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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Jan 16. 2023

고마워요 브런치!

일상을 모아놓았더니 그게 책 한권이 !


아이들을 키우고 살림을 하며 틈내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한지 어언 10년.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나는 어느정도 성장했을까? 독서를 하며 틈나는대로 글을 쓰기 시작하자 어느새 모든 일상은 글감이 되었고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글로 풀어내는 시간에 나는 마치 숨겨놓은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빛을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브런치에 그런 소소한 일상을 적기 시작했다. 엄마로써 느끼고 부딪히며 성장했던 어려움과 한계. 신앙생활을 하며 깨닫고 성찰하게 된 진리들. 책을 읽으며 깨닫고 감명깊게 다가오는 구절들을 인용하고 접목하여 내 글로 풀어냈던 모든 것을 브런치에 하나하나씩 발행했다.



사람인지라 라이킷 수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쁜 시간을 투자해 내 부족한 글을 읽어주는 분들에게 감사했고 그냥 지나쳐도 되고 그래봤자 1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치기 쉬운 라이킷도 눌러주고 가시니 그저 감사했다. 라이킷이 많은 글도 있었고 다음 메인 화면에 노출되는 영광도 자주 안았다. 하지만 라이킷수가 적은 글이 더 많다. 한동안은 라이킷수에 집착하며 ‘내 글은 인기가 없구나.’좌절하고 ‘내 글은 왜 인기가 없는가?’를 분석하다보면 자신감을 잃고 글을 쓰기 싫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히려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는 시간으로 훈련받을 수 있었다.





규칙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침에 일어나서 작업실에 틀어박혀 글을 쓰고는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데 가끔 뭔가에 자극받으면 바로 그 자극에 따른다.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맞으며 쇠막대 쥐고 어슬렁거리는 사람이라 할까?

아서 밀러의 인터뷰 중.



대가 아서 밀러도 이렇게 글 쓰기가 두렵다고 고백하다. 자신의 글쓰기가 형편없게 느껴져 원고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대가 헤밍웨이도 “모든 원고는 쓰레기다.”라고 외쳤고 많은 작가들이 이 말에 위로받으며 글을 쓰는 어렵고도 험난한 창작의 과정을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맞으며 쇠막대를 쥐고 어슬렁 거리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다.



하지만 무엇이든 한 줄씩 써내려갈 때 원고는 하나의 개념을 드러내고 되고 이것은 쾌감을 준다. 무형이 유형화되는 작업은 지적 쾌감을 선사한다고 [1인 미디어 집필수업]에서 저자는 말한다. 딱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무릎을 쳤다. 저자는 하루 한개의 블로그 포스팅을 써 보라고 조언한다. 글을 올리고 주변과 교감하게 되면 더 많은 사라미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게 된다는 것 이다. 나는 이렇게 매일 블로그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에는 또 다른 글을 써내려갔다. 어느새 블로그에도, 브런치에는 나만의 글이 수북히 쌓여 있다.






처음에 브런치글을 쓸 때, 마치 한 권의 책을 써내려가듯이 나름 진지하고 신중을 기해 하나하나 발행했다. 브런치상에서는 이미 “작가님”으로 불렸고 나는 정말 마치 작가가 된 듯이 글 하나하나를 정성껏 발행해나갔다. 가끔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리도 했다. 이렇게 쓴 글로 어떻게 책이 발행될 발찍한 꿈을 꾸는지, 이런 책을 발행한다면 냄비받침으로 밖에 쓰이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 쓰는 것 자체도 민망해질 때도 있었다. 그래도 썼다. 뭐라도 쓰고 싶은데 마땅치 않을 때는 소소한 일상이라도 발행해서 ‘쉬고 있는 브런치’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꾸었다. 슬럼프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브런치에 글은 하나하나씩, 차곡차곡 쌓여갔다.






1주일에 한편 * 48주 + 48편+책 1권 (250~270p)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책 쓰기 바업이다. 지인 중에 서른 안된 변호사가 있다. 그런데 한 언론에 1년동안 매주 1편씩을 기고해왔다. 어느 사이 48편의 원고가 모아졌다. 본인도 깜짝 놀랐다. 바쁜 일상에 오로지 써나가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제 기존 원고를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으로 나누어 각 장을 만들고 그 아래 각 꼭지를 정돈하는 일만 남았다. 이른바 목차 구성이다.

[1인 미디어 집필수업] 서정현, 윤석일





나에게 브런치가 그랬다.


책 출간을 목표로 구체적인 원고와 뼈대를 구상하려고 하니 막상 너무 막막했다. 그때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내 브런치!” 가 있었다. 구세주였다. 브런치에 다 있었다. 브런치에 내가 매일 써내려간 글은 내가 쓰고 싶은 책의 완벽한 뼈대를 튼튼히 갖추고 있었고 나는 일목정연하게 제 자리를 찾아가며 목차와 꼭지를 정리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브런치에 남긴 미흡한 글을 더 보완하여 원고를 작성하고 있다.









브런치에게 정말 고맙다.

라이킷수도 적고, 구독자 수도 적지만 그냥 나 자신에게 충실하며 ‘작가의 감성’을 충만히 느끼며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었을 뿐이지만 내가 마음껏 휘갈겨 써도 묵묵히 받아준 브런치에게 참 고맙다. 그렇게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써내려간 글은 내 육아의 히스토리가 되었다. 나는 브런치를 바탕으로 원고계획을 마쳤다. 그리고 매일 한 꼭지씩 써내려가고 있다. 나는 꿈을 향해 오늘도 나는 계속 쓸 것 이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고 쓰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한, 앞치마를 메고 글을 쓰는 엄마작가를 꿈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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