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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Nov 14. 2023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겠습니다

나 다운 글이 내가 되니까.


늘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어떤 글인지 잘 몰랐다.


블로그를 키우기 시작했던 2019년.

전업주부였기에 “블로그 수익화”가 구미가 당겼다. 애드포스트와 체험단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블로그를 열심히 운영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던 블로그였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글쓰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무슨 글이든지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희열이였다. 내 손 끝에서 글쓰기가 창작되어 한 편의 포스팅이 발행되는 것이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다양한 글을 쓰면서 블로그 계정을 키우는 재미에 가속도가 붙었고 애드포스트 수익을 내고 체험단으로 진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제품을 무상으로 협찬 받고 맛집, 미용실, 디저트 카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았다. 나는 사진을 잘 찍고 원하는 글만 잘 써주면 되었다 .인스타로 확장되어 운영하기 시작하자 수입이 배가 되었다. 리뷰해야 할 제품 택배박스가 쌓여가기 시작했고 방문해서 서비스를 받아야 할 곳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차마 다 방문하지 못하고 캔슬해야 할 때가 많아졌다. 그야말로 나는 ‘리뷰의 여왕’이 되어 있었다. 내가 계획하고 꿈꾸었던 삶이었다. 나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는데 동시에 이내 우울해졌다. 공허해졌다. 내가 원하는 글을 쓰지 못하니 답답해졌다. 그들이 제공해준 플랫폼 안에서 그들이 만족하는 글을 쓰는 것에 지치지 시작했다.






그때부터 다 내려놓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보다는 [브런치]플랫폼을 통해 전문적인 글쓰기에 몰입하기 시작했고, ‘작가님’이라는 새로운 존칭을 달고 ‘내 이름으로 책 한권이 나온다면’이라는 희망을 슬며스 품고는  육아에세이 형식의 글을 나름 체계적으로 브런치에서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아놓은 글을 통해 운 좋게 책 한권을 쓸 수 있었다.





이 후로 무슨 글을 또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었다. 내가 쓰고 싶은 글과 세상이 원하는 글은 늘 다른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쓰게 되었다. 사람들이 읽을만한 글을 쓰게 되었다. 세상이 원하는 트랜드에 맞는 글을 쓰느라 분주하기만 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난 이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냥 내가 제일 잘 쓸 수 있는 글에 집중하고 있다. 그게 가장 나 다운 글이다. 나는 눈치보지 않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로 했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니까. 나의 경험과 생각으로 이루어진, 누구도 대신하여 써 줄 수 없는 글이니까. 이제는 그걸 넘어서서 누군가를 위로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런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  


쓰다보면 언젠가 또 끝자락에 닿으리라. 희망을 품고 다시 열심히 써본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나만 쓸수 있는 글을. 가장 나 다운 그런 글을.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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