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4
있잖아.
한동안 다른 색의 글을 쓰고 싶어서 또 한참을 헤매었어. 그리고 흉내내봤어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 처럼 불편하고 어색해
그래서 다시 나답게 써봤어
이제야 살것 같아
물고기는 물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뭍으로 나가보려 부단히도 애쓴 느낌이야
그렇잖아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잖아
다른 걸로 대체할 수 없잖아
그게 좋을수도 있고 싫을 수도 있지
모든 것을 맞출 수 없잖아
맞잖아
호박이 줄 긋는다고 수박되지 않잖아
속이 빨갛다는 이유로 수박이 딸기 될 수 없잖아
다른 과일이 흉내낼 수 없는 수박만의 시원함이 있잖아 달콤하고 상큼하면서도 푹신한 딸기의 맛은 망고의 부드러움과는 또 다른거잖아
나잖아
나는 그냥 나잖아
좋든 싫든 그게 나잖아
잘 쓰든 못 쓰든 나만의 언어가 있잖아
그걸 쓰면 되잖아