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에서 배우는 돈 맛의 시작
20,000원을 들고 장을 보러 간다.
하루에 20,000원만 식재료로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20,000원으로 뭘 사나 싶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하지만 식단을 잘 짜고, 거창하지 않더라도 식구들이 좋아하는 한 두가지 메뉴를 잘 선정하면 20,000원으로 장 보기 어렵지 않다. 20,000원을 다 쓰지 않고 몇 천원이라도 남기려고 노력해본다. 20,000원이 체 안되는 돈으로 식비를 해결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온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안된다.
무조건 현금을 사용해야 한다. 만원짜리, 천원짜리, 500원짜리 동전들을 손으로 만져보고 느껴봐야 더 남기고 싶고 더 아끼고 싶어지는 주부 근성이 나온다.
그리고 무조건 가계부를 써야 한다. 이렇게 알뜰살뜰 절약해서 식비를 사용하고 집밥을 먹으며 남은 식재료로 다음 식단을 짜며 장을 보니, 장을 보는 재미와 가계부를 쓰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50억 부자 아빠의 현실경제 수업 [아들아 돈 공부 해야 한다]에서 저자의 아내는 전업주부의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내며 부지런히 집밥을 챙겨 먹으며 세 가지의 돈 맛을 누누히 강조했다고 말한다.
첫째, 아끼는 맛 둘째, 돈을 잘 쓰는 맛 셋째, 돈을 모으는 맛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저자의 아내는 구질구질(?)한 삶을 살아내며 아끼고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아내며 돈을 아꼈고, 돈을 지혜롭게 썼고, 돈을 잘 모으는 맛에 빠져 종자돈을 모아 아파트에 투자하며 돈이 불어나는 맛을 좋아했다고 한다.
돈은 누구나 쓰기 좋아한다.
돈을 쓰면 재미있다.
돈은 아주 쉽게 금방 쓰인다. 그런 돈을 저축하는 일은 늘 어렵다. 허리띠를 졸라메다가도 이내 억누르고 참았던 소비욕구를 폭발해버린다. 좀 모았다 싶으면 돈 쓸 일이 금방 생긴다. 모든 것이 도로묵이되어버린다. 내 삶은 조금 구질구질하더라도 내 통장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현금이 수북히 쌓여있는 삶이 좋을까? 겉모습은 화려하고 예쁘고 깔끔하고 산뜻하지만 정작 그 인생은 마이너스 통장 뿐인 삶이 좋을 것인가?
돈을 좇고 돈에 벌벌 떠는 삶이 아니다.
나중을 위해서 현재 잠깐의 만족을 위해 무모하게 소비되고 있는 소비욕을 좀 줄이고 저축을 해야하는 것이다. 20,000원으로 알뜰살뜰 장을 봐서, 온 집안에 음식냄새를 폴폴 풍기며 나도 그 냄새를 뒤집어쓰고 건강한 집밥을 지어내는 그 시간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
많이 노력했지만 돈 쓰는 습관과 패턴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편이 열심히 벌어온 돈으로 소비를 즐겼다. 소비를 하며 나는 행복을 느꼈고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나서 난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고 진정한 주부구단으로 거듭나기로 결심했기에 조금은 희망이 보인다.
밥냄새를 폴폴 풍기며 돈을 아끼는 맛과 돈을 잘 쓰는 맛을 조금씩 맛 보고 있고 그 재미에 폭 빠져있기에 희망이 보인다.
남편은 늘 빠른 은퇴를 꿈꾸고 있다. 남편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우리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실컷, 폼나게 써왔다.
이제 부지런히 집밥을 부지런히 지어내며 밥냄새를 폴폴 풍기며 진정한주부의 삶을 살아야겠다.
그 시작은 건강과 건강한 돈 맛을 느낄 수 있는 집밥이다. 돈을 아끼고 돈을 지혜롭게 사용해서 돈을 모으는 맛을 좀 더 느껴봐야겠다.
돈에도 맛이 있다.
그 돈맛은 돈의 크기가 아니다. 10원이든 100원이든 100만 원이든 중요하지 않다. 돈이 차곡차곡 쌓이는 비밀의 맛이다. 남들은 모르는 자기만의 기쁨이다. 이런 돈의 맛을 알아야지 돈을 벌 수가 있다.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아는 것처럼 돈도 모아본 사람이 돈 맛을 알 수 있다. 자주 돈맛을 경험해야 한다. 아끼는 맛, 잘 쓰는 맛, 모으는 맛을 자주 경험해야 한다.
아들아, 돈 공부 해야한다.
#주부재테크 #집밥재테크 #집밥 #장보기 #절약 #주부에세이 #전업주부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