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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an 09. 2023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넌 또 그럴거야!

주부에세이) 책읽고 글쓰며 성장하는 엄마의 이야기


‘왜 그랬을까?’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한 거야?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부끄럽고 창피해 죽겠어. 주워담을 수도 없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좀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거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나간 날은 늘 후회 뿐이고 지나온 내 행동과 말은 늘 얼굴을 화끈 거리게 만드는 허점투성이다. 그 순간엔 차마 느끼지 못했던 사소한 실수들은 왜 잠들기 직전에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 ‘내가 왜 그랬지?’ 하며 동공이 확장되어 나의 무지함에 내 뒤통수를 후려갈겨 치는지 몰,겠다. 나는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그 순간엔 몰랐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고 보이게 되는 걸까. 마치 타임랩스를 타고 과거의 나를 바라보며  실수와 무지들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벌거벗은 내 자신을 보게 되는 것 이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자꾸 돌아보고 실수를 깨친다는 것이 어딘가...‘위로를 삼아보지만 쉽게 달라지진 않는다. 나는 여느 누구와는 다르게 단단하게 여물어 꽤 괜찮은 사람인 것 처럼 보이고 싶은 욕심과는 점점 멀어져 가는 것 이다. 그런 나를  오늘도 책 속의 한줄이 위로해준다.




”그 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방법을 쓰고 다르게 행동하겠는가?“

그러자 내 안에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아니, 나는 다른 방법을 갖고 있지 않다!“

됐다. 그러면 됐다.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건 그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다. 과거는 반성으로 충분하고 현재는 다짐으로 충분하다.


(글쓰기의 8가지 기술)

저자는 (어성호 글쓰기 연구소)의 대표 어성호이다. 저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종합상황실 전문 회사에 입사해 20년간 일하다 회사 경영 악화로 권고사직을 당한 뒤 3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무일푼으로 지내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글쓰기로 이겨낸다. 삶의 모진풍파를 이겨냈을 나에게는 현자같이 느껴지는 저자에게서 흘러나오는 그런 연약한 고백은 오늘도 나를 따뜻하게 위로해준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우리는 무수히 많은 자책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설령 우리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해도 우리는 분명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힘, 스피노자의 인문학)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한다. 그때의 나약한 실수는 그 당시의 우리가 가진 역량의 미약함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그 순간 미약했기 때문에,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 미약한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거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당신이 지금 해야 할 것은 헛된 자기 연민과  후회가 아닙니다. 그때의 역량으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과감한 결정을 이제 오늘 당신이 망설임 없이 할 수 있게 된 당신의 성장에 감사드려야 할 뿐입니다.

후회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때는 보지 못한 것을 지금은 볼수 있게 되었다는 긍정적 차이의 증거니까요. 따라서 당신은 과거에는 가질 수 없었던 좀 더 성숙한 혜안과 용기를 이제 가지기 시작한 것 입니다. 이것은 훗날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 당신에게 보다  현명한 길을 인도하는 소중한 성찰이 될 것 입니다.



(생각하는 힘, 스피노자 인문학)




되돌릴 수 없는 실수와 미약한 우리 자신을 자책하는 대신, 그 실수를 발견하고 부끄러워하는 순간을 성찰의 눈으로 담담히 바라보자. 이렇게 성찰의 눈은 오늘도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노력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나에게 또 다른 자양분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 이다.



아이들이 잘 노는 틈새시간을 이용해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 뇌를 스치는 생각들이 있으면 놓치고 싶지 않아 무작정 써내려간다. 나는 아이키우며 살림하며 책읽고 글쓰고 성장하는 우아한 취미를 즐기는 행복한 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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