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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May 07. 2022

사람보다 반려견이 더 좋은 이유?

찰리브라운과 스누피의 관계를 통해 배우는 교훈



몇일 전

아이들과 함께 스누피 영화를 보았다.






나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자주 즐겨보던 만화영화였기에 반갑고 좋았지만 우리집 삼형제들이 과연 재미있어 할까가 관건이였다. 하지만 걱정했던 거와는 르게 아이들은 너무나 즐거워했다. 엉뚱한 찰리브라운과 스누피가 펼치는 몸개그에 빵빵 터지며 깔깔 터트리는 웃음꽃은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고 아이들이 웃는 소리를 들으며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들이 웃음꽃을 피우며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싸우고 부수고 악의 감정을 일으켜 곤란을 일으키고 소동을 일으켜 주인공이 그 소동을 해결하는 주류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넋놓고 아무 생각 없이 깔깔거리며 해맑게 웃어야  아이들이 얼마나 무신경하게 자극적인 영상을 보는 건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찰리브라운과 그의 절친 반려견인 스누피가 주는 재미는   만이 아니다. 찰리브라운과 스누피 만화영화에는 잔잔한 감동과 교훈이 있다. 스누피 명언만 따로 포스팅된 리뷰도 많이 보았으니 오래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어렸을 때에는 

그런 감동과 교훈보다는 잔잔하게 재미있는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같다. 어른이 되고 나니 찰리브라운과 스누피가 주는 잔잔한 감동과 메세지가 들리고 보이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서 학교 생활을 간접 경험하고 친구 관계를 배워나간다. 서로 다른 차이점을 존중하고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겨울에 연을 날리겠다고 소동을 벌이고 결국은 실패한 찰리브라운에게 일침을 날리는 새침쟁이 루시!




 말야

절대로 연을  날려

왜냐면 
 
찰리브라운이니까




아이들이  대사를 듣고는 무시당한 찰리브라운을 대변하듯이 분노한다. "저런 나쁜..." 이라며 분노를 표출한다. 주변에 늘 그런 사람 한 두명은 꼭 있다. 약점을 콕 찔러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은근슬쩍 스리슬쩍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 곁에는 늘 그런 사람이 한 명씩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그런 우리를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친구도 있다.







이번에도 실패했구나.

잊지마.
중요한 건
계속 해보려는 용기야.




찰리브라운에게 위로를 보내는 라이너스의 명대사이다. 잔잔하게 가슴을 울린다. 그렇게 루시의 독침도 라이너스의 위로도 다 받아들인 찰리브라운은 스스로 이렇게 정리하고 마음을 다스린다.




루시가 뭐라든 상관없어.

내가 비록 연도   날리고
야구 시합에서 이긴 적도 없지만
그건 내가 노력을 안해서가 아니야.

매일
 마운드에서 연습을 한다면
훌륭한 투수가 될거야.

찰리브라운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이 장면을 보고 아이들에게 내가 받은 교훈을 전할 수 있었다.

"누구나 찰리브라운처럼 실패할 수 있어. 하지만 끊임 없이 연습하고 그 자리를 지킨다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찰리브라운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라는 말이 또 잔잔하게 마음을 울린다.


인정받지 못하는,실수투성이 찰리브라운...

정작 자신의 마음은 어떠할까...

자신의 실패와 아픔을 직시하는 찰리 브라운...



스누피.

왜 내가 하는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는 걸까?

애들이 나를 정말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

새로 이사온 그 아이는
너처럼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줄까?

걔는 충고를 하거나
판단하지 않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지.

곁에서 내 얘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있어서 정말 좋아.


스누피.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찰리브라운의 명대사를 곱씹으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찰리 브라운의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강아지, 애완견인 스누피... 충고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애완견 스누피... 찰리브라운의 얘기를 묵묵히 들어주는 참 좋은 친구 애완견 스누피...



말을 하지 못하는 강아지이지만 강아지도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한다고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자식을 낳지 않고 예쁜 반려견을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우는 것일게다. 젊은 사람 뿐인가... 적적한 노후를 보내는 부부에게도, 상처 많은 사람들도 자식보다 애완견으로 위로받고 만족을 얻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그런 것일 게다.

 




다른 사람처럼 쉽게 나를 판단하지 않고, 충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따르는... 비록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소통하고 교감하고 정서를 나누는 그들만의 문화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혹은 알면서도 친한 사람에게, 가족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사는 지 모른다. 어줍잖은 충고로 판단하게 된다. 그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을 충직하게 묵묵히 들어주지 못한다. 우리에겐 간사한 혀가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아름다운 말로 천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독사가 되어 사람의 가슴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 할퀴기도 하고 두고 두고 상처를 남기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아프게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때로는 스누피처럼....

찰리브라운의 충직한 반려견처럼...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간사하고 악랄한 혀가 있더라도, 머리 속에 무수한 비판과 충고가 스치고 지나가더라도 묵묵히, 잠잠히 들어줄 수 있는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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