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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Feb 23. 2023

지혜의 시작. 독서모임과 책읽기로 확장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방법


주신 세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잘 키우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하던 중, 우연히 독서모임을 하게 되었다. 나보다 더 신실하고 믿음 좋은 친언니가 이끌고 주도하는 독서모임이라는 곳에서 난생처음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정말 책을 많이 읽었다. 우리집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언니의 서재를 무심하게 바라보며 그렇게 책을 읽고 책을 사들이는 언니가 그저 신기했고 딴나라 사람같이 보였다. 친정 아빠도 늘 두툼한 책을 안경너머 구부정한 자세로 보고 있었던 모습이 어릴 적 기억에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책읽기 좋은 환경’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다만 책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었고 나의 관심 밖의 도구였기 때문에 독서로 전혀 이어지지 않았고 누구하나 자연스럽게 독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거나 다독여주는 사람 하나 없는 체로 나는 책 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것이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지혜를 구하던 중, 여전히 책을 많이 읽은 언니가 내어준 한 권의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고 나는 무언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배신감과 알수 없는 노여움이 일어났다. 나는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였고 가난한 평민이 받을 수 밖에 없는 획일화된 교육을 받으며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잘라내고 차단시키는 환경과 사회적 문제에 분노하게 되었다. 내 삶을 너무 안일하게 살았다는 후회가 함께 밀려왔고 ‘내 아이 만큼은 무엇보다, 누구보다 독서교육을 시켜야 함’을 강력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애국심이 불타오르듯이 의지가 불타올랐다. 아이들에게 책육아를 하기로 이미 결심은 한 터였지만 사실 내가 먼저 읽고 변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언니가 이끄는 독서모임에 함께 했고 난생처음으로 고전문학을 함께 읽었고 소크라테스를 만났고 논어를 만났다. 함께 읽고 나누는 것이 처음 책을 읽는 것 조차도 힘든 나에게는 늘 어려운 일이었지만 책을 읽으며 잠자던 뇌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느낌이 좋았고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일상에 활력이 생기기 시작했는 사실에 큰 만족함을 느꼈다. 읽고 나누어야 하니까 열심히 읽었다. 밑줄 치고 읽고, 손필사를 꼭꼭 눌러써댔다. 이제야 이런 기쁨과 배움의 유익을 찾게 되다니 내 자신에게 무지했고 무신경했던 지난날이 아픔과 후회로 밀려들었고 이제라도 변화된 삶을 살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시작으로 아이들을 책육아로 키우며 목이 터지도록 세 아이를 붙들고 책을 읽어주었고 아이들이 책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고 나도 함께 읽었다. 밤에도 읽고 새벽에도 읽으며 틈나는대로 책을 읽었고 블로그를 시작하며 글쓰기에도 재미가 붙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고를 확장해나갔고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




내가 처음 읽어본 육아서적인 형님이 건네준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였다. 구수하고 담백한 저자의 문체가 친근한 이웃처럼 느껴저서 재미있게 읽었다. 불량육아라고 하지만 하은맘이 들려주는 독서의 확장과 엄마표 영어, 동네 엄마들과의 만남을 줄이고 내 아이에게 더 집중하기, 마트 안가기 운동 등의 일상의 소소한 모든 팁들이 어렵고 부담스러운 육아의 든든한 뼈대를 세워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동생이 빌려준 두 번째 육아서적 [엄마학교]를 읽으며 저자의 인격적인 사랑과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믿음은 육아의 신념이 되어 저자가 자녀들에게 준 그 감성과 사랑과 믿음을 본받으려 애를 쓰며 내 안에 키워나갔다. 그리고 언니가 건네준 세 번째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읽으며 사고를 확장시키고 내 삶을 변화시키는 능동적인 독서에 집중하며 인문학 서적을 통해 평범했던 우리의 삶 또한 한 차원 더 높아지고 성숙해져, 지배당하는 삶이 아닌 다스리는 삶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확신에 찬 외침이 가슴을 뛰게 했다.




그렇게 책과 사랑에 빠졌다.

아주 자연스럽게 책 읽고 성장하는 엄마의 삶이 계속 이어졌다. 새롭게 이사온 동네에서 처음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 엄마들과 용감하게 독서모임을 조성해 리더가 되어 이끌어나갔고 주도했다. 모임을 이끌어나가야 하니 더 열심히 봐야 했고 생각해야 했다. 책 한권 읽지 않았던 엄마들과 함께 2주동안 같은 책을 읽고 나누는 시간은 모두에게 ‘책을 읽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제공해주었다.





그렇게 책을 읽을 때마다 필요한 순간, 저자의 위로가 따뜻하게 다가왔고 몰랐던 세상이 펼쳐졌으며 용기가 솟아났다. 책과 사랑에 빠져 바쁘고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던 중 문득 떠올랐다. 나의 기도제목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기를 간절히 구했던 나의 기도제목이. 그리고 이 모든 시작과 책을 통해 변화된 나의 삶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하나님의 기도의 응답임을 날이 갈수록 느끼게 되었고 확신하게 되었다. 순차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책들을 제공해주신다는 느낌도 들었다. 나는 그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집어들었고 소비했을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순간마다 그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고 필요한 경험과 지혜가 담겨 있었다. 놀라웠다. 마치 말씀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 처럼 다양한 세상의 지식을 알려주시는 듯 했다. 순간순간 적절하게 주시는 놀라운 지혜에 나는 그거 감격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성경책 읽기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세상의 지식만 좇다가 하나님의 귀한 뜻과 말씀을 놓치게 되는 무지한 실수를 하게 될까봐 늘 성경책을 함께 읽고 필사했다. 세상의 지식이 가득 담긴 책이 주는 유익속에 빠지면 빠질수록 정신을 붙들고 다시 말씀으로 돌아오려고 애를 쓰며 철저하게 균형을 잡아갔다.



무엇보다 성경책은 멀리하고 책만 소비하고 있으면 가슴이 콕콕 찔렸다. 하나님께 소홀한 내 마음에 서운하하시는 그 마음이 느껴저서 다시 말씀을 읽었다. 하나님께 구한 지혜이고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찾는 방법임을 알았기에 그렇게 책과 말씀 속에서 균형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작가를 꿈꾸는 변화된 삶의 시작에는 독서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하나님께 ‘지혜’를 간절히 구한 나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확신했다. 하나님께서는 늘 그렇게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셨다. 내가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찾고 신뢰했기 때문이다.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도다.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굽어보사 모든 인생을 살피심이여 곧 그가 거하시는 곳에서 세상의 모든 거민들을 굽어 살피시는도다.

그는 그들 모두의 마음을 지으시며 그들이 하는 일을 굽어살피시는 이로다.

시편 33편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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