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참 미안하네요...
태어난 지 15일 밖에 되지 않은 아기가
중환자실에 숱한 주사바늘을 꽂고 누워있대요.
심장이 약한 아이는
기억하기도 어려운 병명을 많이도 가지고
약하게 태어났나봅니다...
10달동안 배 속에 품고
태어날 날 만을 기다렸을 엄마는
그 어린 것에게 젖 한번 물려보지 못하고,
안아보지도 못하고,
그저 모유를 유축해서 중환자실에 전해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대요.
믿음이 있는 나도,
감당하기 어려울 그 슬픔 앞에서
믿음이 없는 그 아이의 엄마는
어떻게 이 시간을 이겨내고 있을지..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가슴이 아파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하염없이 울며 기도하고 있는데,
제 손에서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어제,
마늘을 열심히 다져서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준 여운이
아무리 손을 깨끗이 씻어보아도
남아있네요.
전에는
손에서 마늘 냄새가 나는 게 너무 싫었는데요,
그 순간
내 손에서 나는 마늘냄새는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인지를
새삼 느껴봅니다.
아이들이 그저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에,
그런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차려줄 수 있는
건강이 나에게 있음에,
참 감사해지며,
그 건강이 허락되지 않아서
품에 안아보지 못할 갓난쟁이를 그리워하며
눈물로 모유를 모축하고 있을
알 지도 못하는 그녀를 위해서
그저
기도하는 것 밖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너무 미안하고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