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떠오르는 내 생각에 집중해 보자
브런치를 오랫동안 손 놓고 있었다.
절대로 놓지 않으려 했던 ’ 내 사랑 브런치‘에 손을 떼고 보니 다시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해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감으로 글을 써보려고 해도, 어쩐지 손이 가질 않았다.
일상에서 있었던 일,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아이들과 나눈 대화, 소소한 글감으로 가볍게 적은 글이 대부분이었기에, 이런 글을 이곳에 적고 소비하는 것에 대한 의미와 기쁨이 사라져 버렸다.
좀 더 멋진 글을 적고 싶었고, 좀 더 있어 보이는 글을 적고 싶어 졌고, 전문성을 갖춘 글을 쓰고 싶어졌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고, 그런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되자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할 때가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손에서 놓게 되었다.
나는 늘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었다.
내 글이니까 당연하지, 그런 거지 했다.
그런 글을 통해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공감해 준다면 행복한 사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다 보니 혼자 이야기하는 것 같은 공허함이 있었다. 그냥 내 마음속에 헛헛함을 채워보려는 억지스러운 글이 싫어졌다.
그래서 , 그런저런 이유로 쓰는 것을 잠시 놓고 있었다.
(브런치에서 손을 놓고 있었을 뿐이지, 사실 블로그에서는 부지런히 쓰고 있었다. 블로그도 손 놓을 뻔했지. 하지만 어딘가에 늘 끄적이고 싶은 본능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브런치를 버리려 했다
브런치도 나를 버렸으니 나도 버리려 했다.
그런데 브런치가 다시 나를 부른다.
매혹적인 별명을 줘가면서..
내 앞에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가 붙었다.
나는 전에 [가족분야 크리에이터]였는데. 그래서 아이들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써볼 생각이었는데 왜 갑자기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로]로 글도 쓰고 있지 않은 나를 다정하게 불러대는지 원...
에세이(essay)는 산문 문학 가운데 수필(隨筆)의 하나로,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을 적은 글을 말한다.
[내 글도 에세이가 될까요/이하루]
그 책이 떠오른다.
내 글도 에세이가 될 수 있나?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낌과 생각을 적은 내 글도 과연 에세이가 될 수 있나?
그렇다는 믿음에 확신을 얹어서 다시 시작해 본다.
그냥, 이것저것 재고 따지지 않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내 느낌과 생각을 적어보는 일에 다시 열심을 내보려 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기록해 두면 뭐든 된다.
기록해 두면 내가 된다.
기록해두면 히스토리가 된다.
그게 에세이지.
에세이를 뭘 배우려고 사람들이 보는것이 아니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보다는 그냥 나다운 글을 쓰자.
그러다보면 생각지 못한 누군가가, 무언가가 다가오겠지. 그게 에세이지.
겁내지 말고 쓰자. 지금 바로. 롸잇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