 두 남녀가, 서로를 점점 알아가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46분의 영화로 마지막 6분 크레딧을 빼고 나면, 40분의 영화다. 다른 영화에 비해 굉장히 짧은 영화다. 하지만 영화가 담고있는 감성은 46분 그 이상의 가치였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라는 설정을 이용했다. 덕분에 영화의 초중반은 감성 그 자체였다. 끊이질 않고 내리는 비, 캐릭터들의 잔잔한 대사, 그들이 주고받는 티키타카까지도 정말 감성졌었던 것 같다. 물론 비만 내린다고 이 영화가 감성의 끝판왕인 영화는 아니다. '언어의 정원'은 '날씨의 아이'나 '너의 이름은'에 못지 않은, 혹은 그 이상의 영상미를 갖고있었다. 아름다운 작화가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다. 캐릭터들의 대사 또한 압권이었다. '언어의 정원'이라는 제목 답게, 대사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느낌이었다. 여주인공의 직업이 '고전 문학 선생님'이라는 설정도 그 때문인 것 같았다. '천둥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그러면 널 붙잡을 수 있을텐데'. '천둥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붙잡는다면 난 떠나지 않으련만'. 만엽집에서 인용한 대사를 영화에 사용한 장면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남아있었기에 더욱 영화가 차분하고 잔잔한 감성을 품었던 것 같다. '비'라는 설정과, 아름다운 영상미 마지막으로 캐릭터의 대사까지 참 '아름다운 영화'였다.
막장 집안을 가지고있는 남자 주인공. 그에 못지않게 불행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여자 주인공. 두 주인공들이 비가 내리는 어느날 공원 벤치에서 만나, 담담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이름도, 나이도 이야기 하지 않고 오직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장면들이 참 멋진 연출이었던 것 같다. 알지도 못하는 서로가 기막힌 우연에 이끌려, 서로를 찾게되고, 알아가며, 결국엔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는, 결국 두 주인공 다 관계에 지칠대로 지쳐버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연출이다. 그러니 알지도 못하는 서로를 의지하고 찾게되는 것이다. 영화는 '사랑'보다 훨씬 더 지독한 '고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마지막에 여자 주인공에게 폭언을 뱉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과 그걸 들으며 남자 주인공에게 달려가 안기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은, 참 안타까웠다. 인간은 평생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고독하게 살아온 사람들에게 서로에게 '의지하는 감정'이란 설렐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의지하는 감정'을 '사랑'과 같이 연출한 영화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로맨스물이구나 싶었지만, 마지막 장면을 보고서는 안타까운 감정이 탄식으로 터져나왔다. 슬픈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인 것 같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 중 가장 애매모호하게 끝났다. 새드인지 해피인지 어떤 엔딩이라고 정확히 구분 지을 순 없을 것 같다. 시간이 있다면 꼭 봐보길 바란다. 시간을 들여 볼만한 가치가 있는 정말정말 아름다운 영화다. 모두 이 영화를 보며, 각자의 외로움을 달랬으면 좋겠다.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