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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핑거 Feb 03. 2024

살리는 글쓰기

쓰기#6

내가 쓴 글을 보면서 눈물이 날 때가 있다

대단히 잘 써서가 아니다

큰 감동이 있어서도 아니다

낯선 아이 하나를 보았을 뿐이다

내가 쓴 글 너머에 아이가 서 있었다


절대로 존재를 드러내지 말라며

깊숙한 곳에 꽁꽁 감춰놓았던 그 아이

억누르고 외면했던 그 아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굴레를 벗고 당당하게 서 있다

그리곤 나를 향해서 환하게 웃음짓는거다


낯설지만 친숙하고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잘 알것 같은 그 아이

그 아이가 나를 바라보며 따뜻한 눈길을 보낸다

오늘도 잠시 자유를 주어서 고맙다며

불러내주고 찾아주어서 고맙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이내 사라져버렸다


 다시 그 아이를 만나려 글을 쓴다

글을 쓸때마다 나타나는 건 아니다

자기마음대로이다

그런데 그 아이를 만나는 순간

나는 다시 살아난다

나를 살리는 글쓰기

내가 살아나는 글쓰기


그 아이가 나타날때마다 나는 이전보다 더 나를 사랑할 용기가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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