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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Aug 19. 2021

부족한 엄마라서 기도로 키웁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엄마의 변화

나에겐 세 아이가 있다.

나에게 주신 세 아이들을 너무 잘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겐 지혜가 없고 능력도 없다. 너무나 무지하고 부족한 엄마에게 하나님께서는 왜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의 아이들을 나에게 맡기셨을까...


나는 모태신앙은 아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유년시절 교회에서 말씀과 찬양을 먹고 자랐다. 교회 일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던 엄마  덕분에  시절 배운 찬양과 말씀들이  안에 늙어서도 평생 떠나지 않을 말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게 중학생 시절까지는 교회 안에서 자라났다. 작은 시골교회에 다니고 있었지만 수련회도 다녀보았고, 성가대에서 입만 벙긋 벙긋 거리며 찬양도 해보고, 크리스마스에는 좋아했던 교회 오빠 손을 맞대며 찬양율동을 하면서 예수님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기보다는 교회 오빠 손에  손이 맞닿은 사실에 기쁘고 설레었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했다.

고등학교가 되면서 교회를 떠났던 것 같다. 열정적이던 엄마가 먼저 교회에서 받은 상처와 교만한 믿음으로 등을 돌렸고, 주변에서 끌어줄 만한 사람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교회를 떠나서 세상 속에서 푹 빠져서 살았다. 나이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20대의 꽃다운 시기를 교회에서 보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한참 젊음과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시기를 하나님 안에서 꿈과 비전을 세우며 하나님의 일들을 감당해나가며 성숙해졌을 그 시간을 놓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 우리 교회 청년들을 보면 너무 예쁘고 귀하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여서 귀하고 더 아름답게 보인다. 삼삼오오 이야기 꽃을 피우며 믿음을 나누고 하나님을 악기로, 목소리로. 주신 달란트로 찬양하며 하나님의 일들을 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30대가 조금 넘었을 때, 아주 젊고 건강했던 친정엄마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고 , 아픈 엄마를 위해서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하나님을 간절히 찾았다. 친정엄마는 아직도 병원에 계신다. 하지만 난 그렇게 다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다시 만났고, 다시 교회에 나갔지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는 못했다. 그저 형식적으로 교회에 나가서 하나님을 믿는 척했던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다. 그래도 찬양할 때는 기쁘고 행복했다. 찬양이 끝나고 설교 시간이 되면 내 마음은 180도 달라져버렸다. 지루해졌고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이 가득해져 버렸다. 신랑을 따라 타지로 신혼살림을 꾸리고 낯선 환경 속에서 첫 아이를 낳고 찾은 교회 유아실은 '어디 친해질 만한 엄마 없나?' 기웃거리며 친해지려고 간식을 건네고 주고받으며 아이의 개월 수를 물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교제가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이렇게 교회에 가니 기쁨이 없었다. 어느새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며 돌도 안된 큰 아이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다가 보면 끝나버리는 예배시간을 지키는 것이 고역이 되어버리자 마음이 점점 더 멀어졌고,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다시 교회에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했다.


그렇게 큰 아이를 정신없이 키우며 둘째 아이를 출산했고,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키우며 하나님을 잊고 살았다. 마음에 기쁨이 없고 어려움과 두려움만이 엄습해오던 시절이 있었다. 믿음이 좋은 친언니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하라고 조언해주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해 달라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게 도대체 뭔데??'


