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깊고 넓은 책의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중에 원석 찾기
몇일 동안 품으며
읽고 씹어 먹었던 책을 반납할 땐,
꼭 자식을 장가보내는 것 처럼 헛헛하네요.
그 헛헛함이 덜 하도록 찾은 방법이
한글 파일에
인상깊은 구절을 타이핑하고
5줄 서평을 남기는 것이에요.
그리고 [엄마의 서재] 폴더에
착착 담아놓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며
편안하게 보내줍니다.
나에게 잠시 들렸던 책은
무수히 많은 책의 바다 속으로 잠기게 되겠죠.
누군가가 원석을 캐듯이
끄집어 낼 때까지
가만히 잠기고 있겠죠.
나에게 위로와 용기와 영감을 주었던
그 밝은 빛을 감추고
그 빛을 발견해 줄 누군가를
또 잠잠히 기다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