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과 내일을 구체화하는 법

by 송현모

좋아하는 작가님 몇 분이 있다. 그중 인스타로 자주 소식을 챙겨 보는 두 작가님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작가로 전향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두 작가님을 H 작가님과 K 작가님이라 하자. H 작가님은 잡지 에디터로 일하셨고, K 작가님은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셨다. 두 분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좋은 인상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두 분의 글을 포함한 근황을 반갑게 확인하곤 한다.


우연히 K 작가님을 인터뷰한 한 매체의 글을 보았다. 최근에 내신 신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눈에 들어오는 구절들이 몇 있었다. 그러다 문득, 작가님이 어떤 회사에서 근무하셨던 건지 궁금해져서 찾아보다가 10여 년 전의 인터뷰를 발견해 그 또한 읽었다. 10년 전의 작가님이 하신 이야기를 읽으려니 좋은 쪽으로 기분이 이상하고 묘했다. 저때의 작가님은 지금의 본인을 상상해 보셨을까? 지금의 작가님은 과거의 작가님이 꿈꾸던 것 그 이상일까, 아니면 그와 비슷할까?


한편 과거와 현재의 인터뷰 모두에서 닮고 싶은 구석, 본받고 싶은 구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마음에 쏙 들어오는 문장들, 나의 내일이 되길 바라는 누군가의 오늘을 발견할 때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나의 꿈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만 같다. 사람의 상상력은 무한해서 현실보다 훨씬 멀고 넓은 무언가를 그려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의 상상력이란 때때로 상당히 비루하고 조악하기 그지없어서 현실에 턱없이 못 미친다. 이는 반대로 현실이 상상보다도 훨씬 더 다채롭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현실과 상상은 제각기 다른 특징과 일말의 괴리를 가지고 있다. 그럴 때 누군가의 현실은 나의 상상을, 나의 미래를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 주곤 한다.


타인이 이루어낸 성취를, 타인이 살고 있는 삶을 보면서 부럽다기보다는 즐거운 경탄을 느낀다. '저런 삶이 가능하구나' '저런 걸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선례들을 발견할 때면 나의 비전보드를 더욱 세밀하고 또 넓게 그릴 수 있는 재료를 찾아낸 듯한 기분이 든다. 롤 모델의 힘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이 나오자 아이들의 장래희망 중에 유엔 사무총장이 등장했다는 얘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근데 이걸 읽은 책이 해당 인물의 위인전이었기 때문에 과장이 더해졌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최초, 최고의 기록이 경신되고 새로운 선례가 나타나면 그만큼 더 넓고 큰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물론 아무도 이룬 적 없는 것을 내가 이룰 것이라며 현실 그 이상의 꿈을 꿀 수도 있지만, 앞서 길을 걸어간 사람이 보인다면 이런 길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걸 알게 됨은 물론, 나 또한 그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 믿는 게 한결 쉬워지니까.


나는 그렇게 내 미래를, 내 꿈을 구체화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때때로 느끼는 열등감이나 부러움마저 나의 원동력으로 치환하기에 이만큼 좋은 삶의 자세가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자꾸 타인의 발자취를 좇는 것처럼 느껴진다 해도 괜찮다. 누군가를 따라가면서 성장하는 건 당연한 일이거니와, 아주 많은 롤 모델들에게 수많은 미래의 파편을 얻어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내가 완성할 나의 미래라는 조각보는 그 누구의 것과도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모든 과정은 즐겁기 그지없다. 향상심을 토대로 자꾸 나아지는 나를 좇다 보면 현재의 나와 지향하는 나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자기혐오를 마주칠 때도 많지만, 아직까지 내가 발견한 최선의 삶의 방식이란 이런 것이기에 그걸 견디면서 사는 중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오늘보다는 내일을 더 낫게 만들고 싶어서, 본받고 또 상상하며 끊임없이 미래를 구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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