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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Nov 14. 2022

일기를 왜 쓰냐고?

주부에세이(13) 더 집중하자. 나만의 공간에서 나에게.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인스타에 너무나도 많은 곳에 글을 쓰고 흔적을 남기며 일상을 기록하고 있기에 일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놓치고 살았다.


어느 모양으로든 글을 늘 쓰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던 것 같다. 하지만 일기는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대중적으로 보여지고 평가받게 되기를 즐기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는 sns와는 차별화 된 다른 공간이다.


좀더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좀더 솔직하고 진솔한 글을 쓸 수 있다. 글을 쓰며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가치관이 생겨난다.






가끔 sns 소통하며 그것을  표현하고 전해지지 안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있을 때가 있다. 쓰고  글을 후에 보면, 내가 의도했던  과는 다른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고 있는 나를 보기도 하고,  의도와는 상관없는 댓글들, 글을 반만 읽고 반은 어림잡아 짐작하며 성의는 있지만 집중하지 않은 것이 뻔히 드러나는 글들을 보며, 나는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글을 쓰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홀로  세상 속에서 어떻게든 소통해보고 싶어 다양한 텍스트로 표현하며 신호를 보내고 진정한 소통을 시도해보지만 신호들이 모두 공통된 의미와 가치를 지닌 그것이 아니라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전해지고 , 전하려는 뜻은 모호하고 불확실하기만  것이다.











마음 속에 품은 나만의 소중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부지런히 전해보고 싶어 안달이 나서 구구절절 텍스트를 늘어놓아 보지만 보통은 관심이 없거나 그것을 받아들일 힘도 없다. 다른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개중에 진심 담긴 소통이 이루어질 때도 있는데 그럴때면 그 글에서 글로 나누는 그 따뜻한 교감이 얼마나 가슴을 뛰게도 하고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지 모른다.





 우리는 더불어 함께 나란히 나란히 사이좋게 살고 있는  하지만  조차도 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도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외롭게 살아갈  밖에 없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지만 실상은 잘 모를 때가 훨씬 많다. 낯선 이국 땅에 와서  나라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름답고 심오한 생각을 깊이있게 표현하고 말하고 싶어도 결국 기초 회화책에 담긴 진부한  문장으로 밖에 표현할  없는 한계가 저마다 다는  이다.








작가란 글 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해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 아랑곳 하지 않아야 한다고[달과 6펜스]의 서머싯 몸이 말했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를 꿈꾸고 글 쓰는 것을 즐긴다면 그저 글을 쓰며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에서만 보람을 찾아야 한다는 문장이 참 많이 위로가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 좌지우지하며 안달이 나기 보다는 그저 내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것 만으로도 위로와 위안을 받는 글쓰기에 좀더 집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일기를 다시 쓰기로 했다.

그 곳은 소통의 부재가 있어도 답답하지 않고, 누군가의 칭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누군가의 비난에 절망하지 않을 수 있는 깊고 푸른 바다와도 같은 공간이다.

온전히 나와 만나고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우리는 좀 더 만들고 찾고 즐겨야 한다.






그런 단단한 내공이 쌓인 후에야, 누구와도 글로써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마법같은 아름다운 소통이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일기를 쓴다.

내 아이들과도 함께 쓰고 싶다.

가장 값진 그 시간을 함께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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