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핑거 Sep 14. 2023

부모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아이들

(주부에세이) 효과가 있다



몇일전 아이들이 다니는 교회 교육부서에서 말씀암송대회가 있었다. 한 달에 말씀 한 구절, 4달동안 외운 말씀을 암송하는 대회이다.

예배시간에 함께 암송하는 시간이 있긴 하지만., 그 아무리 천재인들 일주일에 한번 외우는 것으로 말씀과 장절까지 완벽하게 암송할 수는 없다. 틈틈이 준비해놓지 않으면 방법은 벼락치기 뿐이다.




장 절도 헷갈리는, 꽤 길기도 한 말씀구절을 한 꺼번에 4개나 암송하는 것은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벅차다. 긴 말씀을 외워야 하는 중압감에 보통 반 이상은 포기해버린다.  엄마가 희망을 불어넣어주던지, 아이가 스스로 다부지게 결심을 하든지, 엄마가 희망이 아닌 매를 들어 억지로 외워야 하든지, 다양한 동기로 결국은 암송에 성공하는 아이들이 몇 있다.






나도 그동안은 아이들과 벼락치기를 주로 했었다.

매일 암송하면 되는데 왜 그 쉬운 방법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지...

무튼, 성경을 매일 읽은 후에 그 달에 외울 말씀을 함께 외웠다. 매일 암송했으니 결과는 뻔하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줄줄줄 말씀이 세어나왔다. 4개의 말씀이지만 한 달에 하나씩 꾸준히 암송하며 4달을 준비했더니 아이들의 머리속에 확실하게 각인되어 자다가도 튀어나올정도로 입에 붙은 것이다.





유년부 교육부서에서 말씀암송대회가 있던 날, 다 외운 친구들만 친구들 앞으로 나와서 큰 소리로 암송해보았다. 부끄러워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많은데 우리 아이들은 어쩜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당당하다. 그리고 가장 큰 목소리로 말씀을 암송했다.

3학년인 둘째아이, 1학년인 막내 둘 다 가장 큰 소리로 멋지게 암송했다. 아이들 모습 위에 자신감이 차고 넘쳐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 아이들이지만 어찌나 멋있던지...



그러려고 말씀암송을 한 건 물론 아니다.

하나님의 귀한 말씀을 더 확실하게 심겨줘야겠다는 비전이 생겨서 매일매일 말씀을 암송하게 했더니 자다가도 튀어나올정도로 입에 말씀이 붙어버렸으니 마음판에 확실하게 새겨진 것을 확신한다.

또 생각지 못하게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아이들’ 이라는 선물도 받았다.




“어쩜...

두 아들이 목소리도 크고 가장 잘 하더라~“




엄마인 나는 목소리도 작고, 당당한 자신감도 없는데 우리집 아이들은 엄마의 연약함을 커버할 정도로 사랑스럽게 귀하게 자라나고 있는 것 같다.

늘 아이들을 칭찬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기하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 엄마의 약함을 아이들이 커버해주는 느낌이다.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불어넣어주셔서 존귀하게 여겨주시고 스스로 높여주시니 참 감사할 뿐이다.








일단은 코피 터지게 공부해라.
돈이 없어 과외를 못 받고 학원을 못 다닌다고 서러워하지 말라. 교육방송이나 인터넷 과외에 관심을 가져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선생님을 붙들고 늘어져라.

엉엉 울고 싶은 상황이라면 울어라.
하지만 5분 이상 울지 말고 삼켜버리고 하늘을 향해 ‘으악!’ 크게 한 번 외치고 다시 공부해라.
친구들이 무엇을 갖고 있건 간에 그것을 부러워하지 말라. 휴대폰이 없다고 우우래하지 말고 그것이 없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라.


시간을 아깝게 여기고 바보처럼 공부만 해라.명심해라. 이 사회는 학벌 사회이고 이 학벌 사회에서 출세하는 가장 손쉬운 길은 일단 최고의 학교를 나오는 것이다. 나를 믿어라. 일단은 공부하는 것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생존 방식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게 공부를 1~2년 해도 도저히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너희는 공부하고는 안 맞는다.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다가 통쾌한 세이노의 공부의 철학에 대해 무릎을 치며 큰 아들에게 신나게 읽어주었다. 학원을 안 다니고 있는 시간 부자인 큰 아들이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썼으면 하는 바램을 간접적으로 표현했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알려준 것이다.




세이노가 말하는 대상은 흙수저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다 . 흙수저니까, 바랄 수 없고 가진 게 없으니까 그럴 수록 더 치열하게 공부하라는 말이다.




물론,

우리는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학원에 다닌다면 충분히 지원해줄 여력이 되지만 그렇다고 금수저는 아니기에 세이노의 조언이 큰 아이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왔기를 기대해본다.




큰 아이가 공부를 시작한다.

원래 공부하려고 계획했던 시간이긴 했지만 평소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시간 집중해서 공부한다.





효과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 바로 너의 성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