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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un 30. 2022

큰 아들의 무게

아들아 너에게 자꾸 기대해서 미안해! 동생들이 너를 너무 좋아하는 걸..

틈틈히 아이들에게 학교 공부 중에 어려운 것은 없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없는지 묻고 체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러면 뜻하지 않게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소소한 팁도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시간입니다. 선행도 좋지만 무엇보다 배우고 있는 내용을 잘 이해하고 넘어가야 다음 단계도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기에 자주 체크하고 모르는 부분은 문제집으로 한번 더 풀어가며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아이가 수학 시간에 배우는 모형에 따라, 도형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며 화를 냅니다. 그런데 첫째 아이가 그런 둘쨰아이에게 말합니다.


" 모르는 게 있으면 확실히 배우고 넘어가야 돼.

그래야 3학년 때 수학이 쉽고 4학년 때 수학이 쉬운거야.

그냥 넘어가면 안돼!"


큰 아이가 야무지게 동생에게 조언하는 걸 듣고는 " 형아가 잘 알고 있네." 라고 말해주자 큰 아이가 다시 대답합니다.


"엄마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거든!"


순간 잊고 있었던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어린 큰 아이를 붙잡고 늘 그렇게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는 몇 번이고 다시 풀어보게 했습니다. 사실, 동생들도 그렇게 해줘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놓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큰 아이의 사소하고도 소소한 조언에 무언가 안심이 됩니다. 동생들은 엄마인 나를 통하지 않고 형아에게 바로 배우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행히 동생들도 그런 형아를 잘 따르고 형아의 모습을 잘 모방하니 큰 형아인 큰 아이의 어깨가 새삼 무겁게 느껴집니다.







유독 머리모양에 신경쓰는 큰 아이는 아침마다 가지런한 머리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물을 듬뿍 묻히고 부지런히 빗질을 해댑니다. 그것 또한 엄마가 도와주었던 방법이였죠. 이제 제법 큰 큰 아이가 한결같이 그러고 있기에 조금 더 부지런을 떨어 아침에 머리를 감아보라고 애기해줘도 아직은 귓등으로 스쳐갑니다. 머리카락에 물을 묻히고 빗에도 살짝 물을 묻혀 부지런히 머리카락을 정돈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막내 녀석이 아침에 양치질을 마친 후에도 화장실에서 안 나오고 있길래 살짝 보니 형아를 똑같이 모방하고 있습니다. 빗에 물을 묻혀 헝크러지지 않은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모습도, 표정도 완전 큰 아이로 빙의해 머리를 빗고 있는 막내의 모습에 큰 아이의 어깨에 실릴 수 밖에 무게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확실해졌습니다







정말 큰 아이에게 부모로써 모범을 잘 보여야 하겠습니다.

정말 큰 아이가 동생들에게 더 좋은 본이 되도록 좋은 말을 아끼지 않고 격려해주며 칭찬해주어야겠습니다.

정말 큰 아이 하나만 잘 키우면 반은 성공한 듯 합니다.

정말 큰 아이의 어깨가 무겁지 않을 수 없지만 어깨에 무게를 실어주어야 하네요...




큰 아들... 미안...

어쩌겠니...

동생들이 너를 가장 많이 모방하고

너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한단다...



#큰아이 #맏이 #큰형아 #형제키우기 #무게 #모범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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