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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an 14. 2023

엄마 말고 새로운 호칭을 꿈꾸는 엄마

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

늘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감사일기를 다시 쓰게 된 계기는 누구나 그렇듯 놓치고 사는 감사가 얼마나 많은지를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감사한 것들이 넘쳐나는데 나는 늘 내가 가지지 못한, 내가 가질 수 없는 무언가 때문에 감사를 놓치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쓰기 시작하자 불평불만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쓰기의 힘에 힘 입어 나는 새로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바로 성공일기이다. 성공일기를 통해 내가 꿈꾸고 계획하고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나열해 힘 있게 적어나간다. 성공일기를 통해서 내가 원하고 꿈꾸는 모습에도 한껏 힘을 실어준다. 쓰면서도 낯 간지럽고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 쓴다.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쓰다 보니 점점 더 당당해지고 뻔뻔해진다. 당당함이 힘이 실린 글쓰기는 더 진보하여 내가 당장 바라고 원하는 성공의 모습을 앞서나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비전이 열리고 생각지 못했던 성공을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게 된다.






“나는 작가가 된다!” 가 그 성공일기의 성공한 내 모습의 주인공이다. 아이들을 키우며 틈틈히 독서를 한 시간이 10년이다. 다양한 독서로 부족한 학문을 채우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꾸준히 독서했는데도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서 내심 아쉬웠는데 우연히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내 안에 [쓰기의 무기]가 새롭게 장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꾸준한 독서가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몰랐던 나의 재능을 찾은 거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만 받은 특별한 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그렇듯 꾸준한 독서의 결과는 글쓰기의 확장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3년동안 다양한 글을 썼다. 블로그에 쓰고, 브런치에도 쓰고 sns에도 쓴다. 하얀 백지에 볼펜을 꾹꾹 눌러쓰며 다양한 일기도 쓴다. 설교말씀을 들을 때에도 볼펜을 놓지 않는다. 이제 어떤 어려운 말씀을 들어도, 어떤 어려운 성경구절을 읽고 있어도 요점파악이 빠르게 되는 새로운 두뇌회전이 열리고 있으니 독서와 글쓰기가 주는 선물이 얼마나 막강한지 모르겠다.  펜을 들고 무언가를 쓰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펜을 들고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그렇게 나는 쓰는 사람이 되었고 쓸 때 가장 행복하고 쓰고 싶은 것들이 머리 속에서 넘쳐나는데 쓸 시간이 도무지 나지 않을 때 나는 너무나 속상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계속 쓰기로 했다. 더 전문적으로 쓰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작가를 꿈꾸게 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작가가 되는 것 이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감히 꿈꿀 수 없었다. 10년, 20년 내공이 쌓인 후에 써도 될까말까 자신이 없는 작가의 인생을 과감하게 꿈꾸지도 못했다. 하지만 쓰기의 열정과 즐거움을 확실하게 알게 된 순간 나는 그냥 과감하게 작가의 꿈을 꾸기로 했다. 관련서적을 10권 이상 읽기 시작했다. (더 많이 읽을 것 이다.)

작가의 꿈이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작가의 꿈을 마음껏 꿀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고 평범한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무엇보다 지금은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책 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가 각광을 받는 새로운 세대이기 때문에 더더구나 우리 모두는 저 마다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야 한다고 나를 현실감있게 유혹하기시작했다. 막막했던 원고쓰기부터 출간계획까지 모든 내용이 세세하게 다 나와있었고 먼저 그 길을 가신 분들은 책을 통해 자신이 모은 꿀을 아낌없이 전해주고 나는 신이 나서 이꽃 저꽃을 날아다니며 신바람나서 각양각색의 꿀을 모아댔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그 길을 끝까지 묵묵히 잘 갈 수 있도록 힘 있게 성공일기를 쓰며 힘있게 걸어가야 한다. 브런치에서 나는 이미 작가이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아줌마이자 엄마이다.






몇일 전 나의 sns를 보는 지인이 나를 이렇게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오. 신작가님!”


난생 처음, 브런치상에서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 “신 작가님”이라고 불러주었다. 비꼬는 듯한 어투가 아니여서 가슴이 설레였다. 다들 나를 이렇게 부른다고 했다. ‘나를 그렇게 부른다는 그들’이 너무 궁금했지만 차마 묻지는 못했다. sns에서 내 글을, 내 스토리를 매일 피드에 올리고 있고 공감해주는 몇몇 사람들의 댓글에 행복해하고 있는데 sns상에서 내 입지가 ”신 작가“ 라 인정받은 듯한 격려와 응원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의 살아있는 입을 통해서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처음 들어보았다. 그저 글을 쓰고 있으니 우스개소리로 건넸을 수도 있지만 작가를 꿈꾸며 성공일기를 쓰고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가고 있는 나에게 그 호칭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기분좋은 호칭인 것 이다.





sns에서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라는 DM을 난생처음 받았다. 웹스토리 채널인데 자신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소설로 만들어 원고를 내서 채택이 되면 지원을 받아 드라마로 만들어 채널에 올려주는 곳에서 ‘원고지원’을 의뢰받았다. 기분이 좋아서 보고 또 보고 들여다본다. 원고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저 감사하고 신기하다.





요즘은 출판사 혼자서 작가를 홍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책출간의뢰서를 받을 때 그 작가가 sns를 하고 있는지도 관건이 되는 시대라고 한다. sns는 책이 출판되었을 때 홍보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많은 팔로워수를 자랑하고 일정한 팬덤이 정해져 원활한 소통을 나누고 있고 컨텐츠가 확실한 인싸들은 sns를 통해서도 출간의뢰를 받는다고 하니 확실히 달라진 출판시장의 현실이다. 책은 전문가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었는데 이제 사람들은 전문지식은 어디서나 알아서 쉽게 소비할 수 있기에 소비하지 않는다. 동질감을 느끼고 함께 공감하고 울고 웃을 수 있는 감성적인 스토리에 열광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니, 나 같은 초보작가가 감히 도전장을 내밀어 볼 만한 시대가 펼쳐진 것이 나에겐 절호의 찬스처럼 느껴지는 것 이다.





누구나 책을 쓰는 시대가 되었다.

누구나 책을 써야만 하는 시대라고도 한다.

책을 쓰면 작가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쓰고 그것을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는 분명 나만이 쓸 수 있는 독창적인 스토리를 탄탄하게 구성해야 할 것 이다. 한 권의 책이 냄비받침으로 쓰이지 않으려면 말이다.





유명한 작가들도 숱한 실패와 어려움을 당하고 그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을 것 이다.


그냥 쓰기로 했다. 쓸 때 가장 행복하고 쓰지 못할 때 가장 슬픈 나의 본능에 충실히 따르기도 했다.

나는 세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아줌마이다. 하지만 ”작가님” 이라는 새로운 호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아주 크고 발찍하고 원대한 꿈을 그리며 오늘도 성공일기를 채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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