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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Nov 21. 2022

곧 수능을 치르게 될 너에게...

진정으로 대학에 가야 하는 이유를 찾아서...

 2022 수능이 또 찾아왔고 지나갔다.

수능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을 부둥켜 안고 그 가슴에 얼굴을 파 묻고 눈물 짓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며 괜시리 나도 마음이 물컹해지고, 어딘지 알 수 없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뜨거운 감정이 이내 눈물샘을 자극하며 눈가가 촉촉해진다. 글을 쓰는 지금도 별안간 그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은 나도 앞으로 겪을 일이고 우리 아이들도 겪을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훌쩍 커버린 아이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아이의  모습을 누구보다 많이 보았고 격려했을 것이기에, 오늘준비해온 모든 과정과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겠지..아이의 가슴에 얼굴을 파 묻고 흘리는 눈물은, 그동안 아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아는 이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오늘의 수능을 위해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훈련시키며 그 고된 길을 달려가는 것일까? 별안간 그런 질문 속에서 생각지 못했던 뜻 깊은 사색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대학은 그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필요한 기관인가?

교육의 유일한 목표는 일자리를 얻게 하는 것인가?

대학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와 우리 사회는 '그게 전부는 아니다' 라는 전제를 깔고 있으면서도 잠 덜 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노력하며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행복은 돈과 관련이 있으며, 돈이 있으면 명성도 저절로 따라온다고 외쳐대면서 학생들에게 '대학이란 그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곳' 이라 믿게 한다. 이 것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니라고 예일대 전직 교수의 저자는 [공부의 배신]에서 말한다.






하긴 이것도 옛말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열심히 대학을 나와도 좋은 직장을 보장 받을 수 없고,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대학을 나와 졸업을 해도 막상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르겠다는 대학생들이 많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우리 자녀에게,  아이에게  가르쳐야 겠다는 다짐이 기 시작한다.

 초등 6년으로 기초를 다치고 중고등 6년의 시간을 보내며 학업을 쌓아 목표하는 대학을 정하고 수능을 보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모든 과정을 준비하며  기억해야   가지는, 바로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  '온전한 인간으로 남을  있는 우리의 능력' 키우고 배워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저 좋은 일자리와 스펙을 쌓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해서 대학에 가는 것 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것을 분명히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대학이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는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이것은 사실 굉장히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단순히 학문을 쌓는 것도 아니고, 학문을 넘나 들며 연구하고 능력을 쌓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모든 상황을 의심하고 이러한 의심을 실행으로 옮기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이다.






어떤 일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지 않는다는 건, 각자 자신만의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부의 배신] by 윌리엄 데레저위츠






우리는 우리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흔드는 수 많은 가짜뉴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진정한 교육의 첫 번째 목표는 그것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그것이 가짜 뉴스이고 우리를 현혹하는 거짓 문구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에 의문을 품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에 대해 나만의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고 그 과정을 대학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 이다. 이것은 쉬운 것 같고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놓치기 쉬운 본질인 것 같다.








대학은 몇 년간 세상 밖에서,  그리고 가족의 기대와 직업 선택의 갈림길 사이에서 멈춰 서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멀리 떨어져 심사숙고할 수 있게 도와준다. 대학은 '삶이 자신을 집어삼키기 전에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p124)는 것 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학생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 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낭만주의 시인인 존 키츠는 이 세상을 "영혼을 만드는 계곡이다" 라고 표현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크고 작은 문제와 시련과 어려움 앞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극복하고 단련하며 변화하고 성장되어 나가는 시간이 "영혼을 만드는 계곡"이라는  이다.  계곡을  만들어내면 비로써 진정한 자아가 실현되고 형성되는  이라는 말에, 내가 가끔 만나는 문제와 두려움 앞에서, 아이들이 만나게  어렵고 불안한 미래와 환경 앞에서 조금은 용기를   있게 된다.









흥미로운 사람.

별 관심이 가지 않는 사람.

어느 사람이 더 마음에 가는가?

당연히 흥미로운 사람일 것이다.

나 자신 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면 '흥미로운 인간' 이라는 표현은 아주 멋지고 분명한 표현이다.








저자는 다시 말한다.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잘 이루고 성공하는 사람도 아니고, 무언가 감동적인 사람도 아니라고.

흥미로운 사람이 되려면 그저 독서와 사색, 느리게 살기. 장시간의 대화.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풍부한 내면 세계를 창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 말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다음 세대를 살아갈, 몇년 후에 수능을 치르고 대학의 문턱을 넘게 될 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아이들이 대학에 가려는 이유와 꿈을 그저 세상이 바라고 흔히 주입하는 '성공을 위한 열망과 학업의 완성과 꿈의 직장의 취업으로서의 안정된 ' 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 자아를 형성하고, 아닌 것에 아니라고 목소리를 내고, 의심하고 사고하며 느리게 살고, 독서와 사색을 즐기고, 풍부한 내면의 세계를 가꾸며 진정으로 모든 것을, 무언가를, 다른 사람을,  자신을,  세상의 모든 것을  비판하고 관찰하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대학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그게 인생의 참 목표이고 가치가 되었으면 좋겠다.

막연한 꿈과 성공을 향한 집착과 갈망이 아닌, 스스로를  알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온전한 인간으로 살아남아  세상을 헤쳐나갈  있는 능력을 키우고 배우는 '  대학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수능을 준비하고 학업에 열심을 냈으면 좋겠다.



배움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가려고 치열하게  날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되길 나는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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