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고요한 침묵속에서 문득 너의 재잘거림이 그리워지는 순간
유치원에서 물놀이를 한다고 전날부터 조잘조잘 신이 나서 등원한 우리 막내.
갈아입을 여벌옷에 수건까지 챙기니 유치원 가방이 꽤 묵직하다. 혼자 그 무거운 가방을 메고 태권에 갔다 올 것이 안타까워 가방의 짐에서 가볍게 해주고자 유치원 하원 길에 마중나갔다.
그런데 나를 보자 마자 구세주를 만난 듯 달려오며
"엄마. 나 오늘 하루만 태권도 쉬어야겠어." 한다.
순간,
괜히 데릴러 왔다는 생각과 그동안 가끔 한 번씩, 태권도 안 가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을텐데 ...억지로 태권도에 다녀온적이 있을까 생각하니 또 갑자기 짠하기도 하다.
그래: 하루 쉬자. 하루 쉬는 건 어렵지 않지.
어제 집에서 데리고 있었더니, 이 시간 되니 태권도에 간 조그만 녀석이 또 생각이 난다. 이렇게 비오는 날 또 집에 오고 싶지 않았으려나...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치원 가고 태권도 바로 가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수다쟁이 녀석이 없는 조용한 시간을 양심의 가책없이 좀 더 즐기자 . 후후...
줄넘기에 꽂혀서 하루종일 줄넘기를 하러 나가자던 이 녀석은 갑자기 실뜨기 놀이에 꽂혀서 하루종일 자기랑 실뜨기 놀이를 해달라고 졸라댄다.
오늘은 실뜨기 놀이 더 많이 해줘야지...
한 시간도 안 되어서 난 지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