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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Feb 22. 2023

솔로몬의 지혜를 주세요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요.

세 아이들을 낳았다. 혼자 낳은 것도 아니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셨기에 세아이의 엄마가 된 것이지만 문득 나에게 있는 세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두려워졌다.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전혀 엄마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엄마로써 너무나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내가 나만 바라보고 나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고 자라날 세 아이들의 미래가 문득 두려워졌다.


사실, 그때는 이런 두려움보다는 막연한 자신감에 넘쳤던 것 같디. 내 안에 ‘사랑’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고 그 무기만 있으면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비인격적으로 소리를 지르고 아이들을 울리는 엄마들을 보면서 그 안에 ‘사랑’이 없어서라고 무지하게 생각했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며 ’사랑‘만 넘치게 주면 아이들은 비뚫어지지 않고 잘 클거라고 생각했고 그 사랑에 집중했다.


하지만 리얼한 현실 육아 속에서 나는 왜 엄마들이 그렇게 모질게 아이들을 울릴 수 밖에 없었는지 알게 되었다. ‘오죽하면...‘이라는 전제 조건 속에서 앞뒤 상황을 늘 살펴봐야 하고 앞뒤 상황 속에서 참을 만큼 참은 엄마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하며 사랑하는 아이를 모질게 밀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현실속에서 내 기대와 생각과 어긋나는 아이들을 한없이 사랑해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내 기분이 좋을 때는 마음껏 끌어안고 사랑해주었다가 힘들고 피곤하면 내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들을 밀어내기도 하고, 입에 내지 말고 참아야 할,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있는대로 늘어놓으며 겁박을 주기도 했다. 나도 여전히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사람이면서 그저 ’엄마‘라는 권력을 내세워 ’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그 말씀을 철저하게 깨뜨리며 노엽게 만들기도 했다. 내 아이 편 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다른 아이의 편‘을 들어주며 내 아이의 감정은 무시한체 무조건 참으라고만 했다. 잠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가 잠든 순간에만 밀려오는 죄책감에 밤마다 눈물 흘리고 육아서를 보며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며 무거운 죄의식을 느끼며 몸도 마음도 힘들고 고단했던 시절을 겪으며 ‘나에게 지혜가 있기를’ 간구하게 되었다.











나만 바라보며, 내 말과 행동을 그대로 흡수하며, 내 실수의 총알을 그대로 받아내며 그 실수와 상처 속에서도 여전히 내 사랑을 갈구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아이들에게서 받는 이 무한한 사랑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아이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워 정말 잘 키우고 싶은데, 나에게는 그런 지혜도 없고 능력도 없어서 그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왜 저에게 세 아이나 주셨습니까?

제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기왕이면 주신 귀한 이 아이들을 제가 잘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도록 저에게 지혜를 주세요. 솔로몬의 지혜를 저에게 주세요. 저는 지혜가 없습니다. 그 지혜와 사랑을 저에게도 주세요.‘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말씀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유명한 말씀이다. 열왕기상 3장에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는 장면이 나온다. 솔로몬 왕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러 기브온으로 갔고 거기에서 일천 번제를 드리고 그 밤에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셔서 말씀하신다.


“내게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그러자 솔로몬이 대답한다.


“하나님. 내 아버지 주의 종 다윗이 성실하고 공의롭고 정직한 마음으로 주 앞에 섰고, 주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큰 은혜를 베푸셨고 그 큰 은혜를 항상 주셔서 내가 이렇게 아버지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지만 종은 아직 작은 어린아이 같은 자 입니다.


들어가고 나갈 때를 알지 못하는 제 앞에 주의 무수한 백성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수효가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으니 이 많은 백성을 누가 감히 재판할 수 있겠습니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셔서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옵소서.”





이렇게 멋진 말로 하나님 마음을 만족시키는 솔로몬의 대답에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올바르게 재판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한 솔로몬에게 감동하시며 그가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도 함께 주시고, 솔로몬이 구한대로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 을 그에게 주셔서 솔로몬 앞에도, 뒤에도 솔로몬 같은 자가 없을 것이라고 마음껏 축복하시며 기도에 응답하신다.



나는 감히 솔로몬의 발 뒤꿈치도 따라갈 수 없고, 솔로몬 같이 큰 백성을 다스려야 하는 능력도, 권한도 지혜도 없는 평범한 가정주부이지만, 내게 주신 세 아이들이 너무나 귀해서 그런 아이들을 품으며 ‘내게 지혜 없음’을 한탄하고 가슴을 치며 가난한 심령으로 지혜를 주시길 간구했다. 그리고 그런 지혜를 주셔서 이 아이들이 땅에서 잘 되고 잘 자랐을 때에 ’어쩜 그렇게 아이들을 잘 키웠어? 비결이 뭐야?‘ 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저, 가진 것이 없어서 지혜를 구하고 기도하며 아이들을 하나님 앞에 올려드린 것 밖에 없다고 담대하게 말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사실 기도하면서 마음 한 켠으로 나 스스로를 무시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네가 뭔데? 네 아이들이 그렇게나 잘 자랄 수 있을까?‘ 라는 공격으로 마음이 움츠러들기도 했다. 하지만 입을 크게 벌려 구하라고 말씀하셨으니 정말 입을 크게 벌려 구했다. 그런 지혜를 내게 주시길, 그런 지혜와 사랑으로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길, 그래서 아이들이 잘 자라서 칭찬받고 인정받을 때에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 삶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세 아이들이 자라면 자랄수록 생각지 못한 곳에서 늘 칭찬을 받았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교회에서도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았다. ’남자 아이 셋인데도 셋다 참 바르고 착하다.‘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또래 엄마들에게서도 듣고 친정엄마뻘 되는 어르신들에게도 자주 듣는 요즘이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전보다도 더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선다. 가끔은 무지해서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인정 받을 때 ’내가 아이들에게 베풀었던 사랑과 친절‘을 기억하며 내 의를 순식간에 드러내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늘 그렇게 기도했다. 지혜와 사랑을 주시길, 그 지혜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길, 그래서 그 아이들이 잘 자라났을 때에 하나님께서 하셨음을 고백하며, 그저 기도한 것 밖에 한 것이 없음을 간증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원하며 기도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을 통해 하나님께서 홀로 영광 받으시길 간절히 꿈꾸며 다시 힘있게 글을 써내려간다.


내 삶에 행하신 하나님의 놀랍고 아름다우신 일들을....

이제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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