라는 물음과 거부감만 가득했고 그 말을 잊고 지냈다. 큰 아이가 유치원에 첫 등원하던 날이었다. 애지중지 품에 끼고 키우며, 어린이집도 보내지 않고 5살에 처음 유치원에 보냈던지라 큰 아이는 난생처음 엄마와 떨어지며 정말 많이 울었다. 우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도 많이 울었다. 집에 와서도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문득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울고만 있지 말고 기도를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를 하다 보니 말씀이 읽고 싶어졌다. 성경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5장씩 작정하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려운 철학책을 읽는다는 도전정신으로 읽었다. 5장씩 꾸준히 읽자 진도가 빠르게 나갔다. 이해가 되지 않다도 그냥 쭉쭉 읽어나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성경통독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말이 이해도 안 되고 너무 어려웠는데 알게 되었다. 믿어졌다.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고 나니 믿음의 삶도 태도도 완전히 달라졌다. 내가 편할 때만 지키고, 형식적으로 지키는 예배의 자리가 아니라 사모함이 있고 만족함이 있었다. 찬양이 끝나고 말씀이 시작되어도 말씀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말씀을 통해서 조금씩 깨달음이 있었고, 말씀을 듣는 게 유익하고 재미있어졌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나와 함께 계시며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믿고 알고 깨닫는 삶이었다. 믿음을 더해주시기 위해서, 내 믿음에 더욱 불을 붙여주시기 위해서 새롭게 이사를 간 신도시에서 섬기게 된 교회에서 많은 교육과 훈련을 받게 해 주셨다. '양육반' ' 제자훈련반' '기도 훈련반' '크로스웨이 성경'까지 교회에서 하고 있는 모든 교육과 훈련을 착착해나갔다. 그 안에서 비슷한 자녀들을 둔 비슷한 또래의 엄마 집사님들과 함께 믿음과 삶을 나누며 더 즐겁게 신앙교육을 받았다. 찬양팀을 꾸려주셨다. 그 속에서 싱어로 섬기다가 현재는 드럼도 치고 있다. 찬양팀이 인도하는 어머니 기도회에서 날마다 자녀들을 위해, 남편을 위해, 지역사회를 위해서 눈물 콧물을 흘리며 기도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구역모임 구역장으로 3년을 섬기다가 현재는 구역 인도자로 젊고 예쁜 엄마 집사님들과 함께 구역을 꾸려나가고 있다. 유년부 교사로 섬긴 지 3년째가 되었다. 교회에서 하고 있는 평신도 사역으로 유년부 친구들에게 설교말씀을 전하고 있다. 말씀암송을 담당하고 있어서 날마다 친구들과 말씀 찬양과 손유희를 하며 말씀을 마음에 꼭꼭 심기고 세우는 일도 하고 있다. 유년부에서 총무를 맡고 있어 깊숙이 관여하며 돌아가는 상황에 관심을 가지며 열심히 섬기고 있다. 난 찬양도 잘 하지 못하는데 일요일 정규 예배에 찬양팀의 싱어로 찬양으로 세워주셔서 열심히 섬기고 있다. 그저 세워주셨으니 열심히 섬기는 열심파이다. 그 자리를 주신 이유가 분명히 있으시리라! 이 시간들을 통해서 나를 훈련시키시고 변화시키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확신은 한다. " 이 시간들 그냥 주시지 않으셨으리라...."은혜의 자리들을 놓칠 수가 없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지만 하나님의 일들을 감당하며 자녀를 돌보고 가정을 돌보고 남편을 섬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이 다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마치, 청년 시절 했어야 할 열정과 뜨거운 비전의 날들을 늦게라도 맛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듯하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는 삶을 살게 하셨고, 그 삶을 사는 동안 우리 아이들을 입혀주시고 먹여주시고 키워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믿게 된다. 하나님의 일들을 하느라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 무심하거나 절대 방관하지 않는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이런 믿음을 가지게 된 것도 다 주신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서였다. 유별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나도 가끔은 나의 이런 열심이 이해가 안 될 때도 있다.


날마다 고백한다.

'왜 내게 이런 믿음 주셔서 내 맘을 감동해

주 예수 믿게 하는지 난 알 수 없도다"


왜 나에게 이런 믿음을 주셨는지 모르겠다. 그냥 부족한 엄마라서 기도로 아이들을 키우기로 작정했다. 나에게 주신 세 아이들을 너무나 잘 키우고 싶은데 나에겐 지혜도 없고, 능력도 없으므로 나는 오늘도 기도의 자리를 지킨다. 아이들을 잘 키우려고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을 더 만나고 더 알게 되니 내가 더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믿음을 주신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시려고, 부족한 나를 변화시키셔서 하나님의 일을 하시려고 믿음을 주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나님을 알지 못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아이들을 키우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 앞에서 넘어지고 쓰러지고 가슴을 치며 아팠던 순간에 하나님의 은혜로 섰고 용기를 내서 일어났고, 부족한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고 회개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애를 쓰며 그렇게 엄마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서 내가 자라고 변하는 동안 아이들 또한 책임져주실 하나님이심을 내가 알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의 자리를 지킨다.

먼저 주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할 때 하나님께서 반드시 내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고 책임져주신다. 이 삶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시다. 약한 나를 들어 쓰시는 하나님이시다. 들풀에 피어난 예쁜 꽃들을 보며 고백한다.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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