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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ul 21. 2022

다시 고전앞에 서다

고전이라는 넓고 깊고 푸른 바다에 내 배를 띄우자


참 살기 힘든 세상이고 갈수록 힘겨워지고 있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늘 아이들에게 미안한 것이 그래도 나는 지금의 아이들에 비하면 좋은 시대에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어렸을 적에는 말이야~" 하고 추억을 회상하며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연신 부러워합니다. 물론 그 풍요로운 선물 안에는 그저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며 모든 것을 바쳤던 우리 부모님 세대의 고통과 헌신이 가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물려받은 풍요와 기회는 우리 아이들에게 잘 전해주어야 마땅한 것 같은데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나 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치열하게 12년의 공교육과 사교육을 마쳐도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사회 안에 있습니다. 거기에 AI혁명이라는 타이틀 속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던 수많은 변화를 직접 맞보고 부딪히고 경험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던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고, 그러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수도 없이 얘기를 듣긴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왔다는 사실 앞에서 그저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엄마 인문학] 김경집 저자의 단호한 외침입니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채 아이의 행복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강요된 행복이고 보상을 바라는 희생입니다.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반성은 나 자신을 찾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성찰함으로써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인격적으로 살기 위한 모색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부모가 먼저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며 미래의 삶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추구해야 합니다.




[엄마 인문학] by 김경집



한참 인문학 열풍에 함께 휩싸이며 쉽게 접하는 인문학 책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 를 읽은 후에 잠자고 있던 머리가 확 깨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조건 고전이다!

무조건 인문학이다!

아이들에게도 고전과 인문학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읽고 사유하며 빛나는 지식으로 나를 무장하고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며 나를 돌아보고 세상이 돌아가는 눈을 보는 힘을 길러주어 그 안에서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 까지 일깨워줄 수 있도록, 고전과 인문학을 가르치는 것이 내가 엄마로써 아이들에게 세상적으로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숙제이고 과제이구나!











몇천년 전에도 빛나는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세상의 한 획을 그은 천재들의 생각과 사상을 들여다보며 고전을 통해서 감히 그들과 함께, 그들의 생각을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고전문학으로 쉽게 시작하며 다양한 고전과 인문학을 접하며 한발 한발 내딛으며 고전문학을 통해 역사가 궁금해졌고 역사에 관심이 생기면서 고대미술이나 예술 등에도 눈에 틔였고 공자와 소크라테스를 만나려는 시도까지는 했지만 결국 엄마는 [철학] 이라는 주제앞에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깊고 너무도 넓고 너무도 시커먼 망망한 바다같이 느껴졌기 때문에 겁을 집어 먹고 배를 돌려 육지로 돌아갔다고나 할까요...








고전의 매력은 여전히 나를 유혹하는 듯 했지만  잠시 내려놓았던 나에게 [고전에게 묻다] 김경진 저자가 '괜찮다. 다시 용기를 내보라.'며 다독여주는 듯 합니다.  많은 이들이 고전을 읽고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고전이란 '겁나게 두툼하고 너무 오래전 이야기며 어렵기까지 한 책' 이라고 여기기 쉽다며 저자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로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심정에 나를 감정이입하고 동일시하게 되는 것은 훌륭한 공감의 방식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주인공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중심적 메시지의 화자이기도 하고 그 주변에 수 많은 인물들 또한 나름대로 세상의 중심이 된다고 말합니다.



소설 속에서는 들러리나 조연일 수도 있지만 세상에 그 어느 누구도 들러리나 엑스트라로  사는 것은 아니기에 하나의 시선과 하나의 해석의 존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심오한 사상에도 나의 이성을 이입하고 수용하고 해석하며 읽은 후에는 나의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인과 바다를 읽을 때 바다에 집중해보는 것,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가 아닌 장미꽃에 집중해보는 것 이겠죠. 그러면 모든 시각이 다양하게 펼쳐지기 시작하고 단지 이야기의 흐름을 재생하는 것 아니라 읽으면서  놓쳤던 다양한 감각을 직접 느끼고 짚어보는 것 자체가 훌륭한 상상력의 과정이고 고전을 통한 저자와의 진정한 공감의 소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몇일  [ 아이들에게는 예쁜 유리관이 필요 없다] 라는 브런치 글을 발행하면서 오래 전에 읽고 다시 들춰보지 않았던 [어린왕자]책을 들춰보았습니다.



