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핑거 Apr 20. 2023

매일 썼던 글. 한 권의 책이 되다.

쓰기의 쓸모.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쓰기의 매력에 푹 빠져지내던 중, 조금 더 내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도전한 것이 브런치작가였죠.


두번 탈락하고 세 번째 만에 합격했어요.

”축하합니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셨습니다.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브런치로부터 회신된 메일을 받은 순간, 진짜 작가가 된 것 처럼 기뻤고 설레였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작가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브런치만의 감성은 블로그와는 또 다른 것이였어요.

“작가님”이라는 존칭도 너무 달콤했죠. 이 공간에서 조금 더 전문적인 글, 메시지가 담긴 글을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그 당시에는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왠지 민망하고 작가님들에게 죄송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포부는 있었던 것 같아요. ’내 글이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나름 목차를 구성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이런 글은 일기장에나 써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과 현실에 직면하는 순간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만두고 싶어지기도 했어요. 작가도 아닌데, 이렇게 열심히 써서 뭐하나 싶었죠. 이렇게 글을 쓴다고 누가 알아주나 싶었죠. 누구나 쓸 수 있는 뻔한 글을 매일 쓴다고 글쓰기 실력이 달라질까 싶었죠.


그래도 매일 썼습니다.

매일 새벽을 깨워 글을 썼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닌 제가, 아침형 인간이 주는 활력의 힘을 믿고 새벽을 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그 시간을 사수하며 새벽에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3년이 조금 안 되는 시간동안 글을 매일 썼어요. 매일 글을 쓰는 삶이 되었습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하루를 글로 채워갔어요. 그리고 2023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2023년.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올해는 내 책을 한번 내보자라는 야심찬 계획이였죠.

3개월만에 원고를 쓰기로 작정하고, 목차와 챕터를 구성하는 막막했던 그 순간. 브런치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200개의 글 들이 생각났습니다.

브런치에 쌓아놓은 글을 챕터와 꼭지로 구분해보니, 놀랍게도 한 권의 책이 완벽하게 구성이 되었어요.







그런건 있었어요.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도록‘ 구성하며 계획적으로,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쓰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글이 책으로 나온다면 해가 서쪽에서 뜨게 될거라며 자신없어했던 글들이였죠. 무의미하게 쌓여만 있었던 글들이였죠. 하지만 쌓이고 쌓인 글은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3년의 시간동안 열심히 쌓아놓았지만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제 글이 빛을 내게 되었습니다.


브런치에 써놓은 글을 바탕으로 빠르게 원고쓰기는 성공했지만, 무작정 옮겨놓은 글 들은 역시 쓰레기 중의 쓰레기였고, 저는 그대로 백기를 들고 도망치고 싶었어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죠. 뼈대는 두고 모든 글을 새롭게 뜯어고쳤습니다. 영혼을 갈아넣은 듯한 탈고의 고통스러운 작업을 마치고 비로소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어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예요. 무의미하게 쌓아놓은 글 들이 결국은 내 이야기가 되고 한 권의 책으로완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요. 기록의 쓸모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이요.


그러니까. 쓰고 또 쓰고  기록하고 남겨야 하는 이유를 찾은 거예요. 그 아름답고 놀라운 여정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엄마의 꿈은 거실에서 이루어졌다] 이제 사전예약판매가 끝나고 본판매가 시작되요. 전국 서점에 제 책이 진열된다고 하네요.


책만 쓰면 다 끝나는 줄 알았어요.

작가만 되면 다 끝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넘어야 할 큰 산들이 자꾸만 나타나요.

힘들어도 하나하나 넘어야  또 새로운 꿈과 만날 수 있게 되겠죠.


한동안 너무 쓰기 싫어졌는데요,

다시 쓰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글쓰기에 질려버려서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아졌는데 아무것도 쓰지 않고 있자니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찰나가 또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네요. 그렇게 흘려버릴 수는 없는 소중한 하루하루를 다시 또 써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쓰기의 힘을 맛보았으니까요!






작가의 이전글 나를 만나는 시간, 나를 만날 용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