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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Nov 10. 2022

나무에게 배우는 지혜와 도전

주부에세이(8)

무성함이 가득했던 초록 잎사귀들이 언제 이렇게 노랗게, 붉게 물들었는지, 이제 마른 잎사귀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나 둘  그 가지에서 떨어져 나와 앙상한 나뭇가지의 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앙상해진 나뭇가지를 보고 있으니 무성한 초록 잎사귀들을 떨궈버리고 다시 더 풍성한 잎사귀를 품고 내기 위해서 다시 스스로 열심을 낼 나무들이 기특하게 느껴진다.


우리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겨울 내내 나무는 오롯이 겨울의 차가움을 견뎌낸다. 겨울을 견뎌낸 나무는 땅속 기온이 점차 오르기 시작하면 부지런히 뿌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뿌리로 수분을 모아 기로 내보내야가지 끝까지 수분이 도달해 싹을 틔울  있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을 나무는 오롯이 혼자서 감당해낸다. 추운 겨울을 그렇게 버티고 내년에 새순에서 예쁜 꽃이나 잎사귀를 내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는 나무가 새삼 대단해보이기 시작한다.





농부도 얼었던 땅이 녹고 풀리면 새로운 수확을 기대하며 고단한 작업을 시작한다. 씨를 뿌리기 전에 광활한 땅을 갈고 닦으며 준비하기 시작한다.








나무는 자연섭리에 따라서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을 준비를 묵묵히 해 나가고 있다. 세찬 바람을 혼자 감당하며 부딪히며 그 아프고 세찬 경험을 통해 연단이 된 나무만이 화려하고 푸르른 봄을 맞이한다.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움직일 수 없고 그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는 나무도 추운 겨울을 버틸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계획하며 준비해야 할까?





늘 반복되는 일상과 아이들을 양육하는 시간들, 전업주부로써 성장하는 아내, 주부, 엄마, 나 자신이 되기 위해 손에 잡고 선택한 것이 책이였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나 스스로 변해가는 과정의 유익과 만족을 누리며 푹 빠져 살았다.





무언가 눈에 띄는 확연한 변화는 아무 것도 없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그런 성장과 유익이기에 가끔 답답하기도 하다. 이런 고상한 취미는 집어치우고 난 좀 더 현실적인 일들을 즐기고 감당해야 하는 건 아닐까! 너무 게으르게 사는 건 아닐까! 두려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고단한 과정을 겪고 열매를 손에 쥔 승리한 자들이 하나 같이 말한다. 독서를 통해 부지런히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인생의 꽃을 피울 수 없다고.





성공한 사람들이 내일을 위해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처럼, 농부가 얼었다가 녹기 시작하는 땅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기 시작하는  처럼, 나무가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자신을 담금질 하듯이 세찬 세파와 부딪혀 보고  아픈 경험을 통해 연단된 후에야 비로소 화려한 인생의 봄을 맞이하는  처럼, 나의 뿌리에 독서라는 자양분을 품고  뿌리가 계속 뻗어나가도록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인생의 아름다운 꽃이 피는  날이 오겠지.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어제와 똑같은 하루를 다시  똑같이 반복해서 살아낸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쌓이고 열심과 노력과 실패와 일어서는 과정이 충분히 쌓이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밖에 없는  때를 묵묵히 기다려본다.



지금도 홀로 차가운 땅 속에서 뿌리를 지키며 내년에 푸르른 잎사귀와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위해 버티고 있는 나무처럼 버티고 살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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