엄마들과 독서모임을 하면서 읽었던 책인데 그땐 온전히 '어린왕자' 시선과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었  같아요. 온전히 주인공에게만 집중하고 주인공에게 펼쳐진 사건만 바라보며 그저 텍스트대로 따라갔던 거죠.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유리관 속에 갇힌 장미] 에게 마음과 눈길이 갔고 주인공 '어린왕자' 아닌, 어린왕자에게는 소중하지만 주인공은 니였던 '장미'  집중하며 유리관 속에 보호되어 있었던 장미,  유리관을 어린왕자가 치워줌으로 장미가 만나야  바람과 벌레들, 하지만 그것들을 견디고 나면 나비가 찾아오게  기쁨들을 상상하며 우리 아이들의 삶을 개입해보게 되는 인문학적  성찰을 처음으로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저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였고 짜릿했고 잠자고 있던 뇌가 번쩍 깨이는 느낌이였죠. 저자가 말하는 것이 이런 것이였으리라...







모든 책이 그렇지만 고전은 한번 읽은 뒤 몇 해가 지나고 다시 읽으면서 그때와는 어떻게 다르게 읽히는지에 따라 나의 변화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정적이고 풍부한 샘물입니다. 유익한 영상이 넘쳐나고 볼거리가 너무나 다양한 세상 속에서 핸드폰 대신 책을 손에 들고, 리모컨을 내려 놓고 손에 책을 펼치고 독서에 몰입하기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늘상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경고하고 있지만 그런 정보나 지식들은 파편적이고 큰 그림을 그리고 구상하며 판단하고 행동하게 하는 주인의 삶을 만들지 못합니다. 즉 주체적인 삶이 아닌 것이죠.





고전은 고전 (한자)  높은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고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사람들의 인식과 감각을 깨운다. 살면서 더불어  도반이다.



[고전에게 묻다] by 김경집






지은이의 통찰과 지식, 사상과 감성은 고마운 등대가 되어줍니다. 그 등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내가 탄 배가 어떤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지 어떤 바람이 불고 어떤 바다내음이 코를 간질이는지 나의 모든 감각을 열어주어 그것을 느낄 때에 그게 고전이라는 깊고 푸른  바다와 나의 삶이라는 배의 관계가 주는 선물이 되어줍니다. 고전이라는 깊고 푸른 바다 위에서 내 배를 띄울 수 있는 마음의 각오를 다시 새롭게 세워야겠습니다.





폭풍과 같은 10대 시절막 떠나보낸 직후 , 니체를 만나게 된 청년이 니체에게 반해 스물 다섯 살에 니체전집읽기 세미나를 시작하며 니체와 본격적으로 다시 만난 스토리를 담은 [청년, 니체를 만나다]의 저자 정건화도 비슷한 말을 하고 있습니다. 니체를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며 니체를 아는 것에 실패했다고 느꼈던 저자가 그런 실패속에서 자신 나름의 '용법'을 만들어내어 만난 니체가 니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 입니다.






읽기에서 중요한 문제는 니체의 텍스트로부터 '정답'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의 마주침 속에서 나만의 독특한 오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변화를 통해 내가 세계를 감각하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졌음을 느끼는 순간들을 통해서 니체를 온전히 만나게 되었음을 저자는 고백합니다.





그렇게 텍스트 안에서 니체와 공자와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를 만나려면 나만의 철학이 있어야 하는  입니다.  고민이 무엇인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떤지를 잡고 있어야 철학자에게 제대로 질문할  있는  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통해서 천천히  배를 띄워 고전의 바다를 항해하며 바람과 물살을 가늠하고 측정하며 앞으로 계속 나아갈  있는  입니다.  그대로 고전이라는 깊고 푸른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되겠죠. 표현 그대로 설레이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쉽지 않을 일이 맞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주저앉아  나아가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역시 고전이라는 생각 뿐입니다.

많은 자기개발서와 베스트셀러의 매력적인 책제목이 눈에 들어오지만 어쩌면 사실 뻔하고도 뻔한 내용들입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고전의 바다에 배를 띄어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아울러 접점을 만들어 주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그것이 창조의 힘이 된다고 하죠.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인문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합니다.






인문학은 삶과 세상에 대한 의미를 보여주고 질문하게 하는 동시에, 미래로 가는 길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 꾸러미를 품고 있습니다.

그 열쇠를 우리 아이들에게 줘야 해요.
그러려면 내가, 엄마들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에 있어서 마지막 희망은 엄마입니다.

내 아이가 거기 있어요.
더 크게 보면 우리의 미래가 거기에 있지요.



[엄마인문학] 김경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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