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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Feb 05. 2023

키즈카페보다 박물관. 자연놀이터 어때요?

나는 키즈카페보다 박물관을 더 사랑한다.


초호화건물에 값비싼 가격을 치르고 방문하는 키즈카페는 화려한 즐거움이 있다. 값비싼 가격을 치르는 만큼 부모에게는 쉼을 제공해주고 아이는 여기저기를 누비며 신나게 뛰어다닌다. 2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아이들을 어렸을 때에는 키즈카페에 자주 다녔지만 자연스럽게 가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법 큰 아이들과 가볼만한 박물관을 찾아 다닌다.







박물관은 관람료도 저렴하다. 심지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도 많다. 단돈 천원으로 한 두시간 천천히 박물관을 거닐며 살아있는 지식을 접하고 경험하고 가슴에 새겨본다. 한 바퀴 둘러보고 잘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와 광장을 둘러봐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키즈카페의 삭막하고 답답한 분위기를 돈을 주고 사는 것 보다 값 없이 거저주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 숨쉬는 박물관을 아이들과 조용히 걷는 것이 참 좋다.





박물관이 좋은 이유는 내부에서는 지식을 쌓고 경험하고 외부에서는 고유의 특색있는 자연환경을 누리고 접할 수 있다. 어릴 땐 잘 몰랐는데 크면 클수로 자연은 할머니의 품 처럼 포근하고 아늑하게 늘 품어주는 포용력을 느낀다. 한결같이 그 자리에 올곧에 서서 사계절을 변화를 바라보며 박물관은 많은 사람들을 들여보내고 내보낸다.







아이들과 몇일 전, [달동네박물관]에 다녀왔다. 네모나게 하늘을 찌르는 초고층 아파트, 잘 조성되어 있는 단지조경과 놀이터, 깨끗하고 세련된 화장실이 두개 있는 넓은 집에서 보낸 어린시절을 아이들은 고층 아파트에서 자라난 추억을 기억할 것 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인위적으로 포장된 세련됨 속에서 편리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70~80년대 시절에 우리의 생활모습은 지금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을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낡고 가난한 풍경에 아이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엄마인 내가 가장 신이 났다.







나는 어렸을 적에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논두렁에서 잘 익은 수박서리도 해보고 냇가에서 해가 지도록 놀았다. 나무를 타고 놀고 앵두나무를 따 먹고 놀았다. 그 모든 것이 아련하다.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 장난감이 없어서 땅따먹기를 하고, 고무줄놀이를 하루종일 하며 놀아도 어느새 하늘은 어둑어둑해졌다.



요즘 아이들은 부족함 없이 장난감과, 수 많은 책, 스마트폰과 게임으로 둘러싸여 있다.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가끔은 스마트폰을 꺼두고 싶다. 아이들 또한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속에서 과다하게 바쁘게 지낸다. 여가 시간에는 현란하게 반짝이는 영상과 게임에 두 눈이 잠깐 빛났다가 스마트폰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 흐리멍텅해진다. 아이의 순수한 눈빛을 찾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 아이에게도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심심한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심심해서 몸서리를 치는 아이들은 이내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나선다. 심심하니까. 뭐든 해야하니까.




나는 아이들을 심심하게 두는 것이 좋다.

아이가 심심함에 몸부림을 치는 과정이 조금은 고되기고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만 잘 이겨내면 아이의 눈빛은 더 반짝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료함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아이에게도 그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어놀고 자연을 벗삼아 놀이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마음이 가장 편안해진다. 아이들이 고요한 숲 속에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싶다. 나뭇가지에 올망졸망 매달려 있는 새순과 터트릴 준비를 하며 봉오리를 감추고 있는 꽃몽오리를 찾아가며 감탄하고 신비한 자연을 마음껏 눈에 담았으면 좋겠다. 주는 것보다 늘 과분하게 돌려주는 자연의 관대함을 배우며 자연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 이곳저곳을 누비는 것보다 집에서 각종 미디어에 노출 시키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마음껏 뛰어놀고 자연 속의 매력에 흠뻑 빠져 지내며, 그 시절엔 자연에게 고마운줄 전혀 모르겠지만 지나고 보면 가장 위대한 유산과 건강을 채워줄 광활한 자연속으로 더 뛰어가고 싶다.


집을 팔고 귀농하면 내가 원하는 정서를 채워줄 수 있을까? 훗! 그럴 용기와 배짱은 또 없는 나는 삭막하지만 편리한 아파트 속에서 아이들과 하루를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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