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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Nov 18. 2022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

주부에세이 (13)



평안하고 잔잔한 삶을 원하는가?

도전적이고 성취적인 삶을 원하는가?




평안하고 잔잔한 삶은 듣기만 해도, 상상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한 마을이 있다. 아담한 벽돌집에는 오랜 세월 날이면 날이면 날마다 집 안을 깨끗하고 말끔하게 유지하느라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단정하고 자그마한 능금빛 뺨의 노부인이 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늘 제자리에 정리하며 먼지 하나 보이지 않도록 온 집안을 쓸고 닦으며 청결함을 유지한다. 그의 남편은 평생 묵묵하게 꿋꿋하게 일하면서 살아왔다. 굳은 살이 박힌 홀쭉한 노인이다. 저녁이면 노인은 소리내어 신문을 읽고, 아내와 딸은 한시를 아까워하며 허리를 구부리고 바느질을 한다. 앞서가는 문명과는 한참 뒤떨어진 듯한 이 잔잔하고 고요함이 가득한 조그만 마을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한 해가 되면 또 다음 해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부지런히 일하면서 평생을 잔잔하게 조용하게 보낸 이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죽음이 찾아온다.  반가운 친구의 방문처럼 느닷없는 죽음이  친구처럼  그들에게 찾아오는 것 이다.










달과6펜스에 나오는 일부분이다.

나는 왜 별안간 이 구절을 읽고 화들짝 놀랐는지 모르겠다. 늘 별일 없는 평탄하고 평온한 삶을 꿈꾸면서도, 그저 오늘 하루 감사하며 평온한 일상에 만족하면서도, 이것이 얼마나 게으르고 무지한 일상인가 별안간 불안감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시대와 뒤떨어진 조용한 마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맞는 말이다.

안정만을 추구하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늘 안정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변화는 늘 설레이면서도 두려운 것이다. 그 선택이 어떤 시간을  선사할지 알 수 없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그 시간이 근사하다면  탁월한 선택이였다고 자찬하는 시간이 될 것 이고 ,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는 아픔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상황이 후자라면 그때 만약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지를 생각하며 후회 안에 머물러 있을 것이 이다. 변화를 꿈꾸면서도 그 순간 선택하지 않았던 그 안전한 삶이 못내 아쉬워 질 것이 뻔하다.


'









세상은 때로는 매정하다.

이유도 모르고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한날 한시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세상에 홀로 던져져 무수한 선택을 하며 선택에 따른 대가를 치르며 살아간다. 평탄하고 잔잔한 삶을 원한다면 조용하게 겸손하게, 운명의 가혹한 신의 눈에 뛰지 않도록 얌전하게 사는 것을 때로는 지혜로 여기며 살아가기도 한다.





소박하고 무식한 사람들의 무지가 지혜와 지식이 넘치는 사람들보다 가끔은 더 지혜로울 수도 있다. 구석진 데서 살지만 그냥 조용히 만족하며 양순하게 살아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조용한 마을' 에 사는 그들의 삶은 아름다운 삶일까? 죽음이라는 친구가 찾아올 때까지 그저 잔잔하고 평화롭게 사는 것이 정말 가치 있는 삶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진취적이고 쟁취적인 성취하는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한 편으로는 잔잔한 평화로움을 가장 강렬하게 원하고 추구하며 살기도 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아무런 풍파 없이 인생이라는 항해에 돛을 달 수 없다. 풍파는 전진하는 자의 벗이라고 그 유명한 니체가 말했다.











나는 늘 안정적이고 평탄한 삶을 추구하고 원했다. 하지만 고난이 유익이라고 고난앞에 맞서는 용기와 헤쳐나가는 과정들을 이겨내야만 좀더 넓은 지중해로, 목표한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겠지.






나는 평탄하고 잔잔한 삶을 조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어찌보면 무모한 바램이고 게으르고 나태한 생각이다. 때로는 가혹한 운명의 신의 눈에 띄여 시험과 고난으로 영혼까지 탈탈 털려도 그 시간을 통해 인간은 불완전함에서 조금씩 완전함으로 나아간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그 말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

불완전하기에 인간이다.

하나님께서 딱 그만큼의 능력과 지성만 주신 것이다.

그러니 좀더 도전적이고 쟁취적인 삶을 맞닥들일 준비를 해야겠다.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불완전한 나를 조금 더 완전하게 다듬어갈 고난과 문제속에 자진해서 뛰쳐들어갈 용기도 때로는 필요하다.  좀더 용기를 내보자.





가진것과 가지지 못한 것의 차이를 깨닫고 자신이 가진 것을 가지고 가지지 못한 것을 얻고자 길을 나서며 교역이 시작된 것처럼, 내가 가진 것을 지니고 가지지 못한 것을 얻고자 새로운 모험을 떠났던 그들처럼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맞을 준비를 좀 더 자신있게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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